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보건연구원·서상원 교수팀, 1263명 코호트 통합 분석
혈액 pTau217 핵심 지표로 확인…'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 게재
[메디칼타임즈=이지현 기자] 임상 현장에서 같은 인지 단계에 있는 환자라도 개인마다 제각각이었던 알츠하이머병(AD)의 실제 진행 속도와 악화 위험을 보다 정밀하게 예측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질병관리청 국립보건연구원은 국내 노인성 치매 환자 코호트 자료를 활용해 알츠하이머병의 진행 위험을 6단계로 세분화한 신규 예후 병기화 체계를 마련했다고 22일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저명한 국제 학술지인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 2026년 6월호에 게재되며 학술적 가치를 인정받았다.
기존 임상에서는 알츠하이머병을 주로 '인지정상(CU) - 경도인지장애(MCI) - 치매(Dementa)'의 3단계로 분류해 왔다. 그러나 이는 환자의 '현재 상태'를 평가하는 데 그쳐, 동일한 진단 단계 내에서 어떤 환자가 더 빠르게 악화될지 예측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연구책임자 : 삼성서울병원 서상원 교수) 국가 뇌질환 연구기반 조성사업(BRIDGE)의 일환인 한국형 치매 코호트 참여자 1263명의 멀티모달 데이터를 통합 분석했다. 분석에는 ▲인지기능 검사 결과 ▲혈액 바이오마커 ▲뇌 MRI(해마 용적) ▲연령 등 다양한 임상 위험요인이 활용됐다.
연구팀은 생존예측모형을 통해 각 인지 단계 내의 하위 예후 위험군을 도출하고, 이를 Stage 0, I, II, III, IVA, IVB 등 총 6단계의 예후 병기 체계로 통합 재정립했다.
인지정상군은 C1·C2로, 경도인지장애군은 M1·M2·M3로, 치매군은 D1·D2의 하위 위험군으로 세분화되며, 동일 수평선상의 하위 군들은 같은 예후 병기 단계로 묶인다.
또한 예후 병기 단계가 높아질수록 CDR-SB(임상치매평가 종합점수)는 유의미하게 증가했고, MMSE(간이정신상태검사) 점수는 점진적으로 감소하는 뚜렷한 경향성을 나타냈다.
혈액 'pTau217'은 전 주기 아우르는 강력한 예후 인자임을 확인했다. 이와 더불어 혈액 내 GFAP 및 pTau217이 고위험군을 구분하는 주요 인자로 작용한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경도인지장애 단계(MCI)에 대한 확인은 뇌 MRI 상의 해마 용적 변화와 혈액 pTau217이 핵심 지표였다. 특히 환자의 연령과 혈액 pTau217이 최종 예후를 결정짓는 핵심 변수였다.
이중에서도 혈액 pTau217 바이오마커는 인지정상부터 본격적인 치매 단계에 이르기까지 알츠하이머병 전 주기에서 질병의 진행 위험을 지속적으로 예측해 주는 가장 강력하고 유의미한 지표임을 입증했다.
연구팀은 국내 코호트 기반의 이 체계를 미국 알츠하이머병 등록기관인 ADNI 코호트 290명의 데이터로 외부 검증(External Validation)을 실시했으며, 초기 및 중간 단계에서 예후가 단계적으로 악화되는 일관된 경향성을 재확인하여 모델의 범용성을 확보했다.
연구팀은 최근 레카네맙, 도나네맙 등 아밀로이드 타겟 항체 치료제가 임상에 본격 도입됨에 따라, 조기 개입이 필요한 고위험군을 정밀 선별하는 임상적 요구가 극대화된 시점이라고 봤다.
전문가들은 이번 6단계 체계가 조기 개입 연구의 우선순위를 설정하고 맞춤형 예방 전략을 짜는 데 나침반이 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연구진은 "알츠하이머병은 같은 인지단계에서도 진행 양상이 다양하기 때문에 장기추적 코호트에서 축적된 여러 정보를 함께 분석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번 연구를 토대로 한국인 알츠하이머병 환자의 질병 경과를 보다 정밀하게 이해하고, 예후 예측 연구를 고도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국립보건연구원 만성질환융복합연구부 김원호 부장은 "이번 성과는 치매 코호트에 축적된 임상정보와 영상, 혈액 바이오마커 자료를 연계 분석해 도출한 결과"라며 "앞으로 유전체와 생체자원, 생활습관 정보 등을 추가로 연계해 치매 진행 예측모델을 고도화하고, 맞춤형 예방·관리전략 개발로 이어질 수 있도록 후속 연구를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질병관리청 임승관 청장은 "치매는 고령사회에서 국민 부담이 큰 대표적인 뇌질환으로, 조기 발견뿐 아니라 진행을 늦추기 위한 과학적 근거 마련이 중요하다"며 "질병청은 한국인 특성을 반영한 치매 연구자원을 지속적으로 축적·개방해 치매 극복과 국민 건강증진에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