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 대립 재시동…"복지부 감사청구·쟁점법 강력 반대"

발행날짜: 2026-01-09 05:20:00 수정: 2026-01-09 09:06:52
  • 의협, 수급추계위원회 추계 과정 위법·부당성 공론화 예고
    "건보법·디지털헬스법 등 규제 법안도 반대 입장 정리"

대한의사협회(의협)가 새해부터 정부의 의대 증원 강행과 국회의 주요 보건의료 법안들에 대해 전방위적인 반격에 나섰다.

2027학년도 의대 정원 결정 과정을 '행정 폭거'로 규정하고 감사원 감사를 청구하는 한편, 의료계 규제를 담은 법안들에 대해 '강력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며 의-정 갈등의 파고가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8일 의협은 보건복지부가 2025년 감사원의 지적 사항을 무시한 채 2027년도 의대 정원 증원을 무리하게 추진하고 있다며 감사원에 공익감사를 청구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2025년 11월 감사원은 의대 정원 증원 추진 과정의 위법·부당성을 지적한 바 있다.

이에 의협은 "감사원 지적에도 불구하고, 이를 전혀 시정하지 않은 채 복지부는 2027년도 정원 결정을 강행하고 있다"며 "보건의료기본법 제23조의2에 따르면 보건의료인력 수급 추계 시에는 반드시 지역 단위 수급 추계와 전문과목 및 진료과목별 수급 추계를 분석하고 반영해야 한다고 규정한다"고 강조했다.

수급추계위원회는 이러한 세부 분석을 생략하거나 형식적으로 처리한 채, 전체 총량 중심의 수치만을 발표, 이는 명백한 직무유기이자 법치주의 훼손에 해당한다는 것이 의협 측의 판단.

또한 "정부 중심의 편향된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보정심) 구성원들이 부실한 데이터를 근거로 졸속 의결을 시도하고 있다"며 이번 감사 청구를 통해 정부의 위법 행정에 엄중한 책임을 묻겠다는 방침이다.

■ 건보법·디지털헬스법 등 '규제 법안' 전방위 저지

의협은 최근 국회에서 발의된 주요 개정안들에 대해서도 산하 단체 의견 수렴을 거쳐 '강력 반대' 의견을 제출하기로 했다.

먼저 김예지 의원이 발의한 국민건강보험법 개정안은 요양기관 개설자, 요양기관의 장 및 종사자 등이 환자에게 폭행 등을 가한 경우 보건복지부장관이 해당 요양기관에 업무정지명령을 내릴 수 있도록 하고, 전문요양기관인 경우에는 전문요양기관의 인정을 취소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에 의협은 "노인 학대 예방이라는 취지에는 공감하나, 제시한 문제 영역을 넘어 의료기관 전반에 과도하게 적용될 수 있는 점이 우려된다"며 "의료현장의 안전을 고려하지 않은 채 규제만을 강화하고 있는 점 등 본 개정안에 강력히 반대한다"고 했다.

의협은 "특히 의료인에 대한 폭행 방지책은 미비한 상황에서 의료기관에 대한 제재만 강화하는 것은 필수의료 환경을 위축시킬 수 있다"며 "요양기관 종사자의 학대행위를 이유로 업무정지나 인정 취소까지 가능하도록 했지만 의료기관 개설자의 관리·감독 책임 범위와 행정처분 기준은 충분히 구체적이 않다"고 지적했다.

한편 정태호 의원이 발의한 '디지털헬스산업 특별법'에도 반대하기로 입장을 정리했다.

해당 법안은 개인건강정보에 대한 가명처리의 근거, 전송요구대상이 되는 개인건강정보의 범위를 명확히 하며, 개인건강정보의 활용으로 인해 성과물 또는 수익이 발생하는 경우 이해관계인들이 정당한 대가를 받을 수 있도록 책무를 부여, 산업적 활용을 촉진한다.

의협은 정보 주체의 동의 없는 '상업적 가명처리' 허용 조항을 핵심 독소조항으로 꼽았다.

의협은 "개인건강정보는 의료기관에서 의료인이 전문지식을 활용해 생산한 정보를 포함하고 있으므로 정보 생산자의 권리 보장이 선행돼야 한다"며 "개인정보 보호법상의 수집 최소화 및 목적 명확화 원칙에 따라 개인건강정보를 더욱 구체적이고 제한적으로 정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의협은 "디지털헬스서비스 정의에 의료행위와 조제 및 복약지도를 포함하는 것은 본질적인 의료행위 전반을 산업적 서비스 범주로 재정의하는 것"이라며 "이는 향후 비의료인의 의료 유사행위 확대나 플랫폼 기반 의료의 우회적 합법화로 이어질 위험이 크다"고 강조했다.

책임 소재와 비용 전가 문제도 지적됐다. 제3자 전송요구권 등으로 정보가 유출될 경우 보안 사고의 피해는 국민이 입는데 정작 의료기관에 대한 면책 규정은 미비하다는 것이다.

의협은 "적법하게 데이터를 전송한 경우 이후 단계에서 발생하는 사고에 대해 의료기관과 의료인에게 책임을 묻지 않는 명확한 면책 규정이 반드시 포함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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