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선 중소병원들 선제적 투자로 재도약 발판 모색 눈길
코로나 전담병원 자금력 발판…높아진 환자 눈높이도 고려
2024년 의대증원 정책 여파로 병원계가 위기를 겪고 있는 가운데 중소병원들은 적극적인 투자와 시설 확장으로 재도약 발판을 준비하고 있다.
27일 병원계에 따르면 영등포병원, 박애병원, 에이치플러스 양지병원 등 일선 중소병원들이 신증축 등 규모 확장으로 분주하다.
특히 코로나19 전담병원으로 활동한 중소병원들이 자금력을 갖추면서 적극적인 투자로 이어지고 있어 주목된다.
실제로 전체 병원을 비우고 코로나19 전담병원을 운영했던 박애병원은 260병상 규모의 센트럴병원을 인수하면서 몸집을 키우는 데 성공했다. 박애병원 김병근 병원장은 센트럴병원 인수 이외에도 박애병원도 새병원 건립을 통해 규모 확장을 준비하고 있다.
인봉의료재단 영등포병원 또한 지난 8월 증축 및 리모델링 공사를 완료하면서 변화를 꾀하고 나섰다. 영등포병원은 지난 1년간의 공사를 통해 그동안 낙후한 병원 시설을 대폭 개선, 중환자실과 응급실을 확장했다.
코로나19 등 감염병을 대비해 중환자실을 신설, 중증병상 13병상, 음압병상 1병상을 갖추고 향후 중증 응급환자 및 호흡기환자 진료가 가능한 환경을 구축했다. 응급실도 기존 62.78㎡에서 94.87㎡로 확장해 병상간격을 확장하는 등 진료환경을 크게 개선했다.
본원 내 건강검진센터도 기존 600㎡에서 784㎡로 확장해 지역사회 검진 이외 특수직종 검진까지 맞춤 검진이 가능한 환경을 구축해 경쟁력을 확보했다.
명지성모병원과 기쁨병원 등도 검진센터 신·증축을 통해 병원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보건복지부 지정 뇌혈관전문병원인 명지성모병원은 지난 8월 종합건강검진센터를 확장, 이전하면서 검진 경쟁력을 높였다. 기존에 본관 지하에 검진센터를 운영했던 것을 4개층 별도 건물로 확장, 이전하면서 약 1200㎡(350평대) 규모를 갖췄다.
3개의 내시경실과 9개의 회복실을 갖추고 전담 의료진까지 배치하면서 지역 내 전문병원을 넘어 지역거점병원 역할까지 확장할 수 있는 기반을 구축하는 모습이다.
기쁨병원 또한 건강검진센터 확장, 이전을 통해 종합병원 승격을 준비하고 있다.
부평세림병원은 메디컬 콤플렉스 병원 건립을 추진 중으로 현재 병원 대비 3배 규모의 병원으로 확장, 이전을 준비 중이다. 이와 더불어 부평세림병원은 상급종합병원 구조전환과 맞물려 중환자실 비중을 확장해나갈 예정이다.
규모 확장은 국내를 넘어 해외 진출까지 이어지고 있다.
에이치플러스 양지병원은 지난 7월 하노이의과대학과 진료, 교육, 연구, 사회활동 등 포괄적 의료협약을 체결하고 베트남 하노이에 건강검진센터와 종합클리닉센터 건립을 추진 중이다.
종합클리닉센터는 소아청소년과, 산부인과, 내과, 이비인후과, 응급의학과 등 5개 진료과를 갖춘 의료시설로 베트남 현지에 한국의 스마트병원 시스템을 전파할 예정이다.
중소병원계 한 인사는 "코로나 전담병원들은 이후 자금력을 확보한 병원이 일부 있다"면서 "특히 법인병원인 경우에는 해당 자금을 병원에 재투자하면서 재도약을 기회를 엿보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중소병원들이 신증축 혹은 리모델리에 나서는 이유는 코로나19 이후 높아진 감염 관리 기준 등 환자들의 높아진 눈높이에 맞추기 위한 노력이라는 분석도 있다.
실제로 코로나19 이후 정부는 병상 당 간격은 물론 다인실 기준을 손질하는 등 일선 병원에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가령, 과거 중소병원은 6~8인실이 대부분이었지만 4인실 선호가 높아지면서 시대적 흐름에 맞춰서 리모델링이 선택이 아닌 필수요소가 되고 있다.
다만, 모든 중소병원이 투자에 뛰어드는 것은 아니다. 최근 건축 및 공사비 인상으로 예년 대비 비용이 급격히 높아졌기 때문이다.
수도권 한 중소병원장은 "시대적 변화에 맞춰서 리모델링을 하고 있지만 최근 건축비용 인상으로 쉽지 않다"면서 "인근 경쟁 병원에 뒤처지지 않기 위해 공사를 진행하고 있지만 고민이 많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