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드리드 국립 심혈관연구센터, 1257명 대상 임상
1년간 주요 심혈관 사건 발생률 28% 감소 확인
당뇨병 치료제에서 심부전 치료제로 적응증을 확장한 SGLT-2i 계열약 다파글리플로진이 TAVI 시술 환자의 심혈관 사건 위험 저감용 약물로도 활용될 전망이다.
다파글리플로진을 투약받은 TAVI 시술 환자에서 표준 치료군 대비 1년간 주요 심혈관 사건 발생률이 28% 낮았으며, 심부전 악화 위험도 37% 감소하는 등 또 다른 효용이 밝혀졌다.
스페인 마드리드 국립 심혈관연구센터 세르히오 라포시라스-루빈 등 연구진이 진행한 TAVI 시술 환자에서의 다파글리플로진 투약 결과가 국제학술지 NEJM에 29일 게재됐다(DOI: 10.1056/NEJMoa2500366).
SGLT-2i는 심부전 환자에서 입원 위험을 낮추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지만, 대동맥판막협착증과 같은 판막질환 환자들은 주요 임상 연구에서 대부분 제외돼 있어 그 효과가 명확하지 않았다.

특히 판막질환 환자들은 동반 질환으로 인해 심부전 위험이 높음에도 불구하고, 기존 연구들이 이들을 포함하지 않아 정확한 SGLT-2i의 효과 판별이 어려웠다.
연구진은 TAVI 시술을 받은 심부전 동반 환자에서 다파글리플로진의 임상적 혜택을 검증하고자 이번 연구를 설계했다.
연구는 무작위 대조군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총 1257명의 환자가 등록됐다.
이들은 모두 심부전 병력이 있고 신부전, 당뇨병, 좌심실 수축기 기능 저하 중 하나 이상의 위험 요인을 보유하고 있었다.
연구진은 환자들을 다파글리플로진(10mg, 1일 1회) 복용군(n=620)과 표준 치료군(n=637)으로 무작위 배정한 뒤 1년간 추적 관찰했다.
1차 평가 변수는 전체 사망 또는 심부전 악화(입원 혹은 응급 내원)로 설정됐다.
1차 평가 변수 발생률은 다파글리플로진 투여군에서 15.0%(91명), 표준 치료군에서 20.1%(124명)로 나타났으며, 다파글리플로진은 주요 심혈관 사건 위험을 28% 유의하게 감소시켰다(HR 0.72).
전체 사망률은 각각 7.8%(47명)와 8.9%(55명)로 차이는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았으나(HR 0.87), 심부전 악화 발생률은 다파글리플로진 투여군에서 9.4%, 표준 치료군에서 14.4%로 유의미한 감소 효과가 확인됐다(SHR 0.63).
다만 다파글리플로진 투여군에서는 생식기 감염 및 저혈압 발생이 더 빈번하게 보고됐다.
이번 연구는 TAVI 시술을 받은 심부전 환자에서 SGLT-2i의 효과를 최초로 검증한 무작위 대조군 연구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연구 결과는 기존 SGLT-2i의 심부전 예방 효과가 판막질환 환자에서도 유효할 가능성을 제시하며, 향후 심부전 고위험군에서 다파글리플로진의 역할을 확장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했다.
연구진은 "TAVI 후 고위험 심부전 환자에서 다파글리플로진이 사망과 심부전 악화 위험을 낮출 수 있음을 확인했다"며 "이러한 결과는 향후 판막질환 환자에서 SGLT-2i 사용에 대한 임상적 근거를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