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경구용 GLP-1 '오르포글리프론' 공급망 선제적 확보
올해 상반기 미국‧중국 허가 임박, 국내 출시 영향 '주목'
[메디칼타임즈=문성호 기자]일라이 릴리(Eli Lilly)가 차세대 '먹는 비만약' 시장 선점을 위해 중국 내 대규모 생산 시설 확보에 나선다.
주사제에 이어 경구용 치료제에서도 압도적인 공급 역량을 갖춰 중국은 물론 아시아 시장 전반의 지배력을 공고히 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13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최근 릴리는 향후 10년간 중국 내 경구용 고형제 생산 및 공급망 체계 구축을 위해 총 30억 달러(약 4조 4300억 원)를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번 투자의 핵심은 릴리가 개발 중인 최초의 경구용 저분자 GLP-1 수용체 작용제 후보물질인 '오르포글리프론(Orforglipron)'의 안정적인 공급 기반을 마련하는 데 있다.
오르포글리테론은 기존 펩타이드 기반 GLP-1 제제와 달리 비펩타이드(non-peptide) 구조의 소분자 경구용 GLP-1 수용체 작용제다. 위장관 흡수 보조 기술 없이도 경구 투여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제형적 차별성을 갖는다는 평가다.
특히 오르포글리프론은 기존 주사제와 달리 경구용(먹는) 형태로 개발돼 환자 편의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이 때문에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자인 노보노디스크제약의 위고비정(세마글루타이드)와 정면 대결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참고로 ATTAIN-1에 따르면, 비당뇨 성인 비만 환자 3000명 이상을 72주간 오르포글리프론을 투여한 환자군에서 평균 체중 감소율은 용량에 따라 7~12% 수준으로 나타났다.
최고 용량인 36mg 투여군에서는 평균 약 12.4%의 체중 감소가 관찰됐으며, 중간 용량(12mg)에서는 약 9%대, 저용량(6mg)에서는 약 7%대의 감소 효과를 보였다. 반면, 위약군의 체중 감소율은 1~2% 수준에 그쳐, 모든 용량군에서 위약 대비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를 나타냈다.
체중 감소 달성률에서도 의미 있는 결과가 확인됐다. 36mg 투여군의 경우 체중 10% 이상 감소 환자 비율이 절반 이상, 15% 이상 감소한 환자도 상당 비율에 달한 것으로 보고됐다.

이 가운데 릴리는 우선 기존 쑤저우 공장의 인크레틴 주사제 생산 역량을 확대하는 동시에, 베이징에 경구용 고형제 전용 생산 시설을 추가로 구축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중국 최대 CDMO(위탁개발생산) 기업 중 하나인 '파마론 케미컬(Pharmaron Chemical)'과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고 기술 및 생산 설비 지원에 나선다.
국내 제약업계가 이번 투자에 주목하는 이유는 '국내 출시 시점과 안정적 공급' 때문이다.
그간 마운자로(터제파타이드) 등 혁신 비만치료제들은 글로벌 수요 폭증으로 인해 국내 허가 이후에도 실제 물량 확보에 난항을 겪어왔다.
하지만 인접 국가인 중국에 대규모 경구제 생산 거점이 마련될 경우, 아시아 지역 물량 배정에서 한국이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오르포글리프론의 국내 허가 절차가 본격화될 시점에서 '안정적 공급망' 입증은 식약처 심사 및 약가 협상 과정에서도 긍정적인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릴리 측은 "이번 투자는 단순히 생산 확대를 넘어 연구개발(R&D)부터 상업화까지 이어지는 가치 사슬을 현지에 통합하는 과정"이라며 "전 세계 환자들에게 혁신적인 치료 옵션을 중단 없이 제공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라고 밝혔다.
한편, 릴리는 2025년 말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중국 NMPA에 오르포글리프론의 품목허가 신청을 완료한 상태다. 빠르면 당장 올해 상반기 승인이 이뤄져 본격적인 공급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