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의사회 성명 통해 검사시약 품목 확대에 우려 표명
음성양성 판별보다 증상과 병력, 검체 채취의 적절성 더 중요
[메디칼타임즈=김승직 기자]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성매개감염체 자가검사시약 품목 확대를 추진하자 비뇨의학과 전문의들이 공중보건 체계 붕괴를 우려하며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검사 접근성보다 진단의 정확성과 치료 연계가 우선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29일 대한비뇨의학과의사회는 성명서를 내고 식약처의 '체외진단의료기기 품목 및 품목별 등급에 관한 규정' 개정고시안에 대해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앞서 식약처는 지난달 25일 자가검사용 성매개감염체 면역검사 시약을 신설하는 내용의 행정예고를 한 바 있다.

의사회는 진단이 단순히 양성과 음성을 확인하는 기술적 행위를 넘어선 전문적 의료 행위임을 강조했다. 환자의 증상과 병력, 검체 채취의 적절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하며, 특히 사생활과 밀접한 성매개감염병을 단순 소비자 선택 영역으로 넘겨선 안 된다는 주장이다.
성매개감염병은 무증상·반복 감염과 성 파트너 전파, 항생제 내성 문제까지 고려해야 하는 대표적인 공중보건 질환인 만큼, 단순한 기기 검사만으로 대응하기엔 한계가 크다는 설명이다.
현행 표준 진단 알고리즘과의 괴리도 주요 쟁점이다. 매독의 경우 활동성 감염과 과거 치료 상태를 구분하기 위해 트레포네마 및 비트레포네마 검사를 병행해야 한다. 임질과 클라미디아 역시 핵산증폭검사(NAAT) 중심의 정밀 진단이 필수적이라는 지적이다.
자가검사 키트의 위음성 결과가 지역사회 내 전파를 가속할 수 있다는 경고도 나왔다. 일반 소비자가 불완전한 결과에 의존해 실제 감염을 놓칠 경우 본인 치료 시기를 놓칠 수 있다는 것. 더욱이 감염 사실을 모른 채 성접촉을 지속해 국가 감염병 감시망에 중대한 공백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다.
특히 의사회는 우리나라의 높은 의료기관 접근성을 고려할 때 자가검사 도입은 국가가 책임져야 할 관리 부담을 개인에게 전가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결과가 법정 감염병 신고 체계에 포함되지 않아 실제 감염 규모가 왜곡될 수 있다는 진단이다.
비뇨의학과의사회는 "식약처의 이번 행정예고는 성매개감염에 대한 심각성을 파악하지 못한 근시안적인 인식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진단 정확성과 치료 및 파트너 관리, 신고체계 연동 방안이 마련되기 전까지 해당 품목 허용은 절대 불가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국민 건강을 지키는 길은 진단을 시장에 맡기는 것이 아니라 전문적 진료체계 안에서 책임 있는 관리가 이뤄지도록 하는 것"이라며 "식약처는 이번 개정안 추진을 즉각 중단하고 의료계와 충분한 협의를 거쳐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