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주기 범부처의료기기사업 핵심은 글로벌 진출…기술 방점"

발행날짜: 2026-03-23 05:20:00
  • 김법민 범부처의료기기연구개발사업단장, 9408억 투입 계획 공개
    유망 분야 전략 육성 및 PM 제도 안착 도모…규제 기관과 협업 강화

[메디칼타임즈=김승직 기자] 국내 의료기기 산업의 연구개발(R&D) 사령탑인 범부처의료기기연구개발사업단이 2기 사업인 '범부처 첨단 의료기기 연구개발사업'으로 전환하며 새로운 도약에 나선다.

1기 사업이 전주기 지원 체계의 기틀을 마련했다면, 2기 사업은 글로벌 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파괴적 혁신 기술 개발에 역량을 집중할 전망이다.

20일 KIMES 2026 범부처의료기기연구개발사업단 홍보관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사업단 김법민 단장은 후속 사업 방향성으로 국내 의료기기 기업의 글로벌 진출을 제시했다.

범부처의료기기연구개발사업단 김법민 단장은 인터뷰를 통해 2기 사업 방향성으로 국내 의료기기 기업의 글로벌 진출을 제시했다.

김 단장은 2020년 초대 단장에 취임해 과기정통부, 산업부, 복지부, 식약처 등 4개 부처를 하나로 묶는 대형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이끌어왔다.

특히 1조 2000억 원 규모의 대형 국책 사업을 총괄하며 기술 개발부터 인허가 등 전주기 지원 체계를 구축, 국내 의료기기 산업의 지형도를 바꿨다는 평가를 받는다.

■2기 사업은 선택과 집중…시장 선점 가능성 큰 유망 분야 힘

우선 김 단장은 사업 명칭에서 기존에 포함됐던 '전주기'가 빠지는 등 명칭 변경 이유와 그에 따른 방향성 변화를 설명했다. 1기 사업이 전 분야를 아울러 '백화점식' 지원이라는 지적을 받기도 한 것과 달리, 2기 사업은 예비타당성 조사 과정을 거치며 보다 구체적이고 도전적인 분야로 범위를 좁혔다는 것.

이 과정에서 순수 하드웨어 개발 과제들이 일부 제외되는 상황이 발생했으나, 이를 소프트웨어와의 결합을 통해 돌파하겠다는 전략이다. 영상 장비처럼 하드웨어적인 개선이 필요한 분야라도 소프트웨어와 접목돼 혁신을 일으킬 수 있다면 하드웨어 역시 함께 지원받을 수 있도록 구조를 만들었다는 것.

구체적으로 2기 사업은 4개 부처가 2026년부터 2032년까지 7년간 총 9408억 원을 투입해 의료기기 개발 및 필수의료기기 국산화 등을 목표로 322개 과제를 지원한다. 기초·원천 연구부터 제품화, 임상, 인허가 등 의료기기 연구개발 전주기를 지원하는 방식이다.

올해엔 약 593억 원 규모 신규과제 106개 지원을 시작으로 ▲진단·치료 소프트웨어 의료기기 ▲의료용 로봇 ▲차세대 분자진단 등 6대 미래 유망 분야를 전략적으로 육성한다. 연 매출 100억 원 이상의 블록버스터급 의료기기 개발 및 상급종합병원 도입 확대도 추진한다.

이와 관련 김 단장은 "후속 사업은 의료기기 전 분야를 다루기보다 첨단 기술을 통해 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아이템에 집중하도록 설계됐다"며 "이름에서 전주기를 빼고 첨단을 넣은 것은 선택과 집중을 통해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고 말했다.

이어 "사업단 명칭은 범부처 의료기기 연구개발 사업단으로 간소화해 실질적인 연구 지원 기관으로서의 정체성을 명확히 했다"며 "예타 과정의 경직성으로 인해 일부 하드웨어 분야가 제외된 측면이 있다. 다만 이는 오히려 각 부처가 고유의 전문성을 살려 추가 사업을 기획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주는 긍정적인 측면도 있다"고 설명했다.

■1.8% 국내 시장 한계 극복…대규모 과제로 글로벌 주도권 확보

2기 사업의 주요 과제로는 글로벌 시장 진출을 꼽았다. 전 세계 시장의 1.78%에 불과한 국내 시장만으로는 기업의 자생력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이를 위해 사업단은 미국 유타주 등 해외 기관과의 네트워크를 강화하고 한국보건산업진흥원,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등과 협업해 직접적인 글로벌 진출 경로를 구축하고 있다.

김 단장은 "국내 시장만으로 생존하기 어려운 상황은 예나 지금이나 마찬가지다. 2기 사업에서는 글로벌 시장을 선점하거나 크게 장악할 수 있는 게임체인저급 과제를 발굴해 전폭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라며 "이를 위해 과제당 150억 원에서 최대 300억 원에 달하는 대규모 R&D 예산을 투입하는 프로그램을 론칭했다"고 강조했다.

범부처의료기기연구개발사업단 홍보관 전경 및 주요 연구개발 성과 사진

AI 기술의 적용 방식에 대해선 특정 분야에 국한되지 않는 '범용적 도구'로서의 성격을 명확히 했다. 이제 AI는 의료기기 전 분야에 기본적으로 들어가는 핵심 요소라는 진단이다. 이에 AI만을 위한 사업을 만들기보단 전 분야에 AI가 접목돼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유도하고, 사이버 보안 등 AI 고도화에 따른 기초 연구 과제를 병행하겠다는 방향이다.

■전문가 육성하는 PM 제도 안착 "규제 혁신 위한 가교 역할 강화"

내부 역량 강화와 제도 보완 역시 중요한 과제다. 이를 위해 1기 사업 중반부터 도입된 프로젝트 매니저(PM) 제도는 개별 과제 이력을 체계적으로 관리, 규제 이슈에 주도적으로 대응하는 전문가 집단을 양성하는 토대가 됐다. 현재 약 15명의 PM이 1인당 20~30개의 과제를 전담하며 기술 개발부터 인허가까지 밀착 지원하고 있다.

김 단장은 "과제 관리자가 단순 행정에 그치지 않고 연구 내용을 속속들이 파악해 기업의 고충을 해결해 줄 수 있는 전문가가 돼야 한다"며 "2기 첫해에 선정되는 106개 과제의 연구 책임자들을 제가 직접 모두 만나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PM들과 함께 디테일한 이슈를 해결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규제 기관과의 협업도 한층 강화된다. 최근 식약처와 구축한 '원스톱 핫라인'과 사전 상담 제도를 적극 활용해 기업들이 겪는 인허가의 벽을 낮춘다는 계획이다. 그는 현재 바이오헬스혁신위원회 규제 담당 분과 위원으로서 현장에서 제기되는 관련 민원을 정책 결정권자들에게 직접 전달하고 있기도 하다.

김 단장은 "사업단은 완전한 민간도, 그렇다고 순수한 공공기관도 아닌 중간 지대에 위치해 기업 친화적인 목소리를 정부에 전달하는 데 유리하다"며 "2020년 사업단 출범과 함께 신설된 사전 상담과와 긴밀히 공조해 왔으며, 시장 즉시 진입 제도 등 규제 혁신 사례가 현장에 안착할 수 있도록 창구 역할을 지속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김 단장은 학자로서의 고민과 사업단장으로서의 소명을 동시에 내비쳤다. 그는 이번 학기 '의공학의 이해'라는 과목을 통해 지난 6년간 필드에서 쌓은 노하우를 강의하려고 했다. 하지만 2기 사업의 연착륙을 위해 다시 사업단으로 복귀하며 팀 티칭 형식으로 강의를 축소했다는 설명이다.

이와 관련 김 단장은 "이번 학기 '의공학의 이해' 과목을 통해 16주 동안 현장에서 쌓은 노하우를 학생들에게 전하려 했으나, 사업단 복귀로 인해 강의 방식을 팀 티칭으로 전환했다"며 "지난주 진행한 처음이자 마지막 강의를 진행했지만, 하고 싶은 이야기를 모두 담기엔 부족했다"고 회상했다.

이어 "다만 앞으로 현장 경험을 더 많이 쌓아 미래에 더 좋은 이야기를 전해주고 싶다"며 "2기 사업에서는 시장을 선점하거나 장악할 수 있는 게임 체인저급 과제 발굴에 집중해 성과를 만들어 가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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