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고대 공동연구팀, 학술지 네이처 메소드 게재
"모든 질병은 장에서 비롯된다."(히포크라테스)
국내 연구진에 의해 장과 뇌가 서로 밀접하게 연관돼 있음을 확인한 연구결과가 나왔다.
서울의대는 서울대학교 묵인희 교수, 김종일 교수, 고려대학교 정석 교수 공동연구팀이 사람 역분화줄기세포 (human induced-pluripotent stem cell, hiPSC)에서 내장 감각 신경 오가노이드 (Visceral Sensory Ganglion Organoid, VSGO)를 유도하는 방법을 최초로 개발했다고 24일 밝혔다.
이 방법을 통해 생체 칩 내에 이식 후 사람 대장 오가노이드 (human Colon Organoid, HCO)와 연결한 장-신경 축을 세포 실험 모델에서 구현하고, 알츠하이머병의 원인 병적 단백질인 아밀로이드/타우 단백이 VSGO로 전파될 수 있음을 입증했다.
연구팀은 이러한 전파에 기존 알츠하이머 치매의 위험 유전자로 잘 알려진 APOE4 유전자형을 가지고 있는 경우 더욱 병적 단백질이 많이 전달되는 것을 확인했으며 LRP1 이라는 단백질이 이러한 전파를 매개하는 것을 밝혀냈다.
묵인희 교수는 "이번 연구는 최초로 내장 감각 신경을 시험관 내에서 유도하는 방법을 확립하였다는 점과 내장 감각 신경이 알츠하이머 치매 발생의 단초가 될 수 있음을 밝혀내었다는 점이 큰 의의"라고 전했다.
그는 이어 "내장 감각 신경은 아밀로이드 베타나 타우와 같은 병적 단백질의 전파뿐만 아니라 이 신경을 통해 혈액-뇌 장벽을 우회하여 치료 약물을 전달하는 기술을 개발하는 데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및 보건복지부의 치매극복연구개발사업(Korea Dementia Research Center, KDRC),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융합형 의사과학자 사업 (MD-PhD/Medical Scientist Training Program), 교육부 한국연구재단 기초연구사업, 삼성전자 삼성 미래기술 육성사업 지원을 받아 진행한 것으로 국제 저명 학술지 '네이처 메소드 (Nature Methods, 2023 IF: 36.1)'에 게재됐다.
■ 장-뇌 축, 알츠하이머병 영향 연구 성과
서울대 묵인희 교수는 수십년 째 알츠하이머병 연구의 ‘외길’을 걸어온 국내 선두 주자로서, 최근 수년간 장-뇌 축이 알츠하이머병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 수 있을지 연구해왔다.
앞서 장-뇌 축과 알츠하이머병에 관련된 연구에서 대부분의 장-뇌 축 관련 연구는 혈액, 특히 면역체계의 변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이에 묵인희 교수는 장과 뇌를 이어주는 미주신경과의 연결고리를 연구했으며 이를 재현하기 위해 장과 신경을 생체 칩 내에서 연결해 현상을 관찰했다.
또한 안규식 연구원은 신경과 전문의를 취득한 '의사과학자'. 임상 영역에서 다양한 신경계 질환 환자들을 접하면서 누구보다 장내 환경의 중요성을 알고 있었다.
대학원 진학 후 묵인희 교수의 장과 신경을 연결하는 생체 칩 구성 프로젝트에 흥미를 느끼고, 장에 연결할 감각신경을 유도할 수 있는 방법을 찾던 도중 기존에 알려져 있는 감각신경 유도법은 체성 감각 신경(장기가 아닌 근육, 피부 등에서 기원한 감각을 감지하는 신경)으로서, 장에서 기원한 감각을 감지하기엔 부적합한 모델임을 깨달았다.
이에 기존 발생학 연구에서 내장 감각 신경이 발생되는 기전들을 종합해 직접 내장 감각 신경을 유도하는 프로토콜을 개발하기에 이르렀다.
연구팀은 기존에 밝혀져 있지 않은 새로운 프로토콜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제대로 유도가 진행되었는지 확신할 수 있는 기준점이 부족하다는 점에서 어려움이 있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단순히 하나의 방법으로 증명하는 것이 아닌 해부학적, 기능적으로 다방면에서 검증해 확실성을 담보하고자 했다.
이번 연구는 최초로 다양한 장기의 감각을 느낄 수 있는 내장감각신경을 시험관 내에 배양하는 기법을 개발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특히 다양한 단세포 전사체를 분석, 내장감각신경의 분화 과정을 모델링 하고 종간 정보 이동을 통해 마우스 데이터와 비교했다.
동물실험에서 밝혀져 있던 알츠하이머병 병적 단백의 운송을 시험관 내에서 재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