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전문경영인 체제…휴온스 오너 일선 복귀
보령‧제일약품‧동화약품‧삼진제약 등 승계 윤곽
국내 제약사들이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고자 본격적으로 리더십 재편에 나서고 있다.
경영을 떠났던 최대주주가 다시 돌아오는가 하면 전문 경영인 체제를 도입하는 등의 방식으로 체제 변화를 시도하고 있는 것. 여기에 승계 작업을 진행하는 제약사들도 늘면서 과연 이러한 변화가 어떠한 결과로 이어질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28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국내 제약사들의 리더십 재편이 본격화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올해 들어 약 20개사의 상장 제약‧바이오기업 및 관련 지주사 등이 대표이사 변경을 공시했기 때문이다.
■ 휴온스글로벌 윤성태 회장 복귀…한미약품 그룹은 전문경영인 체제

우선 28일 휴온스글로벌은 28일 이사회를 갖고 윤성태 회장의 대표이사 선임을 가결했다고 공시했다.
윤성태 회장의 대표이사 선임에 따라 휴온스글로벌은 기존 송수용 대표이사와 각자 대표 체제로 전환하게 됐다.
이번 윤성태 회장의 대표이사 선임이 주목되는 것은 일선에서 물러났던 최대주주의 복귀라는 점이다.
M&A 전략을 통해 기업의 새로운 먹거리 발굴과 외형 성장에 공을 들이던 윤성태 회장은 지난 2022는 대표직을 사임하면서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었다.
하지만 3년 만에 지주사 대표로 다시 경영 일선에 복귀하며, 그룹의 미래 사업을 다시 이끌게 된 것.
윤성태 회장은 경제 위기 극복, 그룹의 미래 핵심 먹거리 육성, 글로벌 시장 확대, 경쟁력 있는 신약후보물질(파이프라인) 확보 등에 집중해 그룹 대도약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방침을 내세웠다.
이처럼 경영 일선에 복귀하는 오너가 있는가 하면, 오너일가가 경영 전면에서는 일부 물러나기도 했다.
한미약품그룹의 경우 지난해 내홍을 겪은 이후 전문경영인 체제로 전환을 선언하며, 오너 중심의 경영에서 탈피했다.

한미약품그룹은 지난해 초 OCI와의 통합이 추진된 이후 오너일가의 경영권 분쟁에 휘말렸었으며, 이 과정에서 전문경영인 체제로의 전환 필요성이 제기됐다.
이에 사실상 지난해 말 경영권 분쟁이 사실상 종료되면서 이에 대한 준비를 진행해왔고, 지난 26일 주주총회 및 이사회 등을 통해 새로운 체제가 출범했다.
이는 한미사이언스의 대표이사를 맡았떤 송영숙 회장이 사내이사직을 사임하고, 대주주의 일원으로 돌아가는 한편, 새로운 이사진 7인을 선임하고, 이중 김재교 대표이사를 세워 새로운 체제로 전환한 것.
이에 한미약품그룹은 내홍기간 동안 제기됐던 전문경영인 체제로 전환, 올해 R&D부터 본격적인 재도약에 나설 예정이다.
다만 이 과정에서 임주현 부회장은 이사회에 합류했다.
임주현 부회장은 이미 주력사인 한미약품에서 글로벌사업본부와 연구개발센터 경영관리본부 등을 이끌며 경영에 참여해 왔다.
이에 사실상 승계를 받게되는 임주현 부회장은 전문경영인 체제에서도 경영에 참여하는 한편 대주주 및 오너일가와의 가교 역할 역시 함께 진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 단독 체제 전환‧각자대표 취임 등 후계 경영 전면에
이와함께 올해에는 경영 전면에 제약사 오너일가의 후계자들이 나서는 것도 주목된다.
이는 오너 일가의 후계자들이 대표이사로 취임 및 단독 대표이사 체제로 전환하며 본격적인 변화를 예고하고 있는 것.
특히 올해에는 보령, 동화약품, 제일약품, 삼진제약 등에서 후계자들이 전면에 나섰다.
우선 보령의 경우 김정균 대표이사가 단독 대표로 올라서며 경영을 온전히 책임지게 됐다.
그동안 보령은 김정균 대표이사와 장두현 대표이사가 각자 대표로 회사를 이끌어왔다. 김정균 대표이사는 그동안 우주 헬스케어 사업 등 미래 먹거리 확보에 중점을 두고, 기존 장두현 대표가 제약산업을 주로 담당해왔다.
즉 김정균 대표이사 단독 대표 체제로 전환함에 따라 이제 미래 먹거리 사업과 함께 주력 사업인 제약사업 역시 총괄하게 된 것.
또한 제일약품, 동화약품, 삼진제약의 경우 오너일가의 후계자들이 대표이사직에 올랐다.
반면 제일약품의 경우 최장수 전문경영인으로 꼽히는 성석제 대표와 함께 오너 3세 한상철 사장이 공동대표를 맡게됐다.
그동안 성석제 대표이사가 제일약품의 전반적인 업무를 주도하는 과정에서 한상철 사장은 온코닉테라퓨틱스 등 새로운 먹거리 발굴에 집중해왔다.
이에 이번에 대표이사에 오르며 상품 매출 위주에서 신약 개발 등으로 체질 개선을 본격화 할 것으로 예상된다.

동화약품의 경우에도 유준하 대표이사와 함께 오너 4세인 윤인호 사장이 각자 대표 체제로 경영에 나설 예정이다.
윤인호 대표이사는 동화약품 회장의 장남으로, 지난 2013년 동화약품에 입사해 전략기획실, 생활건강사업부, OTC 총괄사업부 등 주요 부서를 두루 거친 후 최근까지 동화약품 COO(Chief Operating Officer) 및 디더블유피홀딩스 대표이사를 역임했다.
이처럼 윤인호 사장은 대표이사 취임 전 주요 부서 및 다양한 사업을 경험한 만큼 이를 기반으로 향후 사업 다각화 등을 추진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삼진제약의 경우 오너 2세들이 전면에 함께 등장했다. 삼진제약은 창업주인 조의환 회장과 최승주 회장이 공동경영을 이어오다, 이후 전문경영인 체제로 전환됐었다.
이에 지난 2022년부터 최용주 사장 단독 대표이사 체제로 사업을 진행해왔으나, 올해 오너 2세인 조규석, 최지현 대표이사가 나란히 대표로 올라선 것.
이들 오너 2세들은 이미 삼진제약에서 주요 보직을 거친 만큼 그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공동 경영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조규석 대표이사는 주로 경영 관리, 재무, 생산 부문 등을 총괄하며 조직의 안정적인 운영에 집중해왔고, 최지현 대표이사는 영업, 마케팅, 연구개발 부서 등을 지휘하며 성장동력 발굴 등을 진행해왔다.
이에 대표이사로 올라선 이후에도 각기 주력해온 부문을 총괄하며, 삼진제약의 안정적인 운영 및 향후 성장동력 확보 등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