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부 정경실 보건의료정책실장 "의료계, 충분히 소통"
중증 환자 중심 상급종합병원 전환…"구조 바뀌어야 수가 유지"
정부가 2027년 의대 정원 조정 논의와 관련해 학교별 정원 배정 이후 감원은 불이익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에 신중한 결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내년도 의대 정원을 둘러싸고 의료계의 관심이 집중되는 가운데, 보건복지부는 충분한 논의와 절차를 거쳐 결론을 내리겠다는 방침을 재확인했다.

보건복지부 정경실 보건의료정책실장은 21일 실장 임명 이후 첫 복지부전문기자협의회 간담회를 통해 "최대한 소통하고 의견을 모으면서 예측 가능한 행정을 하는 것이 정부의 목표"라고 밝혔다.
보건의료정책실장은 의대 정원과 의료 전달체계, 수가 정책 등을 총괄하는 복지부 핵심 보직으로, 정 실장은 복지부 내 주요 보건의료 정책 부서를 두루 거친 인물이다.
정 실장은 보건의료 정책 전반에 대해 "오랫동안 쌓여온 갈등 사안이 많지만, 충분히 소통하면서 무엇이라도 달라졌다고 말할 수 있는 지점까지 한 발이라도 나아가는 정책 성과를 보여드리고 싶다"며 "보건의료 정책에서도 속도, 성과, 소통이라는 원칙을 놓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의료계와의 관계에 대해서도 "과거처럼 격한 갈등 상황으로 돌아가지 않기를 바란다"며 "희망 사항이지만 그런 상황은 없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현재 의료계가 가장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사안은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에서 논의 중인 2027년 의대정원이다.
정 실장은 "가능하다면 1월 말까지 논의를 마무리하는 것이 가장 좋겠지만, 무리하게 시한을 밀어붙일 수 없다"며 "다만 절차상 필요한 시간은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의대 정원은 5058명으로 배정이 완료된 상태로, 이를 조정하기 위해서는 교육부 차원의 공식 절차를 거쳐야 한다.
그는 "교육부는 이미 학교별로 정원을 배정한 상황이기 때문에 이를 줄이는 것은 학교 입장에서는 일종의 불이익이나 페널티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며 "학교 구성원들의 의견을 듣는 과정과 이의 제기 기간 등을 충분히 보장해야 향후 절차적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러한 절차를 모두 고려하면 늦어도 1월 말에서 2월 초까지는 확정이 이뤄져야 한다는 교육부의 판단이 있다"고 말했다.
의료 인력 수급 추계에 대해서는 "수급추계위원회가 지난해 8월부터 12월까지 총 12차례 회의를 진행했고, 공신력 있는 자료를 토대로 매우 치열하게 논의했다"며 "현재 확보가 불가능한 자료를 기다리며 아무 결정도 하지 않을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어 "아무 결정도 하지 않으면 현행 5058명 체제가 유지되는데, 이는 의료 현장과 교육 현장에서 수용하기 어려운 안"이라며 "정상적인 절차를 거쳐 결정을 내려야 한다는 점에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고 했다.
교육의 질 저하 우려에 대해서는 "주관적으로 느끼는 어려움과 법적·객관적 기준 사이에 괴리가 있을 수 있다"며 "고등교육법과 의학교육평가원 기준으로 보면 모든 의대가 법정 기준은 충족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교원 확보 기준 역시 의대는 교수 1명당 학생 8명이 기준인데, 현재 평균적으로는 1대2 수준"이라고 전했다.
의료계와 소통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정 실장은 "복지부 과장이나 차관, 장관까지 계속 의료계와 만나 의견을 듣고 있다"며 "의견을 청취하면서 정부가 가야 할 방향에 대해서도 설명하는 과정을 병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 "상종 구조전환 3조원 투입, 수가 인상 필요한 부분 정상화한 것"
상급종합병원 구조전환과 관련해서는 "중증 환자 중심으로 의료 전달체계를 바꾸려면 기존 구조를 유지할 유인을 제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상급종합병원이 경증 환자를 계속 볼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중환자를 보면 손실이 발생했기 때문으로, 이러한 구조를 바꾸지 않으면 전달체계 개편은 불가능하다는 지적이다.
상급종합병원 구조전환 사업은 상급종합병원이 경증·중등증 환자 진료에서 벗어나 중증·응급·희귀질환 중심으로 기능을 재편하도록 유도하는 정책이다. 이를 통해 1차·2차 의료기관과의 역할 분담을 명확히 하고, 의료 전달체계를 정상화하는 것이 목표다.
정부는 이를 위해 연간 약 3조 원 규모의 재정을 투입하고 있다.
정 실장은 "2조원은 중환자실과 입원실의 저평가된 수가를 정상화하는 데 쓰였고, 나머지는 상급종합병원에서 주로 이뤄지는 중증 수술·마취 수가를 인상하는 데 투입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는 수가를 퍼준 것이 아니라 반드시 올려야 할 부분을 정상화한 것"이라며 "궁극적으로는 이 수가를 본 수가로 제도화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이어 "시범사업 이후에도 수가를 유지하려면 상급종합병원이 구조전환을 실제로 이뤄냈다는 성과가 있어야 한다"며 "경증 환자를 줄이고 중증 환자 중심으로 체질이 개선됐다는 평가가 나오지 않으면 제도화를 정당화하기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끝으로 "1년 차 평가는 긍정적으로 나왔지만, 2~3년 차 평가에서 진료량만 늘고 경증 환자가 그대로라는 결과가 나오면 손을 쓸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