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가치 수가제도 전면 개편…"필수의료 핀셋 보상"

발행날짜: 2024-03-18 11:55:30
  • "5조원 중증질환·3조원 소아과·2조원 의료기관 연계 협력 투자"
    의대교수 집단사직 우려 표명…"국민 믿음 저버리지 말아달라"

정부가 필수의료 강화 및 의료전달체계 개편을 위해 수가제도 개혁에 박차를 가한다.

박민수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제1총괄조정관(보건복지부 제2차관)은 1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의사 집단행동 중대본 회의 결과를 발표하며 이같이 밝혔다.

박민수 차관은 "10조원 중 절반인 5조원은 심뇌혈관질환 등 내과·외과 중증·응급질환에 집중 투입한다"며 "3조원은 소아청소년과와 분만에, 나머지 2조원은 의료기관 연계 협력에 대한 보상으로 지원한다"고 밝혔다.

정부는 필수의료정책패키지를 발표하며 필수의료 분야 강화를 위해 10조원을 투입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박민수 차관은 "10조원 중 절반인 5조원은 심뇌혈관질환 등 내과·외과 중증·응급질환에 집중 투입한다"며 "3조원은 소아청소년과와 분만에, 나머지 2조원은 의료기관 연계 협력에 대한 보상으로 지원한다"고 밝혔다.

이어 "필수의료 분야의 핀셋 보상을 위한 본격적인 작업에 착수했다"며 "구체적인 보상이 결정되는 대로 소상히 안내하겠다"고 덧붙였다.

우리나라 건강보험 수가 근간을 이루는 '행위별 수가제'에 대해서도 가치 기반 지불제도로 개편해 나갈 예정이다.

행위별 수가 제도는 지불의 정확도가 높은 장점이 있다. 하지만 행위량을 늘릴수록 수익이 생기기 때문에 치료의 결과보다는 각종 검사와 처치 등 행위량을 늘리는 데 집중하게 돼 치료 성과나 의료비 지출 증가를 제대로 제어하지 못하는 단점이 있다.

박민수 차관은 "미국, 일본 등 주요 국가는 날로 급증하는 의료비에 대응하고 의료서비스의 성과를 높이기 위해 가치 기반의 지불 제도로 혁신을 거듭하고 있다"며 "하지만 우리나라는 수가 지불 제도에 대한 혁신이 상대적으로 더뎌 OECD 국가 중 행위별 수가가 전체 건보 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높다"고 지적했다.

이어 "행위별 수가제 단점을 극복하고 건강보험의 지속 가능성을 제고할 수 있도록 의료서비스의 목적인 국민의 건강 회복이라는 성과와 가치에 지불하는 가치 기반 지불 제도로 혁신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정부는 우선 상대가치 조정을 제때 이루지 못하고 있는 현행 상대가치 수가 제도를 전면 개편해 신속하게 재조정하는 기전을 갖출 계획이다.

동시에 상대가치 제도에 제대로 반영되지 않는 대기 시간, 업무 난이도, 위험도 등 필수의료의 특성을 반영하거나, 소아 ·분만 등 저출산으로 인한 저수익 분야의 사후 보상 제도와 네트워크 보상 등 보완형 공공정책수가를 적용한다.

또한 행위량보다는 최종적인 건강 결과나 통합적인 건강관리 등에 대해 보상하는 성과나 가치 기반의 대안적이고 혁신적인 지불제도를 지속해 모색하고 적극적으로 도입할 방침이다.

박민수 차관은 "행위별 수가에 기본이 되는 의료행위별 가격인 상대가치점수는 수술, 입원, 처치, 영상, 검사 등 다섯 가지 분야로 구분할 수 있는데, 수술, 입원, 처치료는 저평가된 반면, 영상, 검사 분야는 고평가됐다"고 설명했다.

치료에 필요한 자원의 소모량을 기준으로 삼다 보니 오랜 기간 경험을 쌓은 의료인의 행위보다는 장비를 사용하는 검사에 대한 보상이 커진 것.

정부는 2012년부터 2017년, 2024년 세 차례에 걸쳐 상대가치점수를 개편해 왔지만 각 분야별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달라 고평가된 항목에서 저평가된 항목으로 수가를 조정하는 작업이 원활히 진행되지 못했다.

박 차관은 "상대가치점수 결정의 핵심인 업무량 산정 권한을 위임받은 의사협회가 내부 조정에 실패하며 진료과목 간 불균형도 심화됐다"며 "또한 의료 비용에 대한 분석 ·조사 결과보다는 각 전문 과목별 이해관계에 의해 상대가치점수가 결정된 측면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러한 문제점을 바로 잡기 위해 상대가치점수 산정 절차와 방식을 대폭 개편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에 복지부는 개편 주기를 2년으로 단축하고 그 이후 연단위 상시 조정체계로 전환한다. 올해부터 제3차 상대가치 개편안을 적용하고 있고 앞으로는 2년 주기로 제4차 상대가치 개편을 적용한다.

박 차관은 "제3차 상대가치 개편안은 중증 수술 분야의 필수의료 분야에 대한 보상 수준을 높였으나, 여전히 부족한 부분이 있다"며 "제4차 상대가치 개편 시에는 필수의료 분야의 입원, 수술, 처치에 대해 대폭 인상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 "의대교수 집단사직…국민 생명 두고 협상 안 돼"

박민수 차관은 오는 25일부터 집단 사직서 제출을 준비하는 전국 의과대학 교수 비대위원회와 관련해 심각한 우려를 표하며 환자 곁에 남아줄 것을 당부했다.

박 차관은 "국민의 우려와 정부의 거듭된 당부에도 사직 의사를 표명한 데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한다"며 "대화와 타협의 장을 만들기 위해 교수가 집단으로 환자 곁을 떠나겠다는 말은 국민들이 이해하기 어려울 것이다. 어떠한 경우라도 국민 생명을 두고 협상을 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의대 교수는 그동안 환자들이 믿고 의지하며 늘 든든하게 생각해 왔던 분들"이라며 "우리 국민들은 생명이 위급한 환자를 진료하는 교수님들이 실제로 환자 곁을 떠나지 않을 것이라 믿고 있다. 국민 믿음을 부디 저버리지 말아 달라"고 덧붙였다.

지난 15일 대한뇌혈관내치료의학계와 대한뇌혈관외과학회는 성명서를 발표하며 조속하고 합리적 해결이 될 때까지 병원을 지키고 있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한 17일 국립중앙의료원장은 "변함없이 공공의료 최전선에서 공중보건위기 대응에 앞장서며 의료 안전망 역할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는 입장문을 발표했다.

건국대 충주병원 역시 이번 집단행동과 상관없이 전체 의료진이 정상 진료를 유지하겠다고 말했다.

박민수 차관은 "환자의 생명을 지키는 선택을 하고 이에 대한 입장을 표명해 주신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하다"며 "환자의 곁을 지키겠다는 여러분의 목소리가 전체 의료계로 확산되기를 바라며 대화를 통해 합리적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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