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조 '특허 절벽' 수혜자 누구? K-바이오, 주도권 잡을까

발행날짜: 2026-03-10 05:30:00
  • 200조 시장 재편하는 K-공성전…셀트리온 '직판'-삼성에피스 '속도'
    대안 넘어 '필수재'로…글로벌 처방 현장의 패러다임 바꾸는 K-시밀러

[메디칼타임즈=임수민 기자] 2026년 예고된 거대 블록버스터들의 특허 만료는 단순한 약가 인하를 넘어, 연간 200조 원 규모 시장의 헤게모니가 재편되는 거대한 변곡점이 될 전망이다.

글로벌 의약품 공급망의 주도권이 바뀌는 이 대전환의 중심에서 전 세계 수많은 제약사가 시장 선점의 기회를 노리고 있는 가운데, 한국에서는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에피스 등이 차별화된 전략을 앞세워 실질적인 시장 지배력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 스텔라라부터 프롤리아까지... 200조원 '빈틈' 노린다

2026년을 기점으로 글로벌 시장의 판도를 뒤흔들 연 매출 수조 원 규모의 대형 품목들이 특허 만료를 앞두고 있다.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스텔라라(얀센)', 골다공증 치료제 '프롤리아(암젠)', 황반변성 치료제 '아일리아(리제네론)' 등이다. 이들의 연간 글로벌 매출 합계는 200조원을 상회한다.

국내 기업들은 소모적인 특허 분쟁 대신 오리지널 제약사와 전략적 조기 합의를 이끌어내며, 시장 개방과 동시에 진입할 수 있는 최우선 진입권을 일찌감치 확보해 둔 상태다.

우선, 자가면역질환 치료제의 세대교체가 예고된 우스테키누맙(제품명 스텔라라) 시장은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시장 진입 속도를 높이며 치열한 주도권 다툼이 전개되고 있다.

셀트리온의 '스테키마(CT-P43)'와 삼성바이오에피스의 '피즈치바(SB17)'는 이미 2024년 말부터 유럽 주요국에 순차적으로 출시되며 초기 시장 안착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특히 최대 시장인 미국의 경우, 양사 모두 오리지널사인 얀센과의 특허 합의를 통해 2025년 초부터 본격적인 상업화에 돌입했으다. 올해는 이들이 오리지널의 점유율을 실질적으로 흡수하며 시장 재편을 주도하는 핵심 시기가 될 전망이다.

2026년을 기점으로 연 매출 수조 원 규모의 대형 품목들이 특허 만료를 앞두고 있다.

골다공증 및 암 환자의 뼈 전이 예방에 쓰이는 데노수맙(제품명 프롤리아·엑스지바) 시장 역시 국내 바이오시밀러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오보덴스(SB16)'와 셀트리온의 '스토보클로(CT-P41)'는 2025년 상반기 미국과 유럽에서 잇따라 허가 관문을 넘으며 공급망 구축을 완료했다.

끝으로, 연 매출 12조 원 규모의 안과 질환 치료제 애플리버셉트(제품명 아일리아)는 2026년 가장 가파른 점유율 변화가 예상되는 격전지다.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오퓨비즈(SB15)'와 셀트리온의 '아이덴젤트(CT-P42)'는 이미 유럽과 영국 시장에서 처방권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 셀트리온, 시밀러 넘어 신약 대우... 미국 직판의 승부수

셀트리온의 전략은 단순히 가격 경쟁력에만 의존하지 않는 것이다. 오리지널 대비 부가가치를 높여 수익성을 극대화하는 '프리미엄 시밀러' 전략이 핵심이다.

대표적인 예시로 미국에서 신약으로 허가받은 '짐펜트라(램시마SC 미국 제품명)'가 있다. 짐펜트라는 세계 최초이자 유일한 인플릭시맙 피하주사 제형으로, 기존 정맥주사 대비 투약 편의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하며 바이오시밀러를 넘어선 '바이오베터'로서 차별화된 입지를 구축했다.

특히, 짐펜트라는 제형의 혁신성을 인정받아 미국 FDA로부터 바이오시밀러가 아닌 신약 경로로 승인을 획득했다. 이는 단순 복제약의 저가 수주 경쟁에서 벗어나 오리지널에 준하는 높은 약가를 책정받을 수 있는 토대가 됐다.

셀트리온 전경 모습.

출시 초기부터 독자적인 가격 결정권을 확보함으로써, 통상 오리지널 가격의 절반 이하로 책정되는 일반 시밀러와 달리 매출 규모와 수익성을 동시에 확보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완성한 것이다.

동시에 셀트리온은 지난 2023년부터 미국 내 직접 판매 체제를 전격 가동했다. 과거 글로벌 파트너사에 유통을 맡기던 방식에서 탈피해, 현지 법인이 직접 영업망을 운영하며 유통 수수료 등 중간 비용을 내부 수익으로 전환하는 체질 개선에 나선 것이다.

2023년 직판 체제 도입 초기에는 대규모 인력 채용과 인프라 구축에 따른 판관비 상승으로 일시적인 비용 부담이 발생하기도 했지만, 현재 유통 구조 고도화에 따른 마진율 개선이 실질적인 실적 반등으로 이어지며 직판 체제의 경제적 효율성이 증명되고 있다.

이러한 행보는 미국 시장 진입의 최대 관문인 대형 PBM(처방약급여관리업체) 협상에서도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셀트리온은 짐펜트라와 유플라이마(휴미라 바이오시밀러)를 주요 PBM의 선호 의약품 목록에 성공적으로 등재시키며, 안정적인 점유율 확보와 장기적인 매출 성장을 위한 전략적 요충지를 선점했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최근 스테키마의 글로벌 임상 결과가 국제 학술지에 게재되면서 장기 처방 시의 안전성과 유효성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며 "시밀러 품목의 수익성을 극대화하는 동시에 차세대 신약 파이프라인을 강화해 글로벌 시장 내 지배력을 공고히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삼성바이오에피스, '퍼스트 무버'와 원가 경쟁력 정수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시장 진입 속도를 극대화하는 '퍼스트 무버(First Mover)' 전략과 공정 혁신을 통한 원가 절감에 전사적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이들의 핵심 경쟁력은 글로벌 판매 파트너십과 세계 최대 규모의 생산 능력을 갖춘 삼성바이오로직스와의 유기적인 수직 계열화에 있다.

자체적인 R&D 역량에 대규모 생산 기지의 지원이 더해지면서, 개발부터 제조에 이르는 전 과정을 최적화할 수 있는 독보적인 구조를 갖춘 것이다.

특히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속도전은 최근 아일리아와 스텔라라 등 초대형 블록버스터 시장에서 증명되고 있다. 회사는 지난 2024년 5월 미국 FDA로부터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인 오퓨비즈 허가를 획득하며 글로벌 시장 선점의 발판을 마련했다.

이어 스텔라라 바이오시밀러인 피즈치바(SB17) 역시 미국과 유럽에서 잇따라 승인을 받아내며, 글로벌 특허 만료 시점에 맞춘 즉각적인 시장 진입 기반을 완성했다.

또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최첨단 대량 생산 시스템을 통해 바이오시밀러 경쟁력의 핵심인 원가 우위를 공고히 다졌다.

삼성바이오에피스 공장 전경.

특히 지난해 4월 인천 송도에 5공장을 조기 완공하며 총 78만 4000리터에 달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생산 능력을 확보했다. 이러한 압도적 생산 능력은 경쟁사가 도달하기 힘든 수준의 단위당 생산 단가를 실현하며, 글로벌 시장에서 가격 주도권을 확보하는 전략적 기반이 되고 있다.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시행 등으로 글로벌 약가 인하 압박이 거세지는 상황에서, 이러한 강점은 산도즈, 오가논 등 현지 파트너사들과 협상력을 높이는 핵심 자산으로 작용하고 있다.

제약바이오 업계 전문가들은 초대형 블록버스터들의 특허 만료가 집중되는 2026년을 앞두고, 국내 기업들이 단순히 가격을 인하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각 사의 강점에 기반한 맞춤형 전략을 수립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한다.

제약바이오 산업 관계자는 "글로벌 시장의 진입 장벽이 높아지는 만큼 생산 공정을 혁신해 원가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뿐 아니라, 고부가가치 제형 개발이나 현지 유통망의 구조적 고도화 등 다각적인 차별화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특히 세계 최고 수준의 공정 기술과 빠른 실행력을 보유한 국내 기업의 특성을 극대화해, 글로벌 의약품 공급망의 안정성을 담보하면서도 고비용 의료 구조를 혁신하는 전략적 필수 파트너로 자리매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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