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혜영 혜랑 노동법률사무소 대표 노무사
김재우 세무회계 리안 대표 세무사


최근 근로복지공단이 사내근로복지기금에 대한 구체적인 가이드를 제시하며 제도 도입을 권고하고 있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사내근로복지기금은 개별 사업장의 선택을 넘어 인적자원 안정과 근로복지 강화를 위한 정책적 수단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으며, 이는 복지가 선택이 아닌 전략의 영역에 들어섰음을 보여준다.
병·의원에서 사내근로복지기금은 특정 복지 항목을 단순히 늘리기 위한 수단이 아니라, 복지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틀로 이해할 필요가 있다. 체력 증진을 위한 체육·문화생활비, 의료비 지원, 장기근속자 복지 프로그램, 출산·육아 지원 등은 병·의원 현장에서 수요가 높은 영역이다. 다만 모든 지원은 '근로의 대가'가 아니라 '복지 목적'임이 명확히 드러나도록 설계돼야 한다.
아울러 기금 운영에서는 근로자 간 형평성과 투명성이 핵심이다. 합리적 기준 없이 특정 직군이나 일부 직원에게만 집중된 지원은 오히려 내부 갈등을 유발할 수 있다. 따라서 기금 규정 단계부터 지원 대상과 기준을 명확히 설정하고, 근로자 대표가 참여하는 운영 구조를 갖추는 것이 바람직하다.
■사내근로복지기금은 세무와 노무의 입체적 관리가 핵심
사내근로복지기금은 근로자 복지 증진을 목적으로 설립되는 비영리법인이다. 병원과는 별도의 운영주체로서 고유목적사업과 수익사업을 구분해 관리해야 한다. 특히 수익사업이 발생하는 경우에는 법인세·부가가치세 신고 의무가 수반되는 등 영리법인과 동일한 세무 규율이 적용된다.
설립 이후 세무 관리가 느슨해질 경우 고유목적사업준비금 부인, 수익사업 누락, 가산세 부담 등 실질적인 불이익으로 이어질 수 있다. 노무 영역에서는 정관 및 시행세칙의 적정성, 근로자 간 형평성, 맞춤형 설계가 중요하다면, 세무 영역에서는 수익 구조와 구분경리, 신고 누락 여부가 기금의 리스크를 좌우한다.
두 영역이 분리된 채 운영될 경우 복지 제도는 오히려 부담으로 전락할 수 있다. 결국 사내근로복지기금은 노무사의 제도 설계와 세무사의 비영리법인 세무 관리가 함께 작동할 때 안정적인 복지 인프라로 기능한다.
워라밸이 일상이 된 오늘날 병·의원 경영에서 복지는 더 이상 부수적 요소가 아니다. 사내근로복지기금은 의료기관이 떠안아야 할 부담이 아니라, 노무 리스크를 줄이고 조직 안정성을 높이는 전략적 제도로 활용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도입 그 자체가 아니라, 의료기관의 특성과 인력 구조에 맞게 기금을 올바르게 설계하고 안정적으로 운영하는 것이다.
사내근로복지기금은 설립부터 운영·관리까지 노무와 세무의 종합적인 전문성이 동시에 요구되는 제도다. 제도 설계 단계에서는 노무적 타당성과 형평성을 검토해야 하고, 운영 단계에서는 비영리법인에 대한 세무 관리와 신고 의무가 뒤따른다. 이 두 영역을 각각 대응할 경우 관리 공백과 리스크가 발생하기 쉽다.
노무사와 세무사가 함께하는 사내근로복지기금 설립과 운영이라면 이러한 공백을 최소화하고, 사내근로복지기금을 안정적인 복지 제도이자 병원 경영의 전략적 자산으로 완성할 수 있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