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 겁박, 초법적 명령 전면 철회하고 정식 사과하라"

발행날짜: 2024-02-21 07:49:32
  • 대전협, 성명서 통해 필수의료 패키지·의대증원 백지화 등 요구
    "1만5천 전공의 사찰 당당한 정부…횡포 못 견뎌 사직" 밝혀

대한전공의협의회(이하 대전협)가 정부의 비민주적인 탄압을 중단해줄 것을 촉구했다. 또 총선을 위한 의대증원 정책도 백지화할 것을 요구했다.

대전협은 20일 성명서를 통해 이같은 입장을 밝혔다. 20일 오후 긴급 임시대의원총회를 열고 장시간 회의에 논의, 전공의들의 의견을 모은 내용이다.

대전협은 먼저 1만5천명 전공의들의 연락처를 사찰한 사실을 당당하게 밝히고 있는 정부를 향해 국민의 기본권 보장을 촉구했다.

대전협은 20일 긴급 임시대의원총회 이후 성명서를 통해 정부 7대 요구안을 발표했다. 대전협은 정부의 초법적 행정명령 횡포를 멈춰줄 것을 촉구했다.

전공의들이 사직을 할 수 밖에 없었던 결정적인 배경에는 사직서 수리 금지, 집단행동 교사 금지 명령 등 초법적인 행정 명령을 남발하면서 전공의를 범죄자 취급하고 있는 정부의 횡포 때문이라고 했다.

대전협은 "대한민국인 자유민주주의 국가라면 의사뿐만 아니라 어느 누구에게도 초법적, 비민주적 조치가 취해져서는 안된다"며 거듭 정부의 비민주적인 탄압을 중단할 것을 요구했다.

또한 대전협은 최근 발표한 정부의 정책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했다.

필수의료패키지에는 국민 부담을 늘리는 지불 제도 개편, 비급여 항목 혼합 진료 금지, 진료 면허 및 개원 면허 도입, 인턴 수련 기간 연장, 미용 시장 개방 등 최선의 진료를 제한하는 내용의 정책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2천명 의대증원 또한 어처구니 없는 숫자라고 꼬집으며 정치적 표심을 위해 급진적인 의대정원 정책을 내놨다고 했다.

특히 전공의들이 주80시간 이상 근무하면서 최저 임금수준의 보수를 받고 있는 것에 대해 외면해온 정부가 이제와서 전공의가 병원을 떠나 의료가 마비된다고 얘기하는 현실도 지적했다.

대전협은 성명서를 통해 이같은 내용을 담은 7가지 정부 요구안을 내놨다.

대전협은 첫째 필수의료 정책패키지와 2천명 의대증원 계획을 전면 백지화할 것과 둘째 과학적인 의사수급 추계를 위한 기구를 설치하고 증원과 감원을 논의할 것을 요구했다. 셋째로는 수련병원에 전문의 인력 채용을 확대할 것을 주문했다.

넷째 불가항력 의료사고에 대한 법적 부담을 완화할 수 있는 구체적인 대책을 제시하고 다섯째 전공의 수련환경 개선도 촉구했다.

이어 여섯째, 최근 정부가 보여준 전공의를 향한 부당한 명령들을 전면 철회하고 전공의들에게 정식으로 사과할 것과 더불어 일곱째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하는 의료법 제59조 업무개시명령을 전면 폐지하고, 대한민국 헌법과 국제노동기구(ILO)의 강제 노동 금지 조항을 준수할 것도 요구했다.

대전협은 "피교육자인 전공의가 없다는 이유로 병원이 정상적으로 운영되지 않는 작금의 병원 구조는 과연 바람직한가"라며 "이를 지금까지 방조했던 정부는 아무런 책임이 없느냐"고 물었다.

대전협은 "우리는 오로지 총선 승리만을 위한 의료 정책을 가만히 지켜볼 수는 없었다"면서 "무너지는 수련 환경 속에서도 병원을 떠나고 싶었던 전공의는 단 한 명도 없다. 내일은 환자 곁을 지킬 수 있길 희망한다"고 거듭 정부가 정책을 재고해줄 것을 촉구했다.

[성명서]

정부는 잘못된 정책을 철회하고 비민주적인 탄압을 중단하십시오.

정부는 2월 초 필수 의료 정책 패키지와 2,000명 의대 증원 정책을 발표했습니다. 국민 부담을 늘리는 지불 제도 개편, 비급여 항목 혼합 진료 금지, 진료 면허 및 개원 면허 도입, 인턴 수련 기간 연장, 미용 시장 개방 등 최선의 진료를 제한하는 정책들로 가득합니다. 대한민국 의료 체계 근간을 흔들 중차대한 정책이지만 19쪽에 불과한 보건복지부의 문서에는 피상적인 단어만 나열되어 있을 뿐 구체적인 내용이 없습니다.

정부는 2,000명이라는 어처구니없는 숫자를 발표했습니다. 과학적 근거를 요구했으나 정부는 근거 자료 공개를 거부했습니다. 정부가 인용한 자료의 저자인 서울대학교 홍윤철 교수 역시 문제가 많은 의료 시스템을 고친 후 의대 증원 규모를 계산해야 한다고 밝혔고, 전일 전국 의과대학 학장단 모임인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는 무리한 증원 규모를 제출하였던 점을 시인한 바 있습니다. 본 회는 합리적인 의사 수 추계를 위하여 과학적인 근거 마련이 선행되어야 하다고 지속적으로 주장하였지만, 정부는 정치적 표심을 위해 급진적인 의대정원 정책을 발표하였습니다.

지금도 필수 의료 기피 현상은 해가 갈수록 심화하고 있습니다. 의사 수를 늘린다고 한들 저수가와 의료 소송 등의 문제를 우선적으로 해결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습니다. 의대 증원은 필수 의료의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채 국민들의 의료비 증가로 돌아올 것입니다.

전공의들이 주 80시간 이상 근무하면서 최저 임금 수준의 보수를 받고 있음에도 이제껏 정부는 이를 외면했습니다. 전공의들이 병원을 떠나 대한민국 의료가 마비된다고 합니다. 묻고 싶습니다. 피교육자인 전공의가 없다는 이유로 병원이 정상적으로 운영되지 않는 작금의 병원 구조는 과연 바람직한가요. 이를 지금까지 방조했던 정부는 아무런 책임이 없는 건가요.

정부는 15,000명의 전공의들의 연락처를 사찰한 사실을 당당하게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사직서 수리 금지, 집단행동 교사 금지 명령 등 초법적인 행정 명령을 남발하며 전공의를 범죄자 취급하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전공의들은 더 이상 정부의 횡포를 견디지 못하고 하나둘씩 사직을 결정하였습니다. 대한민국이 자유민주주의 국가라면 의사뿐 아니라 어느 누구에게도 이와 같은 초법적, 비민주적 조치가 취해져서는 안됩니다. 정부는 국민의 기본권을 보장해야 합니다.

정부에 요구합니다.

-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와 2,000명 의대 증원 계획을 전면 백지화하라.

- 과학적인 의사 수급 추계를 위한 기구를 설치하고 증원과 감원을 같이 논하라.

- 수련 병원의 전문의 인력 채용을 확대하라.

- 불가항력의 의료 사고에 대한 법적 부담을 완화할 수 있도록 구체적인 대책을 제시하라.

- 주 80시간에 달하는 열악한 전공의 수련 환경을 개선하라.

- 전공의를 겁박하는 부당한 명령들을 전면 철회하고 전공의들에게 정식으로 사과하라

-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하는 의료법 제59조 업무개시명령을 전면 폐지하여 대한민국 헌법과 국제노동기구(ILO)의 강제 노동 금지 조항을 준수하라.

우리는 오로지 총선 승리만을 위한 의료 정책을 가만히 지켜볼 수는 없었습니다. 무너지는 수련 환경 속에서도 병원을 떠나고 싶었던 전공의는 단 한 명도 없습니다. 밤을 지새우며 주 80시간 이상 근무하면서도 환자들의 상태가 호전되는 모습에 기뻐하며 보람을 느꼈던 사람들입니다. 이러한 방식으로 젊은 의사들의 목소리를 전달해야 하는 상황에 유감의 말씀을 전합니다. 정부가 조속히 지금의 정책을 재고하고 전공의들의 목소리를 반영하여 올바른 정책을 제시하길 바랍니다.

내일은 환자들의 곁을 지킬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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