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D 수장부터 경영진까지 외부 수혈…글로벌 스탠다드 이식
단순 인력 교체 넘어 '실전형 리더' 전면 배치로 신약 성공률 제고
[메디칼타임즈=이지현 기자]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의 외부 인재 수혈을 통한 변화의 바람이 이어지고 있다.
내부 승진을 통한 안정적인 경영 방식에서 글로벌 빅파마와 대기업 출신의 '실전형 전문가'를 전면에 배치하는 행보가 두드러지고 있다.
최근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연구개발(R&D) 조직의 수장급 인사다. 제약바이오 업계는 글로벌 임상 경험이 풍부한 외부 인재를 공격적으로 영입하고 있다.

리가켐바이오사이언스는 올해 초 미국 MSD(머크)에서 10년 이상 ADC와 면역관문억제제 개발을 주도한 한진환 박사를 신약연구소장으로 영입했다.
리가켐은 한 박사 영입과 함께 조직을 'ADC 연구소'와 '신약연구소'로 이원화하면서 글로벌 파트너십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오름테라퓨틱 역시 화이자와 세로티니를 거친 채드 메이(Chad May) 박사를 CSO로 선임하며 DAC(항체-분해약물접합체) 플랫폼의 글로벌 임상 역량을 강화했다.
일동제약 또한 얀센, 다케다 등 빅파마를 두루 거친 박재홍 사장을 R&D 본부장으로 영입하며 연구 조직 재확대에 나섰다.
R&D뿐만 아니라 경영 전반의 체질 개선을 위한 '거물급' 영입도 잇따르고 있다.
HLB그룹은 삼성바이오로직스 설립부터 성장을 주도한 김태한 전 사장을 바이오 부문 총괄 회장으로 영입하는 파격적인 인사를 단행했다. 이는 간암 신약의 미국 시장 안착과 글로벌 CDMO 사업 확장을 위해 대기업의 경영 노하우를 이식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한미약품은 창립 53년 만에 처음으로 외부 출신인 황상연 대표를 영입하며 전문경영인 체제를 공고히 했다. 황 대표는 증권가 스타 분석가 출신으로, 기업 가치 제고와 비만치료제 등 핵심 파이프라인의 상업화 전략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보수적이었던 중견 제약사들의 변화도 주목할 만하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GC녹십자와 JW중외제약을 거친 마상호 부사장을 연구지원실장으로 영입해 연구사업 관리(PM) 전문성을 높였으며, 메디톡스는 한국얀센에서 20년 이상 근무한 이태상 상무를 임상 개발본부 총괄로 영입해 글로벌 진출 전략을 고도화했다.
명인제약과 유유제약 등도 인허가(RA) 및 개발 부문에 외부 경력직 채용을 대폭 늘리며 '내부 인재 육성' 중심에서 '외부 전문가 협업'으로 인력 운용 패러다임을 전환하고 있다.
이에 대해 업계 전문가들은 "단순한 인사 트렌드가 아닌 생존을 위한 필수 전략"이라고 입을 모았다.
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국내 시장용 신약만으로는 성장에 한계가 있다"며 "FDA 허가와 글로벌 기술이전(L/O)을 위해서는 빅파마의 의사결정 구조와 글로벌 임상 프로세스를 직접 경험해 본 인재가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