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알루론산 시대 종식?…'PN' 관절 주사, 게임 체인저 되나

발행날짜: 2026-04-16 05:30:00 수정: 2026-04-16 09:48:32
  • 정형외과의사회 김완호 회장 "염증 잡는 관절강 주사가 대세"
    재생치료 트렌트 지각변동…HA 중심에서 PN시대 이미 열려

[메디칼타임즈=이지현 기자] 히알루론산(HA) 주사제가 수십 년간 독점해온 관절강 주사 시장에 지각변동이 일고 있다. 연어 정소에서 추출한 폴리뉴클레오타이드(PN) 성분의 콘쥬란이 단순한 '대안'을 넘어 처방 패턴 자체를 바꾸고 있다는 현장 목소리가 높다.

대한정형외과의사회 김완호 회장을 만나 PN 주사제(콘쥬란)가 퇴행성 관절염 치료 지형을 어떻게 그리고 있는지 들어봤다.

HA 주사제→PN주사, 처방 패턴이 바뀌고 있다

개원가에서 체감하는 변화는 뚜렷하다. 김완호 회장은 "예전에는 HA 제제를 먼저 사용해보고 효과가 부족할 때 다른 옵션을 고민했는데, 이제는 처음부터 콘쥬란을 선택하는 의사들이 빠르게 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콘쥬란이 모든 환자의 1차 선택약이 돼야 한다는 주장에는 선을 그었다. "비용 부담이 있는 만큼 경구약이나 HA 제제로 증상 조절이 가능한 환자라면 그 치료를 먼저 유지하다가, 효과가 충분하지 않을 때 2차적으로 선택하는 것이 적절하다."

정형외과의사회 김완호 회장은 HA제제 중심에서 PN제제로 재생치료 트렌트가 변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명확한 단계적 치료 원칙이다.그럼에도 콘쥬란으로 넘어왔을 때의 임상적 차이는 분명하다는 것이 현장의 평가다.

김 회장은 "HA 제제와 비교하면 호전도가 20~30% 가량 높고, 무엇보다 관절강 내 염증 감소 효과가 확실히 좋다"며 "염증이 줄면서 증상이 전반적으로 개선되고 환자 만족도도 훨씬 높다"고 설명했다.

HA 제제가 기계적 윤활 개념에 머물렀다면, 콘쥬란은 통증의 근원인 염증 자체에 작용한다는 점에서 기전의 차원이 다르다. 사실 퇴행성 무릎 관절염을 보는 의학계의 시각 자체가 변했다.

과거에는 연골이 닳아 뼈끼리 부딪히는 기계적 손상이 통증의 핵심이라고 봤다. 그러나 최근에는 관절막의 염증이 연골 손상을 촉진하고, 그 복합적인 과정이 통증과 기능 저하를 만들어낸다는 것이 정설로 자리잡았다. 이 관점의 전환이 콘쥬란의 임상적 위치를 바꾸었다.

김 회장은 "콘쥬란은 윤활 작용에 더해 관절강 내 염증을 직접 억제하는 효과가 있어, 기계적 쿠션 역할에 집중했던 HA 제제와는 작용 기전 자체가 다르다"고 강조했다.

개원가 임상 데이터로 증명한 반복 투여의 효과이를 뒷받침하는 것이 김 회장이 제1저자로 참여한 임상 연구다. 'Safety and Effectiveness of Repeated Treatment of Sodium Polynucleotide in Knee Osteoarthritis'(무릎 골관절염에서 PN나트륨 반복 치료의 안전성 및 유효성)라는 제목의 이 논문은 콘쥬란의 반복 투여 효과를 실제 개원가 임상 데이터로 검증했다는 점에서 학계의 주목을 받았다.

연구 결과는 명확했다. 3~5회 투여로 구성된 1차 주사 요법 이후 통증 지수(VAS)가 약 51.6% 감소하는 유의미한 효과가 확인됐다.

특히 6개월 후 2차 투여를 실시했을 때도 통증 완화 효과가 동일하게 재현됐다. 단순한 일시적 완화가 아니라 지속적인 관절 보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을 데이터로 입증한 것이다.

안전성 측면에서도 반복 주입에도 불구하고 중대한 이상 반응이 발견되지 않아 장기 보존 치료로서의 가능성이 확인됐다. 이 논문이 나오게 된 배경에는 정부의 갑작스러운 정책 변화가 있었다.

"콘쥬란의 임상적 유용성이 현장에서 확인되고 있던 시점에 정부가 재투여를 금지하는 고시를 발표했다. 반복 투여의 유효성을 학술적으로 입증해야 할 필요가 생긴 것이다." 임상 현장의 필요가 연구를 이끌고, 그 연구가 다시 정책 논의의 근거가 된 셈이다.

김 회장은 "대학병원 중심의 연구가 아닌 실제 환자들이 가장 많이 찾는 개원가 데이터를 바탕으로 했다는 점에서 이 연구의 실무적 가치가 크다"고 밝혔다.

김완호 회장은 임상에서 콘쥬란 적용 시 환자 반응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관절액 재발도 줄인다…임상 현장의 추가 발견

콘쥬란의 효과는 통증 감소에 그치지 않는다. 퇴행성 관절염 환자들이 반복적으로 겪는 관절액 저류, 이른바 '무릎에 물이 차는' 증상에도 유의미한 변화가 관찰된다는 것이 김 회장의 임상적 소견이다.

"관절액 흡인 후 재저류되는 빈도가 콘쥬란 치료를 병행했을 때 감소하는 것을 확인한다. 재방문 시에 관절 내 액정 변화가 줄어들어 있다." 한번 물이 차기 시작하면 반복적으로 재발하는 환자들에게 이 변화는 삶의 질 측면에서 상당한 차이가 있다.

수술 시점을 늦출 수 있다는 가능성도 콘쥬란에 대한 기대를 높이는 요인이다.

김 회장은 "주기적으로 꾸준히 치료하면 연골 손상의 진행을 어느 정도 지연시키는 효과가 충분히 있다"며 "궁극적으로 인공관절 수술을 상당 기간 미루거나 피할 수 있게 된다"고 밝혔다.

고령화 사회에서 수술을 원하지 않거나 수술 위험이 높은 환자들에게도 반가운 소식이다. 환자 순응도 측면에서도 강점이다.

연어 정소에서 추출해 DOT(Depolymerization & Optimization Technology) 공법으로 제조된 이 제제는 인체 안전성이 확보돼 있고 반복 주사에도 특별한 부작용이 보고되지 않았다.

급여 장벽이 발목…정부와의 정책 논의 '한계'

그럼에도 현장에서 가장 아쉬운 대목은 급여 구조다. 현재 콘쥬란은 선별급여 적용으로 환자 본인부담이 80%에 달한다. 효과가 입증된 치료임에도 경제적 부담 때문에 주기적 치료를 중단하거나 처음부터 포기하는 환자들이 적지 않다.

김 회장은 "반복 투여의 유효성이 논문으로 입증된 만큼, 선별급여 비율을 높여 환자 부담을 낮추는 방향으로 정책이 개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제는 정부와의 소통이 쉽지 않다는 점이다.

그는 "시장이 빠르게 커지면서 복지부 입장에서는 급여 확대에 부담을 느끼고 있다"며 고령화로 관절염 환자가 늘어날수록 재정 부담이 커진다는 우려가 정책 논의를 가로막는 구조적 한계임을 지적했다.

미국 정형외과학회(AAOS)가 관절강 내 HA 주사를 공식 가이드라인에서 권고하지 않는 것과 달리, 국내에서는 HA 제제가 여전히 광범위하게 쓰이는 현실에서 그보다 한 단계 앞선 치료 근거를 가진 PN 제제의 접근성이 경제적 장벽에 막혀 있다는 점은 아이러니다.

한편, 업계에서는 콘쥬란에 다른 성분을 혼합한 복합 제제 출시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PN 성분에 관절 보호 기능을 가진 다른 물질을 결합해 효과를 더욱 높이려는 시도로, 치료제 자체의 진화가 이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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