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부‧심평원, 하반기 해외 약가 비교 재평가 사실상 확정
캐나다와 독일 참조 약가 두고선 제약 업계 우려 커져
정부가 해외 약가 비교 재평가를 추진하고 나서자 제약업계가 '약가 인하'를 우려하며 전전긍긍하고 있다.
정부가 마련한 재평가 방안이 그대로 확정될 경우 약가인하에 따른 의약품 수급 불안이 등 악영향이 발생할 것이란 우려다.
한편으로는 그동안 국내 임상현장에서 오랫동안 활용돼 왔던 의약품이었던 만큼 약가인하의 당위성도 충분하다는 여론도 존재한다.
3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보건복지부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7개월 간 9차 '해외약가 비교 재평가' 간담회를 진행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해외약가 비교 재평가는 특허만료의약품의 A8 국가(일본,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스위스, 영국, 캐나다)의 상한금액과 비교해 이를 조정하는 것이다. 건강보험 재정 건전성 차원에서 정부의 2차 건강보험종합계획에도 담겨 있다.
이 가운데 복지부와 심평원은 제약업계와의 간담회를 통해 올 하반기 시행을 사실상 확정했다. 조정기준은 A8(일본,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스위스, 영국, 캐나다)에서 최고, 최저를 제외한 조정평균가를 적용할 방침이다.
제약업계에서는 이 같은 정부의 방침을 두고 조정기준에 포함된 일부 국가 약가 제도를 문제 삼고 있다.
여기서 일부 국가는 '독일'과 '캐나다'다.
복지부와 심평원은 독일의 FB(공적 급여금액), 캐나다의 MOH(정부 환급액) 가격을 적용하겠다는 것인 반면, 제약업계는 독일 UVP(제조업체 권장소매가), 캐나다의 DBP(Drug Benefit Price, 제약사 판매가)를 기준으로 해야 한다고 입장이 첨예한 상태다.
즉 정부는 독일과 캐나다의 공적 약가를, 제약업계는 독일과 캐나다의 제약사 판매가를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고 입장이 갈리는 상황.
특히 제약업계는 복지부와 심평원의 방침으로 재평가안이 확정될 경우 의약품 수급 불안으로 이어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즉, 환자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뜻이다.
다만, 재평가 대상이 국내 임상현장에서 오랫동안 활용돼 왔던 약제들인 만큼 약가인하 필요성도 충분하다는 의견도 존재한다.
익명을 요구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정부안이 채택될 시 심각한 약가인하로 대상 제약사들의 손해가 예상된다"며 "환자 치료 접근성에 대한 악영향이 발생할 수 있어 우려된다"고 말했다.
그는 "일단 한 차례 더 간담회가 예정돼 있어 향후 진행상황을 지켜봐야 한다"며 "이번 재평가 대상이 고혈압 치료제 및 항생제 등이다. 대상 치료제가 국내 임상현장에서 오랫동안 활용돼 제약사들에게도 상당한 수익원이 될 수 있었을 것인데, 전반적인 상황을 감안해 절충점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