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항(拮抗)이 트랜드?"(180편)

백진기 한독 대표
발행날짜: 2026-06-08 05:00:00 수정: 2026-06-08 08:46:36
  • 백진기 한독 대표

[메디칼타임즈=백진기 한독 대표]

"그들이 잔을 부딪히며 떠드는 소리가 씨끄럽지만 정겨웠다."

"상사란 안주가 그렇게 맛이 있을 수가 없다."

"우리가 잃은 것은 무엇일까? 정서적유대감이다"

장면#1

회사뒤 숙소로 가는 길에는 한집건너 선술집이다.

요즈음은 많이 줄었지만 코로나전까지는 늦은 시간까지 직장인들이 북적였다.

시원해진 여름 저녁이면 맥주집 앞마당에 깔려있는 간이테이블에는 넥타이족들이 꽉찬다.

참새가 방앗간을 못 지나치듯 매일저녁 한결같았다.

그들이 잔을 부딪히며 떠드는 소리가 씨끄럽지만 골목풍경이 정겨웠다.

그 분위기에 편승하려고 가끔 팀원들과 같이 끼어 앉아보았다.

옆좌석에서 떠드는 소리가 다 들린다.

왼쪽도 오른쪽도 뒤도 앞에도 모두 '회사'얘기다.

직장인이면 술먹고 떠드는 공통주제가 회사일이다

누군가가 "야 공장얘긴 그만하고 다른 얘기 좀해봐"한다.

이말속에 '공장'이란 단어도 '회사'다.

약간 다른 얘기하다가 다시 그놈의 회사얘기로 돌아온다.

대화의 주인공은 십중팔구 '김부장, 이팀장, 박상무'다 가끔 사장님도 등장한다.

'상사'가 안주다.

그렇게 재미있을 수가 없다.

그렇게 맛이 있을 수가 없다.

평소에는 조용하던? 직장인들이 서로 목소리를 높힌다.

한 세시간 떠들고 나면 갈등도 앙금도 답답함도 조금은 해소된다.

다른 팀원들의 일에도 참견을 하게된다

술한잔에 오지랖도 넓어진다.

무엇보다도 나만 그런 갈등을 갖고 있었던 것이 아닌 것을 알게된다.

그리고 술좌석이 끝날즈음이 되면 "잘해보자""화이팅"으로 마무리한다.

거의 모두가 전형적인 '회사인간형'이었다

장면#2

요즈음 이런 자리는 눈을 켜고 봐도 드물다.

길고 길었던 코로나기간과 52시간제가 그렇게 저녁시간을 보내는 것을 원천봉쇄했다.

작년말 송년회도 점심으로 대신한 부서들이 많았다.

예산이 있으니까 점심이라도 같이하자는 꼴이 됐다.

"괜히 쓸데 없는 데 시간 돈 쓰는 것 아닌가?"하는 생각도 들게했다.

무게추가 '회사에서 가정으로 개인으로' 옮겨진 것이 오래됐다.

그동안 예산을 배정해가며 팀웤을 위해 회식비를 배정한 것은 잘못인가?

개인들이 저녁시간을 써가며 술한잔에 수많은 '공장'얘기를 주고 받던 것은 비효율적인가?

맨정신에는 묻지도 따지지도 못할 문제를 테이블위에 꺼내어 떠들어 댈수도 있었고

오지랖을 넓혀 다른 팀원의 일에 참견을 할 수도 있었다.

집으로 가는 길에서는 "어 그 친구가 그런면이 있었네"

"아 그때 김상무님이 이대리에게 화냈던 것이 이유가 있었네 이제야 알았네"

팀원 각각에 대한 이해도도 높일 수도 있었다

팀원들간의 끈끈한 뭔가가 생겼다.

정서적유대감emotional connectedness이다.

그게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확장되면 심리적안전감Psychological Safety이 생긴다.

반대로 정서적유대감없이 심리적안전감이 생기기 어렵다.

장면#3

부/과제에서 팀제로 바뀐것은 오래다

왜 바꿨을까? 팀제가 부/과제보다 '시너지'가 많이 생기기 때문이다.

업무의 복잡성도 증가했기 때문이다.

지금도 단순작업은 부/과제운영이 더 효율적일지 모른다.

부/과제로 운영하는 스포츠는 없다.

다 축구팀, 배구팀, 야구팀이라 부르고 팀단위로 일한다 하여 팀웤teamwork이라한다.

'팀'하면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는 모습이 그려지는 이유다.

그런데 경기를 하는데 부장/과장에게만 슛할 기회를 주거나 패스를 해주면 이기겠는가?

축구팀제은 누구나 찬스가 오면 슛을 할 수 있고 슛 찬스를 만들기 위해 다른선수에게 기꺼히 패스를 하는 것이다.

반대로 축구팀의 리스크는 누구만 슛을 할 수 있고 슛하기 좋은 위치에 있는 선수에게 못 미더워 패스하지 않는 것이다

팀내에 '팀원간의 네가티브한 관계나 잘 모르는 관계"에서는 복잡한 업무를 수행하기 어렵다.

서로 못미더워 아이디어를 공유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 어정쩡한 관계를 한팀으로 묶어주는 것이 "흉허물없는 대화"다

팀내의 심리적 안전감은 팀 효과성, 혁신, 지식 공유, 필요 시 발언 등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조사나 연구가 차고 넘친다.

팀웍이 팀생산성을 좌우하고 그 저변에는 심리적안전감이 도사리고 있다.

그 심리적안전감의 시작은 팀원간의 "흉허물없는 대화로 만들어진 정서적유대감"이 아닐까?

디지탈과 AI가 아니면 어디가서 일한다고 하지마라할 정도로 그쪽의 삶과 회사생활을 하고있다

24시간중 깨어있는 거의 모든 시간이 디지탈에 노출되어 있다.

여럿이 같이 앉아서 대화없이 핸폰만 쳐다보고 있는 관경이 낯설지 않다

핸폰보고 걷은 사람을 핸폰 안보고 걷는 사람이 피해가야하는 상황이 속출하고 있다

너무한것 아닌가? 이대로 가면 어떻게 될까?

왠지 불안하고 부족함이 밀려온다.

지금이 그 반대쪽을 의식할 때다.

<2026 트랜드노트>의 저자 박현영을 만나니 올해트랜드의 키워드가 "길항"이라고 했다.

길항(拮抗)은 서로 맞서 반대 작용을 하는 것을 뜻한다.

사람과 사람사이에 사람냄새가 솔솔나는 그 왁자지껄한 뒷골목 분위기가 그립다.

지금이 회사든 사회든 개인이든 정서적유대감을 높여야 할 때가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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