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에 한 번꼴로 의료쇼핑…91%가 물리치료, 50%가 신경차단술
안상훈 의원 "유사 마약 처방·과도한 방사선 노출로 환자 안전 위협"
1~2일에 한 번꼴로 병원을 찾는 사람이 연간 10만 명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이 과도한 병원 방문으로 유사 마약류인 트라마돌주를 허용 용량보다 초과해 처방받거나, 잦은 CT 이용으로 방사선량에 허용치 이상 노출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8일 국민의힘 안상훈 의원실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 1인당 연평균 외래 이용 횟수는 15.7회로 나타났다. 그에 반해 외래진료를 연간 150회 초과 외래 환자 수가 18만5769명, 365회 초과 이용자는 2480명으로 조사됐다.
이렇게 연간 외래를 150회~365회 이용한 이들을 분석하니 이용자의 91%는 물리치료를, 50%는 신경차단술, 60%는 트라마돌주를 투여받았다. 각 시술의 연간 최다 이용 횟수는 물리치료 1216회, 신경차단술 670회, 트라마돌주 2249회였다.
특히 각 항목의 외래 진료비 현황을 살펴보면 2023년 물리치료 6850억 원, 신경차단술 2조4000억 원이었다. 신경차단술의 경우 21년 대비 최대 45.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무분별하게 의료쇼핑으로 식약처가 정한 허가 용량을 초과하는 경우가 많다는 지적이다.
트라마돌주의 경우, 2022년 기준 3009일로 최다 방문 환자가 평균 8.2개 기관을 방문하며 363일 동안 1일 평균 6회, 최대 11회를 투여받았다.
이는1년 365일 중 2일을 제외한 모든 날에 투여했다는 의미며, 하루에 11개 기관을 방문해 1일 최고 용량(400mg)을 초과하는 550mg의 주사를 맞은 날도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미국에서는 트라마돌주를 마약류로 관리하는 등 처방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한 것을 고려하면 문제가 더욱 심각하다는 우려다.
이는 CT(영상단층촬영)의 경우도 마찬가지였다. CT는 촬영 시마다 방사선에 노출되기 때문에 다회 촬영에 유의해야 한다. 하지만 2022년 연간 최다 촬영자의 경우, 총 130회를 찍어 방사선 선량이 약 270mSv를 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방사선 작업 종사자(방사선선량의 연간 한도는 50mSv)의 5배가 넘는 숫자다.
이와 관련 안상훈 의원은 "불필요하거나 과도한 진료를 받는 의료쇼핑 경향이 점점 커지고 있다. 이는 국민건강보험 재정성 악화는 물론, 유사 마약 처방이나 과도한 방사선 노출 등으로 오히려 환자 안전을 위협한다"며 "과도하게 이용되는 시술을 관리할 수 있도록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시스템을 마련하고, 이를 방지할 수 있는 관계 법령의 개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