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리어드, 건보공단과 최종 약가 합의…6월 적용 유력
1차 치료서 키트루다 약평위 논의, 치료 시퀀싱 변화
삼중음성유방암에 대한 치료 패러다임이 신약에 대한 급여 적용과 맞물려 빠르게 변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음 달 항체약물접합체(antibody-drug conjugate, ADC) 의약품으로는 두 번째로 트로델비(사시투주맙고비테칸)가 급여권 진입이 가시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16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민건강보험공단와 길리어드사이언스코리아는 트로델비 약가협상에 최종 합의한 것으로 확인됐다. 최종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의결만 남은 셈이다.
트로델비는 항체약물접합체(antibody-drug conjugate, ADC) 의약품으로, 유방암을 포함한 다양한 암종에서 높은 발현을 보이는 Trop-2 단백질과 결합해 종양세포 내부로 약물을 방출함으로써 건강한 세포에 대한 영향을 최소화하면서도 종양세포뿐만 아니라 종양미세 환경까지 파괴하는 효과를 지녔다.
현재 국내 임상현장에서는 삼중음성유방암(TNBC, Triple-negative breast cancer) 치료에 비급여로 활용이 가능하다.
하지만 비급여로 환자가 투여받기 위해선 한 사이클(3주) 당 1000만원을 넘어서는 비용 부담이 뒤 따르는 만큼 환자 접근성 개선과 임상현장 활용을 위해선 급여 적용이 필수적이었다.
더구나 세포독성 항암제를 제외하고 유전자 변이나 바이오마커와 관계없이 전이성 삼중음성 유방암환자의 2차 이상 치료에 식약처의 허가를 받은 치료제는 트로델비가 유일하기에 환자들 사이에서도 급여 요구가 높은 치료제로 꼽힌다.
이 가운데 건보공단과 최종 약가협상에 합의하면서 사실상 오는 6월 급여 적용을 눈앞에 두게 됐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약제급여평가위원회 재도전 끝에 결국 첫 번째 혁신성 인정 신약으로 급여 목록에 오르게 된 셈이다. ADC 신약으로는 엔허투에 이어 두 번째로 급여 목록에 오르게 됐다.
트로델비 국내 출시와 함께 국내에서 항암제사업부를 출범시킨 길리어드 입장에서도 임상현장 영향력 확대에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할 전망이다.
다만, 항암화학요법과 함께 1차 치료로 활용되는 키트루다(펨브롤리주맙, MSD)가 비급여인 상황은 여전히 걸림돌이다. 2차 치료로 활용되는 트로델비 입장에서는 키트루다 역시 급여 적용이 돼야 임상현장에서 적극적인 치료가 이뤄질 수 있기 때문이다.
다행스러운 점은 키트루다가 심평원 암질환심의위원회로부터 급여기준 설정 필요성을 인정받아 약평위서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는 점이다.
참고로 전이성 삼중음성유방암 치료의 경우 1차 치료로는 항암화학요법 혹은 키트루다와 티쎈트릭(아테졸리주맙, 로슈), 2차 치료제로 PARP억제제 린파자(올라파립, 아스트라제네카)에 2차 이상으로 트로델비가 임상현장에서 활용되고 있다.
연세암병원 손주혁 교수(종양내과)는 "키트루다가 트로델비와 경쟁한다고 볼 수 없다. 모두 환자들에게 도움이 되는 약들로 삼중음성 유방암에 있어 모두 급여가 됐으면 한다"며 "트로델비가 무진행 생존기간이 항암화학요법 대비 5개월 연장했다. 환자에게 5개월은 소중한 데다 치료제 반응이 좋은 환자는 10~15개월 늘어나는 데이터도 존재하기 때문에 임상적 의의가 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