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침내 공개된 국내 D형간염 감염률…세계 유병률 절반

발행날짜: 2025-03-31 05:30:00 수정: 2025-03-31 11:25:42
  • 부천성모병원 이승원 교수팀, 다기관 연구 코호트 진행
    HDV 감염률 2.1%…"외국인·ALT 상승이 주요 예측 인자"

B형간염 바이러스(HBV) 감염자의 일부에서 발생하는 D형간염 바이러스(HDV) 감염이 국내에선 기존 추정치보다 낮은 수준인 2.1%에 불과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글로벌 추정 유병률인 4.5%보다 낮은 수치로, 한국 내 HDV 감염의 실태를 보다 정밀하게 파악한 연구로 평가된다.

가톨릭대 부천성모병원 소화기내과 이승원 교수(대한간학회 부총무이사)

28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제34차 아시아태평양간연구협회(APASL 2025) 연례회의에서 이같은 내용의 국내 코호트 중간 분석 결과가 발표됐다.

D형간염은 B형간염 보유자에서만 발생하는 특성을 가지며, 병의 진행 속도를 가속화하고 간경변 및 간암 위험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었다.

하지만 국내에서 HDV 감염률에 대한 정확한 역학 자료는 부족한 상황이었고 이전까지의 연구들은 주로 혈액 매개 감염 고위험군을 대상으로 하거나 단일기관에서 수행돼, 전국적인 감염 실태를 반영하기 어려웠다.

이러한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가톨릭대 부천성모병원 소화기내과 이승원 교수(대한간학회 부총무이사) 등 연구진은 다기관 전향적 코호트 방식을 채택해 보다 포괄적인 데이터를 확보하고자 했다.

연구진은 2019년부터 2023년까지 국내 13개 3차 의료기관에서 B형간염을 진단받은 2009명의 환자를 등록하고, 혈청 검사 및 임상 데이터를 분석했다.

평균 연령은 56.4세, 남성 62.6%인 참여자를 대상으로 경쟁효소면역법(ELISA)과 화학발광면역법(CMIA)을 이용해 혈청 내 항-HDV 항체 여부를 판별했다.

분석 결과 전체 환자 중 43명(2.1%)이 항-HDV 양성으로 확인됐다. 국내 거주 외국인(106명, 6.2%)의 항-HDV 양성률은 7.4%로, 한국 국적 환자(1.9%)보다 유의하게 높았다.

지역별로는 감염률이 0~3.5%까지 차이를 보였으며, C형간염(HCV) 및 HIV 동반 감염자는 각각 30명(1.5%)과 2명(0.1%)이었다.

HDV 감염과 간경변 및 간암과의 연관성도 분석됐다.

간경변 환자에서 항-HDV 양성률은 2.7%, 비간경변 환자에서는 1.7%로 차이를 보였으나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았다.

간암 환자의 경우도 항-HDV 양성률이 1.8%로, 비간암 환자(2.3%)와 큰 차이가 없었고, 다변량 분석에서는 ALT≥40U/L과 외국 국적이 HDV 감염의 유의한 예측 인자로 확인됐다.

이번 연구는 한국 내 B형간염 환자에서 HDV 감염률이 글로벌 추정치보다 낮고, 외국 국적 환자 및 ALT 상승이 감염 위험과 관련성이 있음을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의를 가진다.

연구 결과를 발표한 이승원 교수는 "해당 연구는 진행 중이므로 참여자가 증가하면 결과가 다소 달라질 가능성이 있다"며 "중간 분석 결과에서는 국내 항HDV 혈청 유병률이 전 세계 추정치보다 낮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러나 지역별로, 국내 거주 외국인인 경우 유병률에 차이가 있어 ALT 40 U/L 이상 및 외국 국적의 CHB 환자에서 D형 간염 바이러스 공동 감염률이 더 높았다"며 "HBV가 만연해 있는 지역에서 HDV 공동 감염이 질병 진행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하기 위해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관련기사

학술 기사

댓글

댓글운영규칙
댓글을 입력해 주세요.
더보기
약관을 동의해주세요.
닫기
댓글운영규칙
댓글은 로그인 후 댓글을 남기실 수 있으며 전체 아이디가 노출되지 않습니다.
ex) medi****** 아이디 앞 네자리 표기 이외 * 처리
댓글 삭제기준 다음의 경우 사전 통보없이 삭제하고 아이디 이용정지 또는 영구 가입이 제한될 수 있습니다.
1. 저작권・인격권 등 타인의 권리를 침해하는 경우
2. 상용프로그램의 등록과 게재, 배포를 안내하는 게시물
3. 타인 또는 제3자의 저작권 및 기타 권리를 침해한 내용을 담은 게시물
4. 욕설 및 비방, 음란성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