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연준 학장, 입장문 통해 전원 사퇴 배경 설명
"증원 최대 범위 17명…93명 순증 시 파행 불가피"
가톨릭의대 학장단이 대학본부의 일방적인 의대 정원 확대 요구 및 이를 막지 못한 책임을 통감하고 전원 사직서를 던졌다.
최적 7명, 최대 17명이라는 현실적인 증원 가능 규모와 달리 의대 본부가 독단적으로 93명의 순증을 요구하고 있어 이같은 방안이 현실화될 경우 교육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우려를 제기했다.
6일 가톨릭의대 정연준 학장은 이같은 내용의 입장문을 내고 의대 정원 과정에서의 나타난 일련의 사태에 대해 반발했다.
정 학장은 "2월 6일 시작된 의대 증원 사태로 교육과 진료 현장 모두에서 상상할 수 없는 파탄과 혼란이 야기된 어려운 상황"이라며 "환자와 학생을 위해 고생하시는 모든 교수진에게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교육과 수련의 기회를 스스로 포기해야만 하는 학생과 전공의들에게는 교육자이자 어른으로 얼굴을 들 수 없을 지경"이라며 "학장단은 현 의대 정원 증원 사태와 관련해 개탄을 금할 수 없으며 의대 정원 신청 과정에서 교수, 학생, 전공의들의 의견을 무시한 정부와 대학본부의 일방적 진행을 막지 못한 책임을 지고 전원 사퇴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학장단은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와 소통하고 다른 의대의 교육 여건을 파악, 대학 본부에 작년 11월 대학본부가 제시한 93명 순증 대신 가톨릭의대에서 현실적으로 가능한 규모를 2025년 최적 7명, 최대 17명으로 판단한 바 있다.
정 학장은 "현실적으로 최대 17명 증원 수용이 가능하고 지난 희망수요조사 때는 최대 20명 증원까지는 수용 가능하다고 본부에 제출했다"며 "이를 반영해주십사 요청드렸으나 결과적으로 지난 번과 같은 수로 제시한 것으로 추정한다"고 말했다.
그는 "100% 증원이라면 주요 의과대학 중 가장 높은 수준이어서 학장단으로서 참담하고 창피할 따름이며 전원 휴학 및 유급의 사태를 막을 길이 보이지 않는다"며 "이로 인해 예1은 전원 유급이며 내년에는 현 정원의 3배수가 동시에 수업을 받아야 하기에 교육이 불가능하다"고 진단했다.
이어 "이번 의대 증원 외에도 대학 본부와의 소통 부재가 지속돼 교원 인사 등의 다양한 측면으로 문제가 더 커지고 있는 점도 걱정"이라며 "이 상황들을 슬기롭게 극복해야 하는 책임을 끝까지 다하지 못함에 대해 진심으로 죄송한 말씀을 올린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