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의료기사 의료기사법 놓고 정면충돌...책임소재 주체가 쟁점

발행날짜: 2026-04-27 11:57:29 수정: 2026-04-27 13:14:05
  • 우려 성명 쏟아내는 의사단체…대개협 "환자 안전 위협·책임 공백"
    의기총 "의료기사법은 통합돌봄 민생 법안…낡은 규제 타파해야"

[메디칼타임즈=김승직 기자] 의료기사의 업무 수행 기준을 의사의 '지도'에서 '처방'으로 변경하는 의료기사법 개정안을 두고 의료계와 의료기사 단체의 갈등이 격화하고 있다.

환자 안전과 책임 소재를 우려하는 의사 단체와 보편적 건강권 및 돌봄 혁신을 요구하는 의료기사 단체의 입장이 첨예하게 맞서는 양상이다.

27일 의료계에 따르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는 오는 28일 법안심사소위원회를 열고 의료기사 등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을 상정해 논의할 예정이다. 이 개정안은 의료기사의 업무 기준을 현행 의사 또는 치과의사의 '지도'에서 '지도 또는 처방·의뢰'로 확대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의료기사법 개정안을 두고 의료계와 의료기사 단체의 갈등이 격화하고 있다. 사진은 대한의료기사단체총연합회 국회 앞 집회

이에 지난주부터 대한의사협회를 필두로 지역·직역 의사단체들의 반대 회견·성명이 계속되고 있다. 특히 대한개원의협의회는 이날 성명을 내고 해당 개정안이 의료행위의 책임 주체와 환자 안전 구조를 근본적으로 와해시키는 조치라며 즉각적인 폐기를 촉구했다.

지도가 의사의 현장 확인과 실시간 책임을 전제하는 개념인 반면, 처방이나 의뢰는 의사의 부재를 제도적으로 용인해 응급상황 발생 시 즉각적인 대응을 불가능하게 한다는 지적이다.

책임 소재의 불분명함도 주요 쟁점으로 꼽았다. 현행법은 지도한 의사에게 최종 책임을 귀속시키지만, 개정안이 통과되면 의료사고 발생 시 처방을 내린 의사와 처치를 수행한 의료기사 사이의 책임 회피로 인한 법적 공백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다. 아울러 이는 의료기사의 독자적인 업무 수행 근거가 돼 향후 단독개원 입법의 교두보로 기능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대개협은 "우리는 의료의 본령이 국민의 생명과 건강에 있음을 한순간도 잊지 않는다. 국민의 안전은 어떠한 정치적 이해관계나 직역 간 힘의 논리로도 결코 타협될 수 없는 절대 원칙이다"며 "만약 정당한 요구가 묵살된 채 동 개정안이 강행 처리된다면, 우리는 전국 개원의와 연대하여 가용한 모든 합법적 수단을 통해 단호히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대한의료기사단체총연합회는 지난 24일 국회 앞에서 집회를 열고 해당 법안이 초고령사회에 반드시 필요한 민생 법안임을 강조하며 조속한 통과를 요구했다. 1970년대에 만들어진 낡은 규제가 거동이 불편한 중증 장애인과 고령층의 의료 접근성을 가로막아 환자들을 의료 사각지대로 내몰고 있다는 주장이다.

의기총은 지난 3월 시행된 돌봄통합지원법의 성공을 위해서도 방문재활 서비스와 같은 현장 중심의 보건의료 체계 구축이 필수적이라고 짚었다. 의료 공급의 독점적 구조를 수요자 중심으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의사의 물리적 통제가 아닌 전문적 처방을 중심으로 한 시스템 혁신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의료계의 반대에 대해서는 특정 직역의 기득권 수호를 위한 집단이기주의라고 반박했다. 공급자 중심의 낡은 논리를 깨고 환자의 삶의 터전에서 질 높은 돌봄을 제공하는 것이 시대적 명령이며, 국회는 특정 단체의 눈치를 보지 말고 보편적 국민 건강권 확보를 위해 결단해야 한다는 요구다.

집회에 참여한 대한물리치료사협회 양대림 회장은 "국민의 삶이 걸린 민생법안이 국회에 묶여 있는 이 순간에도, 이동조차 힘겨운 수많은 국민은 꼭 필요한 재활 의료서비스를 받지 못한 채 방치되고 있다"며 "국회는 국민의 편에 서 본 개정안을 즉시 처리해야 한다. 이번 소위원회 상정 안건에서 본 개정안이 절대 배제돼선 안 될 것"이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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