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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카로워진 주주 시선에 제약사 구조 개편 줄줄이 '백기'

발행날짜: 2026-08-28 05:30:00
  • 휴온스-휴온스랩 합병 중단…기업 가치·주주 가치 제고
    지난해 파마리서치 분할·HLB-HLB생명과학 합병 무산

[메디칼타임즈=허성규 기자]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가 기업 분할과 합병 등 지배구조 개편을 추진하다 주주들의 거센 반발과 현실적 금융 장벽에 부딪혀 잇따라 계획을 접고 있다.

과거 대주주 중심의 의사결정이 관행처럼 통했던 것과 달리, 정부의 기업 밸류업 정책과 적극적인 주주 권리 행사가 맞물리면서 지배구조 개편 과정에서 '주주 설득력 확보'가 핵심 변수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제약바이오기업들의 분할, 합병 등 구조 개편이 주주들의 반대에 부딪혀 무산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2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휴온스는 최근 특별위원회의 권고에 따라 이사회를 열고, 추진 중이던 휴온스랩과의 합병 계약을 해제하기로 결의했다.

당초 휴온스는 휴온스랩과의 합병을 통해 제약·바이오 통합 역량을 확보하고 연구개발(R&D) 비중을 늘려 '혁신형 제약기업' 약가 우대 혜택 기반을 다질 계획이었다.

완전 자본잠식 상태인 휴온스랩 역시 안정적인 연구개발 자금을 확보해 글로벌 기술이전에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시장의 시선은 기대와 달랐다. 일각에서 오너 일가의 승계 목적과 연관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며 주주들의 반대가 거세졌다.

이에 휴온스 특별위원회는 모회사 주주들의 반대와 증시 환경 악화로 인한 주가 하락, 합병가액과 현 시가 간의 괴리 등을 감안할 때 기존 주주가치 보호가 우선이라고 판단했다. 특히 주식매수청구권 행사가액과의 괴리로 인한 재무적 부담 증가와 추가적인 주주가치 훼손 우려를 감안해 합병 중단을 권고했다.

지주사인 휴온스글로벌 특별위원회 역시 사업적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합병 중단 권고를 받아들여, 각 기업의 경쟁력과 주주가치를 높이는 데 집중하기로 선회했다.

이처럼 주주들을 충분히 설득하지 못해 합병이나 분할 계획을 중도 철회하는 사례는 지난해부터 반복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파마리서치의 인적분할 철회다.

파마리서치는 투자 사업과 에스테틱·의약품 제조 사업을 분리하는 인적분할을 추진했으나, 오너 일가의 지배력 확대와 일반 주주의 지분가치 희석 가능성을 우려한 소액주주들의 거센 반발에 직면해 결국 계획을 전면 철회했다.

HLB그룹 역시 HLB와 HLB생명과학의 흡수합병을 추진했지만 주식매수청구권이라는 현실적인 장벽을 넘지 못했다.

합병 결의 이후 주가가 매수 예정가격을 밑돌면서 주주들의 청구 규모가 회사가 감당할 수 있는 한도를 넘어섰고, 막대한 현금 유출 부담을 피하기 위해 결국 합병 계약을 해제했다.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지배구조 개편이 잇따라 좌초되는 배경에는 한층 성숙해진 주주행동주의가 자리 잡고 있다.

상장사 간 불리한 합병비율 산정이나 사업부 분리에 따른 '지주사 디스카운트' 등에 대해 주주들이 주총 표 대결과 집단행동으로 명확한 거부 의사를 표시하고 있어서다.

여기에 정부의 주주 권익 보호와 기업 밸류업 기조까지 더해지며 시장의 감시 눈높이도 한층 높아졌다.

결국 대주주 승계 의혹은 물론 명확한 사업적 명분이 있는 구조 개편이라도, 주주가 납득할 만한 사전 소통과 가치 제고 방안이 전제되지 않으면 동력을 얻기 어려운 환경이 됐다.

향후 제약·바이오 업계의 합병·분할은 사업적 득실을 넘어 주주를 설득할 수 있는 논리와 주주가치 제고 방안이 성패를 좌우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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