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투여 비급여 70만원 형성, 오남용 우려 공존
한국릴리, 마운자로 비만 아닌 당뇨병약 인식 강화
큰 관심 속에 비만 치료제 '위고비'가 국내 임상현장에 도입된 지 정확히 한 달이 지났다.
치료제 오남용 우려가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비급여 비만치료 시장도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의료계에 따르면, 한국노보노디스크제약는 지난 달부터 비만 치료제 '위고비 프리필드펜(세마글루타이드, 이하 위고비)'을 공식 출시해 임상현장에 비급여로 공급 중이다.
위고비는 펜 모양 주사제 형태로 하나당 약 용량이 0.25㎎, 0.5㎎, 1.0㎎, 1.7㎎, 2.4㎎ 등 5개로 나오는데, 공급 가격은 용량에 관계없이 37만 2025원으로 정해진 것으로 전해졌으며, 적은 양부터 투약을 시작해 점차 늘려가는 방식으로 투여가 이뤄지고 있다.
환자가 부담해야 하는 금액은 평균적으로 한 달 투여 시 당초 예상보다 적은 70만원대로 임상현장에서 형성 중이다.
이 가운데 보건복지부는 위고비 출시 속 비대면 진료에서의 의약품 오남용 우려가 제기됨에 다라 집중 관리에 들어간 상태다. 비만 환자들이 무분별하게 약을 처방받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실제로 권혁상 당뇨병학회 간행이사(여의도성모병원 내분비내과) 역시 "사견이지만 최근 비만 치료제가 비대면 진료로 활용되는 것이 걱정"이라며 "비대면 진료를 반대하는 것은 아니지만 비만 치료 약물의 경우는 대면진료가 우선시 돼야 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관심과 출시 속에 위고비가 출시 된 지 정확히 한 달이 지난 시점에서 의원급 의료기관 중심 임상현장에서는 예상대로 다양한 비급여 패키지로 활용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위고비와 함께 기존 비만 수액과 영양치료, 국소 지방 제거술까지 접목해 패키지 상품으로 묶어 환자에게 제공하고 있는 것이다. 아울러 인근 약국에서는 위고비 투여와 함께 복용하면 좋을 건기식을 안내하는 등 다양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일반의원 원장은 "한 달에 70~80만원을 부담하기에는 분명히 부담스러운 금액이지만 관심은 크다"며 "아직까지 내원 환자가 급증했다고 이야기할 수는 없지만 환자들의 관심은 상당하다"고 전했다.
그래서일까. 위고비의 경쟁 치료제로 평가되는 마운자로(터제파타이드)를 보유한 한국릴리도 출시 일정이 나오지 않았음에도 자사 치료제 알리기에 집중하고 있다.
미디어세션을 개최하면서 비만 치료제보다는 기존 당뇨병약이라는 인식을 강화, 위고비와는 다르게 임상현장을 공략하겠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최성희 당뇨병학회 홍보이사(분당서울대병원 내분비내과)는 "이 약은 성인 2형 당뇨병 환자의 혈당 조절 개선을 위해 식이 요법과 운동 요법의 보조제로 투여된다"라며 "최근 세마글루타이드 성분 위고비가 출시됐다. 당뇨병 보다는 비만에 포지셔닝 되는 목소리가 있는데 개인적인 기대이지만 당뇨병 치료제로 주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개인적으로는 마운자로는 당뇨병에 우선시하는 것 같아 감사하다"며 "질병으로 바라보고 접근하는 것이 중요하다. 진료현장에서 중요한 것이 급여인데 이를 위한 노력이 병행됐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이철진 대한비만연구의사회 회장(좋은가정의원)은 "우리나라 의료체계는 파트가 나눠진 것이 아니라 전과에 걸쳐 질환들이 연결돼 있다. 위고비의 가장 흔한 부작용 문제인 소화기 부작용을 호소하는 환자들이 늘어날 수 있다"며 "자연스럽게 미국에서는 약국 등에서 위고비 부작용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영양제가 전면에 진열되는 등 건기식 산업도 변화했다. 이처럼 빠르게 국내 의료체계와 관련 산업들이 변화할 것 같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