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맥경장영양학회, 성인 중환자 영양지원 가이드라인 권고
국내사에 다국적 제약사도 가세…시장 경쟁 파장 관심 집중
국내 학회가 한국형 수액제 진료지침을 제정해 발표하면서 과연 종합영양수액제를 중심으로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시장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국내 제약사들이 수요에 맞춰 다양한 품목을 경쟁적으로 출시하며 시장을 키워가고 있기 때문. 따라서 가이드라인으로 인해 다양한 변화가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이 업계의 관측이다.
29일 의료계에 따르면, 최근 한국정맥경장영양학회는 '성인 중환자 영양지원을 위한 근거기반 진료지침서'를 마련하고 임상현장에서 가이드라인으로 활용해줄 것을 요청했다.
그동안 없었던 국내 진료지침이 마련되면서 임상현장에서 수액제를 포함한 중환자 영양지원 시 기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마련된 진료지침을 보면, 학회는 우선 '경구섭취가 불가능한 성인 중환자'의 경우 조기 '경장영양'이 조기 '정맥영양'보다 우선적으로 시행돼야 한다고 강하게 시행을 권고했다.
아울러 중환자실 입실 초기에 보조적 정맥영양요법제(SPN)을 제공하는 것이 임상적으로 중요한 이점이 없다는 연구 결과에 따라 중환자실 입실 7일 이전에 SPN 시작을 권고하지 않았다.
여기에 더 주목되는 점은 최근 제약업계 중심으로 존재감을 더 키워오고 있는 정맥주사용 지질제제다.
학회는 성인 중환자에서 피시오일(Fish oil)을 함유한 정맥주사용 지질제제는 임상 경과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평가, 투여를 고려한다고 평가했다. 다만, 근거 수준은 낮다고 보고 조건부 시행을 권고했다.
정맥경장영양학회 백무준 전 이사장(순천향대 천안병원 외과)은 "그동안 한국 임상현장에 맞는 진료지침이 부재했었다"며 "유럽이나 미국 주요 학회의 가이드라인이 존재하지만 우리나라에 적용하기에 어려운 점이 없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백 전 이사장은 "인종과 각 나라마다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우리나라만의 진료지침이 필요했다"며 "특히 성인 중환자의 영양지원의 중요성이 커져 실무지침과 함께 해당 분야에 진료지침 마련에 집중했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이러한 한국형 진료지침 마련이 최근 제약사들 간의 경쟁이 치열해진 수액제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여부다.
때마침 최근 제약사들 중심으로는 일반수액·특수수액보다 영양수액에 집중하고 있는 상황.
수액제 시장을 주도 중인 JW중외제약의 경우 지난해 말 '위너프에이플러스주'와 '위너프에이플러스페리주' 각 2개 품목을 급여 등재했다. 급여 가격은 각각 4만 197원, 4만 5679원이다. 시장에선 기존 쓰리챔버 수액제에서 아미노산 함량을 높인 제품을 4세대 영양수액으로 분류한다. 쓰리챔버 영양수액이란, 아미노산·지방·포도당을 3개의 백에 담아 링거 주사하는 형태다.
이에 뒤질세라 시장에서 경쟁하는 HK이노엔도 올해 2월과 4월 신제품을 급여 등재하며 본격 판매에 나섰다. '오마프플러스원주' 3개 품목과 '오마프플로스원페리주' 4개 품목 등이다.
여기에 다국적 제약사들도 최근 연이어 4세대 제품을 발매하며 경쟁을 강화하고 있다.
보령과 손 잡은 박스터가 4세대 영양수액으로 분류되는 '올리멜엔12이주' 4개 품목을 급여 발매했으며, 프레지니우스카비는 올해 1월 '엔텐스이에프주'를 급여 등재했다.
익명을 요구한 A대학병원 외과 교수는 "올해 상반기에는 의대증원 여파에 따라 주요 병원 환자 감소에 따라 수액제 활용이 줄어들 수밖에 없던 시기"라며 "이로 인해 진료지침 마련과 상관없이 사용량이 감소했을 것이란 분석은 당연히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진료지침 마련을 통해 기대되는 점은 영양수액제를 필두로 환자에 영양지원이 보다 체계적으로 이뤄질 수 있다는 기대"라며 "우리나라가 기본적으로 다른 나라들과 비교해 수액제를 가장 많이 활용하는 나라로 분류된다. 환자들의 요구가 높은 점도 하나의 배경인데 이번 진료지침 마련을 계기로 체계적인 영양지원이 이뤄지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