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대의원총회서 성분명 처방 등 핵심 현안에 타협 불가 원칙 천명
지역의료 위기 속 '정책 초기부터 의료계 참여' 협력 구조 제안

[메디칼타임즈=최선 기자] 대한의사협회가 의료 정상화와 정책 전환을 촉구하며 대정부·대국회 메시지를 강하게 내놨다.
의대 정원 확대, 성분명 처방, 공단 특사경 도입 등 주요 현안을 둘러싼 갈등이 장기화되는 가운데, 의료계는 타협 불가 원칙과 협력적 정책 파트너라는 이중 기조를 동시에 제시하며 향후 협상 국면의 주도권 확보에 나선 모습이다.
대한의사협회는 19일 서울드래곤시티에서 제78차 정기대의원총회를 열고 의료계 현안을 총망라한 결의문을 채택했다. 이날 총회에는 전국 14만 의사를 대표하는 대의원들이 참석해 의대 정원 확대 정책, 의료분쟁조정제도, 필수의료 붕괴, 지역의료 격차 등 구조적 문제에 대한 대응 방향을 집중 논의했다.
김택우 회장은 인사말에서 지난 2년간의 의료계 상황을 "교육·수련·진료 현장이 동시에 흔들린 시기"로 규정하며, 정책 실패의 책임을 의료계에 전가하는 접근을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의사의 진료권, 면허권, 전문가로서의 자율성은 타협 대상이 아니"라며 "성분명 처방 강제, 건보공단 특사경 도입 등 정책에 대해 단호히 맞서겠다"고 밝혔다.
이어 "이 원칙이 무너지면 피해는 국민에게 돌아간다"며 의권 수호를 국민 건강권과 직결된 문제로 규정했다.

다만 협회는 대립 일변도가 아닌 협력 필요성도 분명히 했다. 김 회장은 초고령사회 진입과 지역의료 붕괴, 필수의료 인력 소진 등을 언급하며 "의료 시스템 재건에는 5년, 10년 이상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특히 "정책 초기부터 현장과 함께 논의하는 구조가 필요하다"며 의정협의체를 기반으로 한 협력적 거버넌스를 강조했다.
대의원회 역시 위기 인식을 공유하며 정부 정책 기조 전환을 촉구했다.
김교웅 의장은 개회사에서 "의대 정원 증원, 지역의사제, 의료분쟁조정법, 비대면 진료 등 수많은 현안이 의권을 흔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분만 인프라 붕괴와 미숙아 진료 사례를 언급하며 "단순한 인력 배치 정책으로는 지역의료 문제가 해결될 수 없다"며 "정밀한 분석에 근거한 재정 지원과 정책적 결단이 선행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날 총회에서 채택된 결의문은 총 7개 항으로 구성됐다.
▲근거 없는 의대 증원 즉각 중단 ▲실효성 있는 의료사고처리특례법 개정 ▲필수의료 행위에 대한 광범위한 형사면책 보장 ▲성분명 처방 논의 즉각 폐기 ▲한의사의 현대 의료기기 사용 등 불법 의료행위 엄단 ▲검체 수탁 강제화 등 관치의료 중단 및 민간 의료 자율성 보장 ▲공단 특사경 도입 폐기 등을 정부와 국회에 요구했다.
의대 정원 확대 정책에 대해 "과학적 근거가 결여됐다"며 즉각 중단을 요구했고, 교육 여건을 고려하지 않은 증원은 "의학 교육 시스템을 파괴하는 행위"라고 규정했다. 의료분쟁과 관련해서는 필수의료 행위에 대한 광범위한 형사면책을 포함하는 실효성 있는 제도 개편을 촉구했다.
성분명 처방에 대해서는 "처방권을 침해하고 국민 선택권을 제한한다"며 논의 자체의 폐기를 요구했고, 공단 특사경 도입 역시 "의사를 잠재적 범죄자로 간주하는 감시 체계"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이와 함께 한의사의 현대 의료기기 사용 문제, 비급여 관리 및 검체 수탁 강제화 등 규제 정책 전반에 대해서도 철회를 요구하며 의료기관 자율성 보장을 강조했다.
의료계 내부 결속도 주요 메시지로 제시됐다. 협회는 "회원이 체감할 수 있는 변화를 만들겠다"며 소통 방식 개선과 정책 대응력 강화를 약속했고, 대의원회는 "의사 스스로 변화하지 않으면 환경도 바뀌지 않는다"며 단일대오 형성을 주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