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환자실 병상 확충에만 몰두, 의료 개혁 아냐"

발행날짜: 2025-04-25 11:49:27
  • 대한중환자의학회, 선진국 수준 중환자 진료 방안 제시
    중환자의료 전담 전문 인력 양성 등 네 가지

25일 중환자의학회는 마곡코엑스에서 춘계학술대회 KSCCM-ACCC 2025를 개최하고 선진국 수준의 중환자 진료에 도달하기 위한 질적 수준 제고 방안을 제시하고 나섰다.

대한중환자의학회가 정부가 추진 중인 의료 인력 확충, 지역의료 강화 등의 의료개혁에 대해 중환자 진료의 질 향상을 위한 논의가 배제돼 있다며 방향 전환을 촉구하고 나섰다.

의료 현장에서는 병원마다 최소 기준만을 충족시키는 중환자실 병상 확충에만 몰두하고 있는 실정으로 단순히 병상 수를 늘리는 것은 양적 팽창일뿐 의료 개혁이 아니라는 것.

25일 중환자의학회는 마곡코엑스에서 춘계학술대회 KSCCM-ACCC 2025를 개최하고 선진국 수준의 중환자 진료에 도달하기 위한 질적 수준 제고 방안을 제시하고 나섰다.

2024년 2월부터 정부는 ▲의료 인력 확충 ▲지역의료 강화 ▲의료사고 안전망 구축 ▲보상체계의 공정성 제고를 4대 축으로 하는 의료 개혁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개혁 과정에서 중환자 진료의 질 향상을 위한 포괄적인 논의는 철저히 배제됐고, 현재 의료 현장에서는 병원마다 '최소 기준'만을 충족시키는 중환자실 병상 확충에만 몰두하고 있는 실정이는 것이 학회 측 판단.

홍석경 기획이사(서울아산병원)는 "단순히 병상 수를 늘리는 것이 과연 진정한 의미의 의료 개혁인지, 그리고 그것이 선진국형 중환자의료체계로의 발전을 이끄는 올바른 방향인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며 "정부와 의료계는 그간 중환자실 병상 확대와 장비 보강 등, 이른바 양적 팽창에 많은 자원을 투입해 왔다"고 지적했다.

홍석경 기획이사(서울아산병원)

그는 "이는 코로나19와 같은 국가적 보건 위기 상황에서 일시적인 대응 기반을 제공한 것은 분명하다"며 "하지만 이러한 외형적 확장만으로는 선진국 수준의 중환자의료체계를 구성하는 핵심인 질적 개선을 결코 담보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현재 우리나라의 중환자의료체계는 ▲전담 전문인력의 절대적 부족 ▲진료 표준화의 미비 ▲다학제 협력의 한계 등 심각한 구조적 문제를 안고 있으며, 이로 인해 실제 환자에게 제공되는 치료의 질은 국제적 기준에 현저히 못 미치는 수준이라는 것.

홍 이사는 "중환자 진료는 병상과 장비의 숫자로만 해결되는 영역이 아니"라며 "고도의 전문성을 갖춘 인력과 이를 뒷받침하는 체계적인 시스템이 유기적으로 작동할 때 비로소 생명을 지킬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지금은 양에서 질로의 전환점에 서 있다"며 "중환자의료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국가 차원의 강력한 정책 개입과 함께 다음과 같은 개혁 과제가 시급히 이행돼야 한다"고 했다.

학회가 제시한 방안은 ▲중환자의료 전담 전문 인력의 양성과 근무환경 개선을 위한 제도적 지원 확대 ▲전국 단위의 중환자 진료 표준화 및 질 관리 체계 수립 ▲다학제 기반 협진 및 중환자 재활 연계를 포함한 통합 진료체계 구축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한 중환자의료 정책 수립 및 예산 지원 강화까지 네 가지.

조재화 회장은 "중환자실은 의료체계의 마지막 보루"라며 "감염병 유행과 같은 사회적 의료재난이 반복될 때마다 우리는 이 보루의 취약함을 뼈저리게 경험해 왔다"며 "이번 의료개혁의 방향 속에서 중환자의료체계 강화가 제외된다면, 앞으로 최소 10년 이상 우리나라의 중환자 진료 수준은 지금의 한계를 벗어나기 어려울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지금이야말로, 대한민국의 중환자의료체계가 단순한 병상 수 확장을 넘어 질적 도약을 이뤄낼 수 있도록 근본적인 정책 전환과 투자가 요구되는 시점"이라며 "10만명 당 중환자실 베드 수를 보면 미국이 21 베드, 일본이 14 베드, 캐나다가 13 베드인 반면 체코슬로바키아는 40 베드로, 베드 수가 많다고 질은 담보하는 것은 아니"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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