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증환자 비율·의료진 확보가 상급종병 당락 좌우
전공의 지원율 지표는 난제…꾸준한 관리가 필요
5주기 상급종합병원으로 이름을 올린 3개 대학병원이 고진감래를 이뤄낸 비결은 무엇일까.
3일 메디칼타임즈가 해당 대학병원 보직자를 통해 확인한 결과, 환자 중증도 관리와 의료진 확보가 상급종합병원 지정평가에서 당락을 갈랐다.
■중증환자 비율 50% 유지가 핵심
특히 재수, 3수를 거쳐서 상급종합병원 간판을 처음 탈환한 건양대병원과 가톨릭대 성빈센트병원은 꾸준히 중증환자 비율을 관리해온 것을 첫번째 비결로 꼽았다.
건양대병원은 지난 2020년, 300억원의 예산을 들여 암센터를 건립하고 암 환자 늘리기에 주력했다. 하드웨어만 확충한 게 아니라 암 환자 패스트 트랙을 만들어 원스톱으로 당일 검사를 진행할 수 있도록 하면서 환자 만족도를 끌어올렸다. 그 결과 수도권으로 향하는 암 환자들의 발길을 붙잡는 데 성공했다.
중증도 지표를 관리하는 과정에서 자기 팔을 잘라내는 각오가 있었다. 경증에 속하는 백내장 수술 건수를 낮추면서 안과 교수가 사직을 택하는 씁쓸한 일도 있었지만 상급종병 기준에 부합하려면 감내해야 했다.
건양대병원 황원민 전 심사평가실장(신장내과)은 "매주 중증도 지표관리에 각별히 신경을 썼다"면서 "진료과목별로 중증도 지표를 모니터링하면서 해당 과 의료진들과 피드백을 주고 받은 것이 주효했다"고 말했다.
성빈센트병원 또한 중증환자 비율 관리를 최우선으로 꼽았다. 성빈센트병원은 경기 남부권역으로 분당서울대병원, 아주대병원, 고대안산병원 등 쟁쟁한 병원과 경쟁을 하다보니 타 권역 대비 상급종병 지정에서 어려움을 겪었다.
앞서 상급종병 지정평가에서 고배를 마시면서 절치부심의 각오로 환자 중증도를 끌어올리는데 집중했다. 지난 2018년 암병원을 건립한데 이어 지난해 9월에는 심뇌혈관병원을 건립하면서 중증환자 비중을 꾸준히 늘려 나갔다.
지난해 코로나19 막바지에 내과 1개 병동을 중환자실로 전환하면서 기존 중환자실 병상 60여개에서 90여개로 늘린 것도 주효했다.
성빈센트병원 정진영 기획조정실장(정형외과)은 "중증환자 지표 관리 결과 상종평가 결과 전국 9위라는 성과를 낼 수 있었다"면서 "중증환자 비율 50%를 꾸준히 유지한 것이 핵심"이라고 말했다.
■ 환자 당 의사 수 확보…경증 환자 전원도 필요
또한 환자 당 의료진을 확보하는 것도 상급종합병원 지정평가에서 큰 역할을 차지했다.
특히 4주기 상급종합병원 지정에서 아쉽게 탈락했다가 5주기 지정에 성공한 고신대복음병원은 의료진 확보가 관건이었다. 앞서 4주기 평가에서 환자 중증도가 높음에도 고배를 마신 배경에는 저조한 전공의 지원율과 의료진 부족 문제가 깔려 있었다.
4주기 상급종합병원 지정에서 탈락한 이후 고신대복음병원은 의료진을 흡수하는 데 주력했다. 입원전담전문의 4명을 채용하면서 중증도가 가장 높은 3형을 운영하기 시작했고, 부족한 의료진도 보강했다.
고신대복음병원 최종순 기획조정실장(가정의학과)은 "지난 4주기 평가에선 부족했던 흉부외과, 소화기내과, 정형외과 전문의를 대거 채용하면서 의료진을 보강한 것이 상종지정 평가에서 주효했다"고 말했다.
환자 당 의료진 수를 늘리는 것은 고신대복음병원만의 미션은 아니었다. 건양대병원과 성빈센트병원 또한 중증도 다음으로 중요한 지표로 '의료진' 확충을 꼽았다.
성빈센트병원도 꾸준히 의료진을 늘리면서 지표를 관리했다. 환자 수 당 의사 수를 맞추기 위해 경증환자를 인근 병의원에 적극적으로 회송하면서 비율을 맞춰나갔다.
건양대병원은 입원전담전문의 채용이 난제였다. 간신히 입원전담전문의를 4명 채용하는 데 성공하면서 무난히 기준에 맞췄다.
■ 전공의 지원율은 '과제'로 남아
3개 병원 모두 최대 과제로 전공의 지원율을 꼽았다. 지난 4주기 평가 당시 전공의 모집에서 미달 사태를 겪으면서 상급종합병원에서 탈락한 고신대복음병원 뿐만 아니라 건양대병원, 성빈센트병원도 전공의 지원율을 끌어올리는 것이 최대 난제다.
정진영 기획조정실장은 "전공의 확보가 가장 어렵다"면서 "실제로 흉부외과의 경우 정원을 채웠다가도 중도 이탈하는 경우가 있어 어려움을 겪었다"고 전했다.
그는 앞으로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한 과제로 전공의 지원율을 끌어올리는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