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부 간호인력 가산제 개선 불수용에 간무사·병원 반발
현장 실태조사 및 지역별 차등 인센티브 체계 신설 촉구
[메디칼타임즈=김승직 기자] 보건복지부가 요양병원 입원료 차등제의 간호사 비율 가산 규제를 개선해달라는 의료계 건의를 거듭 불수용하면서 현장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간호인력을 더 채용할수록 재정 손실이 발생하는 구조적 모순이 필수의료 체계를 위협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14일 의료계에 따르면 대한간호조무사협회·대한종합병원협회는 공동 성명을 내고 정부의 불수용 결정에 강한 유감의 뜻을 표했다. 이번 사안은 단순한 수가 계산의 문제가 아니라 국민의 노후와 존엄에 직결된 생존권의 문제라는 비판이다.

양 단체는 현행 제도가 전체 간호인력 중 간호사 비율을 3분의 2 이상 유지할 때만 가산금을 지급하는 방식이어서 '제도의 역설'을 초래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환자 돌봄을 강화하기 위해 간호조무사를 추가 채용하면 도리어 간호사 비율이 낮아져 가산금을 받지 못하게 되는 구조라는 설명이다.
일례로 입원환자 300명 규모의 요양병원이 간호사 45명과 간호조무사 25명을 채용할 경우, 간호사 수는 법정 기준을 충족함에도 비율이 64%로 떨어져 가산금을 받지 못하게 된다. 병원의 자발적 노력이 수천만 원의 재정 손실로 돌아오면서 요양병원들이 간호조무사 채용을 스스로 억제하게 된다는 분석이다.
이 기준이 현장 인력 수급 현실을 외면한 획일적 조치라는 비판도 제기됐다. 2024년 말 기준 전국 1342개 요양병원 간호인력 중 간호조무사는 3만 637명으로 전체의 52%를 차지해 이미 간호사의 수(2만 8505명)를 넘어선 상태다.
특히 도서·산간 등 의료 취약지는 간호사 채용 자체가 불가능함에도 전국에 일률적인 비율을 강제하는 것은 의료 불평등을 고착화하는 행위라는 지적이다.
이에 양 단체는 정부에 단호한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복지부의 이번 불수용 결정 재검토와 함께 실질적인 정책 협의 기구 구성이 필요하다는 요구다. 가산 기준을 비율 일변도에서 탈피해 법정 최소 간호사 수를 충족한 병원이 간호조무사를 추가 채용할 경우 이를 예외로 인정하는 합리적 보완책이 필요하다는 것.
또 지역 여건을 반영한 별도 기준과 인센티브 체계를 신설하고, 요양병원 간호인력 운영 실태에 대한 전면적인 조사를 즉각 실시할 것을 요청했다. 정책이 현실에 뿌리내리려면 정확한 실태 파악이 선행돼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간호조무사협회와 종합병원협회는 "간호조무사는 국가 자격을 갖추고 수십 년간 요양 현장을 지켜온 필수 인력"이라며 "이들의 역할을 제도가 인정하지 않는다면 정책은 현실에서 멀어질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간호 전문성 강화라는 방향은 옳지만 그 방법이 현장을 옥죄는 규제로 작동한다면 방법을 바꿔야 한다"며 "정부는 지금 이 순간 요양병원 현장을 지탱하는 인력들과 환자들이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다시 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