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청·대한신장학회, 15년 장기 추적 연구 결과 발표
혈압·LDL콜레스테롤, 말기신부전 위험성 직접적 영향
[메디칼타임즈=이지현 기자] 국내 성인 만성콩팥병(CKD) 환자가 미국 환자에 비해 사망 위험은 낮지만, 투석이나 신장이식이 필요한 말기신부전(ESRD)으로 진행할 위험은 훨씬 더 높다는 대규모 코호트 분석 결과가 나왔다.
이는 한국인 CKD 환자 고유의 임상적 특성을 반영한 맞춤형 예후 관리와 조기 개입의 필요성을 강조한 것으로 향후 임상현장에서 변화가 예상된다.
질병관리청 국립보건연구원과 대한신장학회는 지난 2011년부터 전국 14개 대학병원에서 약 4000명의 성인 CKD 환자를 최장 15년간 장기 추적 관찰한 'KNOW-CKD(KoreaN Cohort Study for Outcomes in Patients With Chronic Kidney Disease)' 연구 성과를 발표했다. 이는 '국내 성인 만성콩팥병 팩트시트(2026 KOREA CKD FACT SHEET)'에 실었다.

이번 연구는 중도 탈락률 20% 미만의 정교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서양인과 차별화되는 한국인만의 예후 지표를 규명했다는 점에서 임상적 가치가 매우 높다.
특히 이번 팩트시트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부분은 미국의 대표적인 CKD 코호트인 'CRIC(Chronic Renal Insufficiency Cohort)' 연구와의 비교 결과다.
분석 결과, 한국인 CKD 환자는 미국 환자 대비 콩팥 기능 악화 위험도가 약 1.66배 높았으며, 연간 사구체여과율(eGFR)의 감소 속도 역시 더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사망 위험도는 미국 환자의 0.51배 수준으로 오히려 낮았다. 즉 국내 환자들은 CKD 진단 이후 사망에 이르기 전에 말기신부전으로 이행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매우 높기 때문에, 임상 현장에서 신기능 저하를 지연시키기 위한 적극적인 초기 관리가 필수적인 요소임을 입증한 셈이다.
예후를 바꾸는 임상 가이드라인…혈압·LDL-C·HbA1c 조절 목표는?
연구진은 CKD 환자의 신기능 저하 및 심혈관 질환 발생 위험을 유의미하게 낮출 수 있는 구체적인 '골든 타임' 관리 지표를 제시했다.
연구팀은 환자의 수축기 혈압을 120mmHg 미만, LDL 콜레스테롤을 70mg/dL 미만으로 동시에 통제할 경우, 두 지표가 모두 높은 군 대비 신기능 악화 위험비가 0.64까지 급감했다.
이와 더불어 2형 당뇨병을 동반한 성인 CKD 환자 분석 결과, 당화혈색소(HbA1c)를 7.0% 미만으로 유지한 군은 8.0% 이상인 군에 비해 심혈관 사건 발생 및 사망 위험이 50% 감소했다.

주당 150분~300분 분량의 빠른 걷기 수준의 중강도 운동을 꾸준히 수행한 환자는 운동을 전혀 하지 않는 환자에 비해 심혈관 질환 발생 위험은 53%, 사망 위험은 58% 감소했다.
특히 eGFR 60mL/min/1.73m² 미만 환자군에서는 운동량이 많을수록 ESRD 발생 위험이 낮아지는 경향이 뚜렷했다.
연구팀은 골다공증이 동반된 만성콩팥병 환자의 사망 위험은 정상군보다 2.96배 높게 나타났다. 또한 철분 결핍 환자의 사망률은 44%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외에도 수면시간이 5시간 이하로 짧거나 9시간 이상으로 너무 긴 경우에도 육체적·정신적 삶의 질을 급격히 떨어뜨리는 독립적 요인으로 분석했다.
대한신장학회 최범순 이사장은 "이번 팩트시트는 서양인과 다른 한국인 만성콩팥병 환자만의 고유한 특성을 규명했다는 점에서 학술적·임상적 가치가 매우 크다"며 "향후 한국인 맞춤형 가이드라인과 보건정책 수립의 핵심 기초자료로 적극 활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