급여관문 통과한 초고가약 럭스터나…약가 협상 험로 예고

발행날짜: 2023-09-11 05:30:00
  • 투약비용 10억원 육박 한차례 실패후 심평원 약평위 넘어
    "치료제 투여 따른 성과기준 필요…의료진 치료제 투여 부담"

한국노바티스의 유전성망막질환(IRD, Inherited Retinal Dystrophy) 최초 원샷 유전자치료제인 '럭스터나(보레티진 네파보벡)'가 급여 적정성을 인정받았다.

지난 상반기 '비급여' 판정을 받은 뒤 급여에 재도전해 가장 큰 '관문'인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약제급여평가위원회를 통과한 것이다. 하지만 초고가 치료제인 만큼 약가협상이라는 또 하나의 관문을 쉽사리 통과하기는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노바티스의 초고가 원샷 치료제 럭스터나가 국민건강보험공단과 본격적인 약가협상을 앞두고 있다.

8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최근 심평원은 제10차 약평위를 열고 럭스터나의 급여 적정성을 인정했다.

지난해 킴리아와 졸겐스마에 이어 또 하나의 원샷 치료제인 동시에 9억 5000만원의 약값으로 '초고가' 치료제로 주목받았던 럭스터나는 IRD 발생원인 중 하나인 결핍, 결함이 있는 RPE65 유전자를 단 1회 투여만으로 정상 유전자로 대체해 기능을 회복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IRD는 망막 시세포 구조와 기능을 담당하는 유전자에 돌연변이가 생겨 시각 손실이 발생하는 희귀 난치성 질환이다. 약 20가지 이상 다양한 안과 질환을 포함하며 300여개 원인 유전자가 있다.

RPE65 유전자 변이로 인하여 발생하는 IRD는 눈에 들어온 시각 정보를 신경 신호로 변환하고 뇌로 전달하는 망막 내 시각 회로(visual cycle)에 이상이 생긴다. RPE65 유전자 돌연변이로 시각 회로에 필수적인 RPE65 단백질이 감소, 망막세포가 파괴되면서 시야가 점차 좁아지다가 결국 실명에까지 이를 수 있다.

즉 럭스터나 투여 시 문제된 RPE65 유전자를 대체해 시력과 시야 등을 유지시켜준다는 것이다.

제약업계에서는 약값만 10억원에 가까운 초고가 치료제 럭스터나의 약평위 통과 소식에 향후 진행될 국민건강보험공단과의 약가협상을 주목하고 있다. '킴리아(티사젠렉류셀)'와 '졸겐스마(오나셈노진 아베파르보벡)'에 이어 어떤 방식으로 약가를 설정할 것인지를 두고서다.

졸겐스마와 마찬가지로 성과관리에 따른 위험분담제 적용이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

앞서 졸겐스마는 지난해 급여 적용 시 일정 금액(CAP)을 초과하는 경우 초과 금액을 환급하는 총액제한형과 함께 환자별 치료성과를 추적 관찰해 치료 실패 시 일정 비율에 해당하는 금액을 제약사가 환급하는 일명 '환자 단위 성과기반 환급형' 계약을 체결 한 바 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치료 성과를 추적 관찰해 환급하는 비율의 계약이 진행될 것 같다. 결국 치료 성과를 어떻게 평가하는지가 중요하다"며 "임상현장과 제약사 각각 치료 성과를 바라보는 시각이 달라진다면 향후 약가협상에서 쟁점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킴리아와 졸겐스마는 상대적으로 성과를 평가하기가 럭스터나보다는 수월하다"며 "치료제를 투여 한 뒤 시력을 유지했다는 것을 성과로 봐야 할지 향후 중요해질 것이다. 약가협상이 순탄치 만은 않을 것 같다"고 예상했다.

한편, 럭스터나의 급여 적용 논의가 구체화되자 안과계에서도 향후 과정을 주목하고 있다.

킴리아와 졸겐스마와 마찬가지로 급여 적용에 따른 치료제 투여 시스템 마련도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미 노바티스 측이 지난해부터 주요 상급종합병원 안과 교수진을 대상으로 럭스터나의 급여 적용에 따른 활용 가능성에 대해 문의해왔다는 후문이다.

익명을 요구한 A상급종합병원 안과 교수는 "럭스터나가 국내 의료현장에 도입될 경우 소아 환자를 대상으로 할 것 같다. 지난해부터 이미 노바티스 측에서 활용 여부를 찾아와 묻기도 했다"며 "문제는 급여 적용이 된다고 했을 때에서 의료기술 적으로 단순하게 투여할 수 있는 치료제는 아니라는 점"이라고 평가했다.

졸겐스마와 마찬가지로 10억원에 가까운 초고가 치료제로 불리는 탓에 의료진의 부담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가톨릭대 여의도성모병원 노영정 교수(안과)는 "망막 밑에 치료제를 주입하는 것이 쉽지 않은 일이다. 시세포 바닥에 있는 RP에 정확하게 치료제를 투여해야 하는데 망막단층촬영기(OCT)가 부착된 기기를 활용해 수술을 진행하는 것이 안전한데 해당 기기도 6억원 안팎"이라며 "자칫 엉뚱한 곳에 치료제를 투여했다가는 고가 치료제이기에 책임 소재가 문제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럭스터나 급여 적용에 따라 도입된다면 초기 치료제 투여를 위한 수술을 진행할 시 노바티스 측에서 숙련된 의료인이 도움을 주는 시스템을 고민해야 할 것"이라며 "치료제 비용 또한 양안 치료 시 9억 5000만원인지 확인이 필요하다. 성과 평가를 위해서는 한쪽 눈만 치료제를 투여해 비교해야 하는 점을 고려했을 때 치료제 가격 설정도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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