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 갈등에 생체간이식 불똥…일부 병원 '0건' 급락

발행날짜: 2024-08-29 12:15:20 수정: 2024-08-30 09:06:12
  • 대한간이식학회, 수술 건수 급락 및 대기 장기화 공론화
    서울대학교병원 이식 건수 34→16건 급락 등 직격탄

29일 대한간이학회는 서울드래곤시티에서 간담회를 개최하고 병원 별 생체간이식 건수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수술 건수 감소 문제를 공론화했다.

의정 갈등으로 인해 국내 생체간이식이 불똥을 맞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수술 건수 급감 및 수술 대기가 장기화될 경우 중증 환자의 생존율 하락과 같은 부정적 영향을 피할 수 없다는 것.

29일 대한간이학회는 서울드래곤시티에서 간담회를 개최하고 의정 갈등으로 인한 국내 생체간이식 감소 문제를 공론화했다.

김석환 정보위원장은 "최근 국내 의료계에서는 의정 갈등으로 인한 생체간이식 수술의 급감과 이로 인한 환자들의 수술 대기 문제가 심각하게 대두되고 있다"며 "2024년 2월부터 시작된 의정 갈등은 국내 의료시스템 전반에 심각한 타격을 줬으며, 특히 중증 간질환 환자들의 생명을 다루는 생체간이식 분야에서 큰 영향을 미쳤다"고 진단했다.

그는 "2023년과 2024년의 생체간이식 건수를 비교한 결과, 2024년 들어 이식 건수가 급격히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2023년 3월부터 6월까지 서울대학교병원에서 진행된 생체간이식 건수는 총 34건이었으나, 2024년 같은 기간에는 16건으로 절반 이하로 줄었다"고 지적했다.

전남대학교병원의 경우 2023년 3월부터 6월까지 1건에서 4건으로 증가하던 수술 건수가 2024년에는 0건으로 완전히 중단돼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환자들의 피해가 불가피하다는 게 학회 측의 판단.

김 위원장은 "이와 같은 상황은 환자들에게 심각한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며 "설문조사에 따르면 의정 갈등으로 인해 수술이 지연되거나 취소되는 경우 환자들의 중증도가 급격히 상승해 생존율이 낮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우려했다.

양광호 균형발전위원회 위원장

그는 "수술 대기 시간이 길어지면서 환자들과 보호자들의 불안감이 가중되고 있으며, 실제로 생명을 위협받는 환자들이 늘어나고 있다"며 "의료진의 피로와 인력 부족도 심각한 문제로 부각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조사에 따르면 많은 병원에서 생체간이식 담당 교수들이 과중한 업무 부담과 번아웃으로 인해 사직하거나 사직을 고려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마취과 인력의 부족으로 인해 수술 가능 건수가 줄어들고, 이는 곧바로 수술 대기자 수의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고 상황을 전했다.

이에 학회는 정부의 정책적 지원을 해결책으로 제시했다.

김 위원장은 "전문 인력의 증원과 함께 의료진의 번아웃을 방지할 수 있는 적절한 대책이 시급히 마련돼야 한다"며 "의정 갈등이 장기화될 경우 중증 환자들이 적시에 치료를 받지 못해 생명을 위협받을 수 있는 윤리적 문제와 의료 접근성 문제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필요하다"고 제시했다.

그는 "의정 갈등으로 인한 생체간이식 수술의 감소는 단순한 숫자의 문제가 아니라 실제 환자들의 생명을 위협하는 심각한 문제로 부각되고 있다"며 "현 시점에서 해결책을 모색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정부의 개입을 촉구했다.

이와 관련 양광호 균형발전위원회 위원장은 "현재 근무처인 양산부산대병원에서 간담췌외과 교수 2명이 사직을 했다"며 "생체간이식은 수술 방 2개가 동시에 필요하고 각 최소 인력이 2~3명 이상은 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현재 이식이 가능한 전문의가 3명에 불과해 로딩이 상당하다"며 "소수의 인원으로 이식을 감당하게 되면 결국 이식 환자들의 대기가 길어지게 되고 심하면 간이식 프로그램 자체가 중단되는 경우도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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