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슐린과 백신 제제 마침내 콜드 체인 굴레 벗어나나

발행날짜: 2025-01-17 12:34:57
  • 오염과 열에 강한 비 수용성 단백질 제형 개발
    퍼플루오로카본 오일 활용…약효 그대로 유지

냉장 유통, 즉 콜드 체인이 필요한 인슐린과 백신 등 생물학적 제제를 실온에서 그대로 유통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돼 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오염에 근간이 되는 생리 식염수를 퍼플루오로카본(perfluorocarbon) 오일로 대체해 내열성을 높인 것으로 약효는 그대로 유지한다는 점에서 비용효과를 크게 높일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콜드체인이 필요한 백신과 생물학적 제제를 실온에서 유통시킬 수 있는 기술이 나왔다.

현지시각으로 17일 국제학술지 네이쳐(Nature Communications)에는 내열성과 오염 방지 기능을 갖춘 새로운 약물 제형에 대한 연구 결과가 공개됐다(10.1038/s41467-024-55304-9).

현재 인슐린과 바이러스 백신 등 생물학적 제제는 오염과 열에 취약하다는 점에서 냉장 보관 상태로 유통, 보관하기 위한 이른 바 콜드 체인을 활용하고 있다.

문제는 공급망 전체를 콜드 체인으로 유통해야 한다는 점에서 이를 유지하는 비용이 크다는 것. 실제로 미국의 경우 한해에 580억 달러가 콜드 체인 유지에 투입되고 있다.

이러한 콜드 체인이 필요한 이유는 바로 약물에 들어가는 물 용매 분자 때문이다. 말 그대로 생리 식염수에 단백질이 담겨 있다는 점에서 열이 가해지면 이 구조가 깨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펜실베니아대 스코트 메디나(Scott Medina) 교수가 이끄는 연구진은 다양한 실험을 통해 이 수성 용매를 비수성 퍼플루오로카본 액체로 대체하는 방법을 고안했다.

퍼플루오로카본은 분극성이 낮아 수소 결합을 거의 받지 않아 결과적으로 열역학적으로 안정성을 유지한다는 점에서 말 그대로 열에 강한 약물을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만들어진 약물을 다양한 환경에 노출시킨 결과 식염수를 퍼플루오로카본 오일로 대체한 것만으로 최대 90도의 열을 가해도 안정적인 약물 구조를 유지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하지만 한가지 문제도 존재했다. 물에 들어있는 상태에서 단백질은 신체에 고르게 잘 퍼지지만 오일에서는 잘 녹지 않는 문제가 나타났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연구진은 단백질 표면을 코팅하는 분자인 계명활성제를 개발해 단백질 표면을 보호하면서 용액이 신체에 분산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었다.

스코트 메디나 교수는 "이 기술을 활용하면 냉장 유통이 필요한 생물학적 제제의 80%, 백신의 90%를 콜드 체인으로부터 탈출시킬 수 있다"며 "수백억 달러에 달하는 콜드 체인 비용을 줄일 수 있는 획기적 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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