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윈레브에어 '100일 신속등재' 요구에 셈법 복잡해진 MSD

발행날짜: 2026-08-13 11:17:43
  • 폐고혈압학회·환우회 성명서 통해 치료제 빠른 급여 요구
    선제적 급여 후 성과 평가 방식 제안…정부·제약사 결단 주목

[메디칼타임즈=문성호 기자]정부가 환자 접근성 제고를 위해 도입한 '허가-평가-협상 병행 시범사업(이하 허-평-협)'이 지연을 거듭하자, 의학계와 환자단체가 최근 새롭게 추진 중인 '100일 신속등재 시범사업'으로의 전격 전환을 요구하고 나섰다.

대상은 폐동맥고혈압 분야에서 20년 만에 등장한 신약 '윈레브에어(소타터셉트)'다.

급여 신청 후 550일이 지나도록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약제급여평가위원회(이하 약평위) 상정조차 이뤄지지 못하자, 정부와 개발사인 한국MSD를 향해 전향적인 결단을 촉구한 것이다.

한국MSD 폐동맥고혈압 치료제 윈레브에어 제품사진.

13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최근 대한폐고혈압학회를 비롯해 한국폐동맥고혈압환우회, 한국선천성심장병환우회, 한국희귀·난치성질환연합회 등 4개 단체는 성명서를 내고 윈레브에어의 '100일 신속등재 시범사업' 선정을 공식 요구했다.

윈레브에어는 2024년 12월 정부의 허-평-협 2차 시범사업 약제로 선정되며 시장의 큰 기대를 모았다. 식약처 허가와 심평원 급여평가, 건보공단 약가협상을 동시 진행해 등재 기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하겠다는 취지였다.

하지만 현실은 달랐다. 학회와 환자단체에 따르면, 윈레브에어는 급여 신청일로부터 550일이 넘는 시간이 흐르는 동안 급여 논의 공회전을 거듭하고 있다.

이들 단체는 성명서를 통해 "허-평-협을 통한 신속등재는 이미 실패한 시점이 된 지 오래며, 기약 없는 급여 지연 상황에 이대로 방치돼선 안 된다"며 "복지부와 한국MSD는 윈레브에어를 기존 허-평-협에서 최근 추진되고 있는 '100일 신속등재 시범사업'으로 전환해 추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폐동맥고혈압은 심장에서 폐로 가는 혈관이 좁아져 심부전과 돌연사를 유발하는 치명적 희귀질환이다. '순환기계의 암'으로 불릴 만큼 예후가 나쁜 데다 40대 젊은 여성 환자 비중이 높지만, 국내 치료제 접근성은 유독 열악했다.

학회 측은 과거 1990년대 개발된 '플로란(에포프로스테놀)'이 여전히 국내 도입되지 못했고, '아뎀파스(리오시구앗)' 역시 2014년 허가 후 10년 만인 2025년에야 급여화된 사례를 들며, 윈레브에어마저 이 같은 전철을 밟아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100일 신속등재' 카드에 고심 깊어진 한국MSD

상황이 이렇게 되자 복지부가 올해부터 추진 중인 '100일 신속등재 시범사업'이 새로운 대안으로 부상했다. 100일 신속등재는 임상적 유용성이 입증된 희귀질환 신약을 우선 급여 등재한 후, 실제 사용 결과(RWE)를 바탕으로 성과와 경제성을 후행 평가하는 제도다.

학회와 환자단체는 "윈레브에어는 허-평-협 선정 자체로 혁신성과 신속등재 필요성을 이미 검증받은 약제"라며 "100일 신속등재의 가장 우선적인 대상이 되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학회와 환자단체의 이 같은 강력한 요구에 중간에 낀 한국MSD의 고민은 한층 복잡해진 모양새다.

기존 허-평-협 트랙을 유지하며 약평위 상정을 기다릴지, 아니면 학회·환자단체의 요구대로 정부와 협의해 '100일 신속등재 시범사업'으로 핸들을 틀어야 할지 셈법이 복잡해졌기 때문이다.

100일 신속등재로 전환할 경우 환자 접근성은 획기적으로 빨라질 수 있지만, 향후 실제 사용 결과에 따른 환수 및 경제성 재평가 리스크와 약가 체계 설정 등 제약사 입장에서 검토해야 할 변수가 적지 않다.

시범사업 신청이 가능한 상황에서 현재 한국MSD는 검토 과정을 거치겠다는 입장이다.

익명을 요구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허-평-협에서 지체된 약제를 새로운 100일 신속등재로 갈아타는 것은 정부로서도, 제약사로서도 트랙 변경에 따른 제도적·계약적 불확실성을 부담해야 하는 과제"라며 "다만 환자단체의 목소리가 워낙 거센 만큼 복지부와 한국MSD 모두 전환 카드를 적극 검토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에 몰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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