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은 심부전 예측의 '창'…망막 이미지로 심혈관 위험 예측

발행날짜: 2025-10-16 12:03:00
  • 안저 사진 기반 딥러닝 바이오마커 'Reti-CVD', 비허혈성 심근병증 위험도 예측
    여성 심부전 환자서 미세혈관 기능장애 두드러져…비침습적 심혈관 평가 도구로 부상

비침습적인 망막 촬영 방식으로 심혈관 위험을 예측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제시됐다.

심부전 환자의 눈을 통해 심혈관 위험을 예측할 수 있는 인공지능(AI) 기반 바이오마커 연구 결과가 나왔다.

비침습적으로 눈을 촬영, AI 기반 망막 바이오마커를 통해 미세혈관 이상 여부를 측정하고 심부전의 위험도를 예측할 수 있어 주요 혈관 질환의 위험을 비침습적으로 관리하는 시대를 여는 첫걸음이 될 수 있다는 것.

16일 대한심장학회는 그랜드워커힐호텔에서 국제학술대회(KSC 2025)를 개최하고 최근 병의원에서 활용되기 시작한 안저 검사 망막 이미지 기반 혈관 및 대사 건강을 평가하는 AI의 활용성에 대해 논의했다.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이주연 등 연구진은 딥러닝 기반 망막 바이오마커를 활용한 심부전 환자의 동맥경화 위험 예측(Evaluation of a Deep Learning–Based Retinal Biomarker, Reti-CVD)' 연구 결과를 발표하며 "심부전 자체가 허혈성 원인과 관계없이 미세혈관 이상과 관련돼 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에서 활용된 Reti-CVD는 단순히 안저 사진을 분석하는 수준을 넘어, 관상동맥 석회화 수치(CAC score)와의 상관관계를 학습한 딥러닝 알고리즘을 통해 심혈관 위험을 추정하는 새로운 형태의 바이오마커다.

이 연구원은 "기존의 관상동맥 CT와 달리, Reti-CVD는 망막 영상을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비침습적이고 방사선 노출이 없다는 점에서 큰 장점이 있다"며 "외래 진료실에서도 간단히 시행할 수 있는 접근 가능한 심혈관 위험 평가 도구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는 2024년 7월부터 2025년 4월까지 연세이대 심장혈관센터에서 Reti-CVD 검사를 받은 심부전 환자와 고혈압 대조군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좌심실 박출률(LVEF) 50% 미만의 환자 중 비허혈성 심근병증(NICM) 143명, 허혈성 심근병증(ICM) 76명, 그리고 구조적 심질환이 없는 고혈압 환자 594명이 포함됐다.

모든 대상자는 망막 촬영 후 AI 분석을 통해 Reti-CVD 점수를 산출하고, 연령과 성별을 반영한 기준에 따라 저위험, 중간위험, 고위험군으로 분류됐다.

분석 결과 NICM 환자의 Reti-CVD 점수 중앙값은 41.4로 대조군(38.9)보다 유의하게 높았으며(p=0.006), 고위험군 비율 또한 52.4%로 대조군(39.6%)보다 높았다.

특히 여성 환자에서 차이가 뚜렷했다.

여성 NICM 환자의 평균 Reti-CVD 점수는 41.4로, 대조군 여성(37.9)보다 높았고, 고위험군 분포 역시 53.3% 대 34.2%로 큰 차이를 보였다.

반면 남성에서는 NICM과 대조군 간 유의한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다.

이 연구원은 "이러한 성별 차이는 여성 심부전 환자에서 관상동맥이 막히지 않더라도 미세혈관 기능 장애가 더 뚜렷하게 나타난다는 기존의 관찰 연구들과 맥락을 같이 한다"고 말했다.

한편 ICM 환자는 NICM보다 평균 연령이 약간 높았지만(65세 vs 62세), 남성 비율이 95%에 달했고 Reti-CVD 점수 역시 44.4로 NICM(41.4)보다 높았다.

고위험군 분포도 67.1%로 NICM보다 높았으며, 이러한 차이는 남녀 모두에서 일관되게 유지됐다.

이주연 연구원은 "Reti-CVD가 단순히 관상동맥 협착 여부를 반영하는 것이 아니라, 전신의 혈관 염증과 미세혈관 손상을 포착하는 지표임을 보여주는 결과"라고 해석했다.

기기 앞에 앉아 눈 사진 한 장만 찍으면, AI가 나이와 성별 정보를 함께 입력받아 자동으로 위험도를 산출한다는 점에서 Reti-CVD의 임상적 잠재력은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그는 "향후 심부전 환자에서 허혈성·비허혈성 원인을 감별하거나 주요 심혈관 사건(MACE) 위험을 예측하는 보조 도구로 활용될 수 있다"며 "비허혈성 심근병증 환자에서도 Reti-CVD가 상승했다는 것은, 심부전이라는 질환 자체가 내피 염증이나 미세혈관 기능 장애 같은 비허혈성 병태와 긴밀히 연결돼 있음을 시사한다"고 판단했다.

그는 "여성 환자에서 더 뚜렷하게 나타난 점은 최근 심부전 병태생리에 있어 성별 차이가 중요하다는 흐름과도 맞닿아 있다"며 "앞으로는 단순히 혈관이 막혔느냐가 아니라, 전신의 미세혈관 상태를 평가하는 것이 중요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관련기사

학술 기사

댓글

댓글운영규칙
댓글을 입력해 주세요.
더보기
약관을 동의해주세요.
닫기
댓글운영규칙
댓글은 로그인 후 댓글을 남기실 수 있으며 전체 아이디가 노출되지 않습니다.
ex) medi****** 아이디 앞 네자리 표기 이외 * 처리
댓글 삭제기준 다음의 경우 사전 통보없이 삭제하고 아이디 이용정지 또는 영구 가입이 제한될 수 있습니다.
1. 저작권・인격권 등 타인의 권리를 침해하는 경우
2. 상용프로그램의 등록과 게재, 배포를 안내하는 게시물
3. 타인 또는 제3자의 저작권 및 기타 권리를 침해한 내용을 담은 게시물
4. 욕설 및 비방, 음란성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