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장문 통해 전공의 수련 특례적용 대책에 강한 우려제기
"편법 대응책뿐…전공의·의대생과 원점에서 재논의해야"
정부의 전공의 대상 행정처분 철회 발표에도 의료계 반발이 계속되고 있다. 전공의에 이어 의과대학 교수들까지 나서 이 같은 대책이 미봉책이라고 비판하는 상황이다.
9일 전국 34개 의과대학 교수들은 입장문을 내고 전공의를 대상으로 한 행정명령을 철회가 아닌 취소할 것을 요구했다. 정부의 사직서 수리 금지 명령과 업무개시명령은 헌법과 민법이 보장하는 국민 기본권 중 하나인 직업 선택의 자유를 침해하는 위헌적 조치라는 이유에서다.
정부는 반헌법적 행정처분을 시행하고, 이제 와 전공의에게 선심을 베푸는 듯 여론을 호도하고 있다는 것. 이 사태를 해결하고 싶다면 행정처분 철회라는 꼼수 대신, 전공의에 대한 행정명령을 취소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병원과 전공의와의 법률관계를 알 수 없다는 이유로 전공의 사직서 수리 시점을 상호 협의로 결정하라고 발표한 것에 대해서도 무책임하고 무능한 행정의 극치라고 비판했다.
이들 교수는 전공의 수련 특례 적용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했다. 이는 오히려 지역·필수의료를 무너뜨릴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렇게 되면 수도권 병원이 지방 전공의들을 유인해 충원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는데, 이렇게 되면 오히려 지역·필수의료 공백이 커진다는 우려다.
사직 후 9월 미복귀자는 수련 특례 적용이 없는 것 역시 전공의를 갈라치기 하려는 의도가 있다고 판단했다. 결국 정부 대책은 이번 사태를 임기응변으로 땜질해보겠다는 의도라는 주장이다.
이들 교수는 이처럼 미봉책을 나열하는 게 아닌 근본적인 대응책을 내놔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선 2025학년도 의대 증원을 포함해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 등을 전공의·의대생과 논의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교육부를 향해선 최근 입법 예고한 '대학교원 자격기준 등에 관한 규정 일부개정안'을 즉각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이 개정안은 개원의 등 기존 연구·교육실적 외 다양한 경험을 가진 전문가를 교원으로 채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골자다. 하지만 이렇게 된다면 의학 교육의 질 하락이 불가피하다는 우려다.
이들 교수는 "전문의 시험도 마음대로 추가하겠다는 복지부의 끝없는 미봉책 나열은 의대 교수들을 아연실색하게 만들고 있다"며 "복지부는 편법적인 대응책을 쏟아낼 것이 아니라, 근본적인 대응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2025학년도 의대 정원 증원을 포함해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에 대해 진심을 담아 전공의·의대생들과 원점에서 대화해보기를 권고한다"며 "이들이 바라는 것은, 이미 그들의 요구안에 있다. 수박 겉핥기식 미봉책을 내놓고 생색낼 것이 아니라 이미 종말을 향해 스러져가는 한국 필수 의료의 비명을 잘 듣기 바란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