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암 신약 급여 원칙 정비 나선 정부…병용요법에 쏠린 시선

발행날짜: 2024-10-11 05:30:00
  • 심평원, 암질심 통해 원칙 마련…제약업계 관심집중
    '항암신약+기존 급여 약물' 병용요법 주요 대상될 듯

정부가 항암신약 활용 병용요법에 대한 급여 심의원칙을 마련하기로 결정한 가운데 구체적인 내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글로벌 제약업계에서 항암신약을 활용한 병용요법 급여 추진사례가 최근 늘어남에 따라서다.

심평원 암질심은 고가 약제와 기존 급여적용 약제의 병용 사용 시 기존 약제 급여 인정 여부 논의를 위한 심의원칙을 마련하기로 했다.

10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최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암질환심의위원회를 열고 주요 병용요법 급여 인정 여부 논의를 위한 심의원칙을 마련하기로 결정했다.

이 같은 심평원의 결정 배경에는 최근 다양한 임상연구를 통해 치료제 간 '병용요법' 근거가 축적되면서 임상현장에서 항암제 처방에 대한 급여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국내 의학계에도 급여제도 개선을 요구하는 의견을 제시하기도 했다.

라선영 대한암학회 이사장(연세암병원, 종양내과)은 "병용이 활성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두 가지 중 한 가지는 급여가 적용 중이라면 이는 유지하고 비급여인 한 가지를 급여 논의를 하는 것이 오히려 건강보험 재정 측면에서 긍정적"이라고 밝힌 바 있다.

안명주 삼성서울병원 교수(혈액종양내과) 역시 "우리나라에서 병용요법이 급여되려면 허들이 정말 많다. 이미 보험이 된 약제에 새로운 약제를 병용했을 때, 기존 약제는 기존대로 보험으로 해주고 새롭게 병용된 약은 선택적으로 하는 등의 새로운 보험 모델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렇다면 암질심에서 마련하기로 한 심의원칙의 구체적인 내용은 무엇일까.

취재 결과, 기존 급여 중인 치료제에 신약을 추가, 병용요법으로 급여를 신청할 경우 기존 치료제는 급여로 인정해주는 방향으로 심의원칙 마련을 추진할 예정인 것으로 나타났다.

신약은 비급여로 유지하는 대신 짝을 이룬 치료제가 기존의 급여로 적용됐다면 이는 별도의 추가적인 논의 없이 인정해주는 방향으로 심의원칙을 논의해 보겠다는 뜻이다.

가령, 지난해 담도암 급여 논의가 진행됐던 아스트라제네카 면역항암제 임핀지(더발루맙) 사례가 대표적이다. 당시 암질심은 담도암 1차 치료에 임핀지는 비급여로 유지하는 대신 함께 화학요법으로 투여되는 젬시타빈과 시스플라틴(이하 젬시스 요법)만 급여로 인정한 바 있다.

젬시스 요법처럼 기존의 유지되고 있는 병용 치료제는 그대로 인정해주는 방향으로 논의절차를 간소화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제약업계에서 신약에 대한 접근방식 개선도 기대했지만 기존의 틀을 유지하게 되는 셈이다.

심평원 암질심 위원인 A대학병원 교수는 "지난해 급여 적용 이전까지 담도암 1차 치료 시 젬시스 요법은 원래부터 급여였는데, 임핀지를 추가해 병용요법을 쓴다면 두 가지 모두 비급여가 되는 형태였다"며 "이 경우 젬시스 요법만 맞는 사람은 급여인데, 임핀지+젬시스 요법을 맞는 사람은 비급여인 역차별적인 형태가 발생하는 것이었다. 따라서 급여로 적용 중인 것은 계속해서 급여로 유지하고 새로 추가된 것에 대해서는 비급여로 하자는 원칙을 세우고 논의를 하자는 뜻인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는 "현재는 요청이 들어오는 건마다 논의했지만 일단 의견이 올라오면 기존 급여 사항은 원칙을 세워 인정해주자는 의견으로 마련하자는 의미로 추가적인 논의가 필요한 상황"이라며 "젬시스 요법을 예를 들었는데 임핀지를 추가하면 PFS 혹은 OS가 늘어나면서 젬시스 요법도 더 쓰게 된다. 이 부분에 대해서 건마다 논의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기 때문에 이참에 대원칙을 세우자는 의미에서 심의원칙을 마련하기로 결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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