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바이오업계 새로운 돌파구로 CDMO가 뜨는 이유는

발행날짜: 2026-01-12 05:30:00
  • 약가 압박·신약 불확실성 속 안정적 성장 전략 모색 일환
    셀트리온·삼성 등 바이오 강자부터 API·완제 제조사도 주력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가 CDMO(위탁개발·위탁생산)를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적극 육성하고 있다. 바이오의약품 분야를 넘어 화학합성 의약품, API(원료의약품), 완제의약품을 생산하는 전통 제약사들까지 CDMO 사업 강화에 나서면서, CDMO는 제약업계 전반의 중장기 전략 일환으로 자리잡고 있다.

11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이 같은 변화는 약가 규제와 신약 개발의 불확실성이 높아진 환경에서 안정적인 매출 기반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바이오 CDMO, 글로벌 시장 주도권 경쟁

바이오시밀러 분야에서 글로벌 입지를 다진 셀트리온은 CDMO 시장에 본격 진출했다. 회사는 미국 생산 거점을 중심으로 2035년까지 CDMO 매출 3조원 달성을 목표로 공격적 투자에 나서고 있다.

셀트리온의 강점은 바이오의약품 대규모 생산 경험과 글로벌 GMP 인증 시설. 자체 바이오시밀러 생산을 통해 축적한 품질관리 노하우와 미국 FDA 승인 경험으로 CDMO 분야에서 유리한 입지를 확보하고 있다.

국내 제약, 바이오 기업들은 새로운 경쟁력으로 CDMO 사업 에 뛰어들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또한 국내 CDMO 분야 선두주자 중 한 곳. 글로벌 상위 20개 제약사 중 17곳과 파트너십을 맺고 있으며, 최근 약 12억 달러 규모의 대형 제조 계약을 체결 중이다.

인천 송도에 세계 최대 규모의 바이오 생산 설비를 갖추고, 단일클론항체부터 이중항체, 융합단백질 등 다양한 바이오의약품 생산하고 있다.

SK팜테코는 소분자 API와 항체-약물 접합체(ADC) 등 기술 난도가 높은 영역에 집중하며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미국과 유럽에 다국적 생산 거점을 확보했으며, 최근 롯데바이오로직스와 ADC CDMO 분야 협력 의향서를 체결하며 첨단 치료제 영역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미국 시러큐스 바이오 캠퍼스를 기반으로 cGMP 생산 역량을 갖추며 '미국 내 생산' 조건을 충족한다는 점에서 경쟁력을 확보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전통 제약사들도 생산 시설 CDMO 전환 가속

바이오 기업들뿐 아니라 전통 제약사들도 CDMO 사업 강화에 나서고 있다. 자체 제품 생산만으로는 설비 가동률을 유지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보유 시설을 활용한 위탁생산이 새로운 수익원으로 부상하고 있는 것이다.

국내 중견 제약사들 사이에서는 API 제조와 완제의약품 생산 설비를 CDMO 목적으로 활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특히 글로벌 제네릭 시장 확대와 함께 한국산 API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면서, 품질 인증을 갖춘 국내 제조사들이 위탁생산 계약을 확보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대웅제약 계열사 대웅바이오는 향남 바이오 플랜트에서 미생물 기반 바이오의약품 CDMO 사업 준비를 진행 중이며, FDA GMP 인증을 목표로 글로벌 시장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

제약·바이오업계는 장기적 관점에서 CDMO사업을 새로운 돌파구로 구축해나가고 있다.

한미약품 등 일부 오리지널 신약 개발사들도 과거 구축한 생산 설비를 CDMO 목적으로 일부 활용하며 생산 역량을 다각화하고 있다. 이들 기업은 자체 신약 파이프라인과 CDMO 사업을 병행하며 수익 포트폴리오 안정성을 높이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주목할 부분은 화학합성 의약품 CDMO는 바이오 CDMO와는 다른 특성을 보인다는 점이다. 바이오 CDMO가 대규모 설비 투자와 초기 진입장벽이 높은 반면, 화학합성 의약품은 상대적으로 진입이 용이하지만 가격 경쟁이 치열하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제약업계 한 관계자는 "화학합성 CDMO 시장은 인도, 중국 등 저가 생산국과의 경쟁이 치열해 단순 가격 경쟁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국내 기업들은 품질 안정성, 납기 준수, 규제 대응 등 강화해 고부가가치 시장을 공략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CDMO가 제약 바이오업계 '돌파구'인 이유

제약사들이 바이오·화학합성 구분 없이 CDMO를 전략적으로 선택하는 배경에는 다양한 요인이 있다.

일단 계약 기반의 안정적 매출 구조가 그 이유다. 자체 제품은 약가 정책, 시장 경쟁, 임상 성패 등 변수가 많지만, CDMO는 계약만 확보되면 중장기 매출 가시성이 확보되기 때문이다.

특히 급여 의존도가 높은 국내 시장에서 약가 규제가 강화되는 상황에서, 약가 영향을 받지 않는 CDMO는 매력적인 선택지가 되고 있다.

또한 글로벌 공급망 다변화 수요도 한몫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글로벌 제약사들은 단일 생산기지 의존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다수의 CDMO 파트너 확보에 나서고 있다.

특히 미·중 갈등과 지정학적 리스크가 커지면서 중국 이외 생산기지 확보가 시급해진 글로벌 제약사들에게 한국은 매력적인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제약 바이오 기업들이 CDMO에 뛰어드는 이유는 새로운 파이프라인을 구축하기 위해서라는 전언이다.

이와 더불어 보유 설비의 효율적 활용도 그 일환이다. 대형 제약사들은 이미 GMP 시설과 생산 인력을 확보하고 있어, 자체 제품 생산만으로는 가동률이 낮을 수 있다. CDMO를 통해 설비 활용도를 높이면서 고정비 부담을 낮출 수 있다.

글로벌 네트워크 확장도 이유 중 하나다. CDMO 계약을 통해 글로벌 빅파마와 관계를 형성하면, 향후 공동개발이나 기술 이전 등 다양한 협력 기회로 확장될 가능성이 열린다. 다시말해 새로운 파이프라인을 구축할 수 있다.

"신약 포기 아닌, 신약 위한 기반 구축"

일각에서는 CDMO 확대를 '신약 개발 후퇴'로 해석하기도 하지만, 업계 내부 평가는 다르다. CDMO를 통해 확보한 안정적 현금 흐름이 오히려 중장기 신약 투자를 가능하게 한다는 것이다.

한 제약사 임원은 "CDMO는 신약의 대체재가 아니라 보완재"라며 "안정적인 CDMO 수익을 기반으로 고위험 신약 개발에 투자할 수 있는 재무 건전성을 확보하는 것이 현실적인 전략"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글로벌 제약사들 역시 자체 제품 개발과 CDMO 사업을 동시에 운영하며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는 추세다. 스위스 Lonza나 인도 Neuland Laboratories 같은 글로벌 CDMO 기업들도 자체 제품 개발과 CDMO를 병행하며 안정적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바이오 CDMO와 화학합성 CDMO는 시장 구조와 경쟁 양상은 다르지만, 궁극적으로 '안정적 매출 확보와 글로벌 파트너십 구축'이라는 공통 목표를 향해 가고 있다.

바이오 CDMO는 초기 투자 규모가 크고 기술 진입장벽이 높지만, 한번 고객을 확보하면 장기 계약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반면 화학합성 CDMO는 진입장벽은 낮지만 가격 경쟁이 치열해 품질과 납기 준수 등 차별화 요소가 핵심이다.

업계에서는 향후 CDMO 시장이 ▲글로벌 GMP 인증과 규제 대응 역량을 갖춘 상위 그룹과 ▲가격 경쟁에 노출된 중하위 그룹으로 양분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한 업계 전문가는 "CDMO는 이제 제약사들에게 선택이 아닌 필수 전략으로 자리 잡고 있다"며 "바이오든 화학합성이든, 각 기업이 자신의 강점을 살려 차별화된 CDMO 서비스를 제공한다면 글로벌 시장에서 충분히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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