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월 면허정지 처분시 빨라야 2026년부터 수련 가능
"앞으로 필수과 전공 없다" 의료진들 암울한 미래 전망
보건복지부가 4일 예고한 사직 전공의 행정처분이 현실화되면 그 이후는 어떻게 될까.
4일 복수의 수련병원 교수들은 향후 2년간 필수과 전공의 양성이 멈출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정부는 필수의료 인력을 양성하고자 매년 의대정원을 2천명을 늘리겠다고 하지만, 그로 인해 당장 배출할 예정인 필수과 전공의 수천명을 놓칠 위기라는 게 의대교수들의 전망이다.
대한의학회 박용범 교육수련이사(연세의대)에 따르면 사직 전공의가 3개월 면허정지 처분을 받을 경우 다시 수련을 받으려면 규정상 2026년이 돼야 가능하다.
군복무 후 제대하는 전공의 경우, 2개월 수련받은 것으로 인정해 '5월 턴'을 인정하지만 이는 군복무라는 예외적인 조건일 때만 인정된다.
또 병원을 사직한 전공의는 1년간 복직할 수 없다는 규정에 따라 2025년 수련을 시작하는 것도 불가능하다. 결과적으로 2026년이 돼야 전공의 수련을 받을 수 있다는 얘기다.
문제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사직한 상당수 전공의가 병원으로 복귀할 생각이 없다는 점이다. 특히 필수의료 분야 전공의들은 타격감이 없는 분위기다.
지방의 한 대학병원 교육수련부장은 "개인적으로 연락하는 전공의 상당수가 돌아올 생각이 전혀없는 상태"라며 "오히려 정부가 행정처분 예고를 발표하면서 '마음이 편해졌다'고 한다"고 전했다.
정부가 행정처분을 하면 공식적으로 복귀하지 않아도 되는 상황이 됐다는 게 전공의들의 생각이다.
결국 국가적으로 볼 때 앞으로 2년간 필수과 전공의 양성에 상당한 차질이 발생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더 심각한 문제는 2년 이후에도 필수과목 전공의는 희귀할 것이라는 점이이다.
빅5병원 한 교수는 "(안과, 피부과 등)마이너과 전공의들의 생각은 다를 수 있지만, 필수과 전공의들은 이번 기회에 필수과를 탈출해야겠다는 판단을 한 것 같다"면서 "올해 인턴도 안들어오면서 필수과 전공의 공백이 심각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한 국립대병원 한 교수는 "필수과 전공의들은 이번 사태가 아니어도 종종 사직 사례가 빈번하다"면서 "간신히 필수과 전문의로 양성해왔는데 정부가 한방에 희미했던 줄을 끊어버린 셈"이라고 씁쓸함을 전했다.
그는 이어 "교수 일각에선 사직 전공의에 대한 행정처분 등 불이익이 가해질 경우 행동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새어나오고 있다"면서 "정부의 행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