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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술 전 위암도 면역항암제 시대, '누구에게 쓸지'가 관건

발행날짜: 2026-09-18 05:30:00
  • MATTERHORN 생존 개선 입증, 수술 전후 전략 중심 떠올라
    KINGCA서 한·일 전문가 "동아시아는 고위험군 선별 중요해"

[메디칼타임즈=김민건 기자]그동안 위암은 먼저 수술을 한 뒤 보조항암요법을 하는 방식이 치료의 중심이었다. 그러나 절제 가능 위암에서도 수술 전후 항암화학요법과 면역항암제 병용 결과, 전체생존 개선을 입증하면서 치료 패러다임이 변하고 있다.

17일 열린 대한위암학회의 'KINGCA WEEK 2026'에서 글로벌 위암 치료 전략의 변화를 확인할 수 있었다.

이러한 글로벌 치료 패러다임 변화는 17일 열린 대한위암학회 'KINGCA WEEK 2026'의 수술 전후 항암치료 심포지엄에서 확인됐다.

이날 한국과 일본의 위암 치료 전문가들은 수술 전후 요법에 면역항암제를 병용하는 글로벌 트렌드를 제시하면서도 '어떤 환자에게 수술 전 치료가 필요한지'와 '어떤 치료제를 선택할지'를 강조했다.

특히 서양에서 만든 임상 데이터 근거를 한국과 일본 등 동아시아 환자에게 어떻게 적용할지 더 정확히 판단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수술 전 면역항암제 대세지만, 한국·일본은 '수술 중심'

위암 치료 변화의 중심에는 MATTERHORN 임상 연구가 있다. 수술 전후 대표적인 위암 치료법인 FLOT 단독요법(5-플루오로우라실·류코보린·옥살리플라틴·도세탁셀)에 면역항암제인 '임핀지(더발루맙)'를 추가로 병용 투여한 연구로, FLOT 단독요법보다 무사건생존기간(EFS)에 이어 전체생존기간(OS)도 개선했다.

라선영 연세암병원 종양내과 교수는 과잉치료와 과소치료를 줄이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최근 발표된 'ASTRUM-006' 임상에서도 특정 면역단백질(PD-L1 CPS 5 이상)을 가진 위암 환자에게 기존 표준 항암요법(SOX)과 면역항암제 서플루마(세르플루리맙)를 함께 투여했을 때 치료 효과가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무대에서는 면역항암제를 활용한 수술 전후 치료가 대세로 떠오르며 아시아 위암 치료에서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는 것이다.

다만, 라선영 연세암병원 교수는 한국과 일본 등 동아시아 환자들에게 적용할 때는 신중해야 한다고 짚었다.

임상 결과가 환자의 최종 수명(전체 생존율·OS)을 실제로 늘리는지 확인하려면 추가 관찰이 필요하며, 동아시아 환자들에게 일괄적으로 적용하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그 이유는 서양과 아시아의 표준치료 방식이 근본적으로 다르기 때문이다. 서양은 앞서 MATTERHORN 연구처럼 수술 전후 요법(MAGIC → FLOT → D-FLOT(항암요법+면역항암제 병용))을 발전시켜왔다. 반면, 한국과 일본 등 동아시아는 수술(D2 절제술) 후 재발 방지 항암요법(S-1 또는 CAPOX)이 표준으로 자리 잡았다.

이에 라 교수는 향후 위암 치료의 핵심 과제로 '과잉치료'와 '과소치료'를 줄이는 것을 꼽았다.

라 교수는 "무조건 기존 서양의 치료 전략을 따라갈 것이 아니라, 암이 많이 진행됐거나(4기) 암 덩어리가 큰(bulky tumor) 등 재발 위험이 높은 '고위험군'을 선별해 적용하는 접근법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무조건 다 쓰기보단 정말 필요한 고위험군 선별해야

그렇다면 수술 전 치료가 필요한 환자는 누구일까.

요시카와 다카키(Takaki Yoshikawa) 일본 요코하마시립대 교수는 이와 관련해 "눈에 보이는 임상 병기만 보고 대상을 넓힐 경우 과잉치료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요시카와 다카키 일본 요코하마시립대 교수는 수술 전 치료가 필요한 환자를 선정하는 게 필요하다고 했다.

요시카와 교수가 근거로 제시한 연구(JCOG1302)에 따르면, 수술 전 검사로 예측한 T2·T3·T4a 환자의 임상진단과 실제 수술 후 조직검사로 확인한 병리진단이 일치할 확률은 40% 미만에 불과했다. 암이 림프절까지 퍼졌는지 맞히는 정확도 역시 64%에 그쳤다. 수술 전 병기만으로 치료 대상을 결정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의미다.

반대로 선행수술 이후 예후가 좋지 않은 환자군도 분명했다.

요시카와 교수는 암이 주변으로 많이 퍼진 환자(cT4aN0)나 3·4A기처럼 암 덩어리가 큰 환자, 고령이거나 근육량이 급격히 줄어든(근감소증) 환자를 수술 뒤 보조항암요법이 어려운 잠재적 대상 위협군으로 꼽았다.

이러한 가운데 일본의 치료 전략도 변화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2025년까지만 해도 일본의 위암 치료 가이드라인은 국소 절제 가능한 진행성 위암에 선행항암요법을 명확히 권고하지 않았다.

그러나 요시카와 교수는 "MATTERHORN 결과 발표 이후 일본위암학회 가이드라인은 수술 가능한 2~4A기 환자에게 D-FLOT(FLOT에 면역항암제 임핀지를 추가한 요법)을 권고하는 입장을 제시했다"고 전했다.

이근욱 분당서울대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는 적절한 환자에게 적절한 치료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진 세션 발표에서는 이근욱 분당서울대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가 바이오마커(HER2, dMMR·MSI-H, CLDN18.2 등)를 활용한 수술 전후 요법의 개인 맞춤형 치료 가능성을 제시했다.

이 교수는 "특히 유전자 복구 기능에 문제가 생긴 dMMR 또는 MSI-H 특성을 가진 위암 환자들은 면역항암제만 써도 높은 반응을 얻는 연구가 이어지고 있다"고 했다.

실제로 'INFINITY cohort 2' 임상에서는 면역항암제만으로 '완전반응'을 보인 일부 환자가 위절제술을 하지 않고 추적 관찰만 하는 시도까지 이루어지고 있다.

다만, 모든 바이오마커 연구가 성공적이었던 것은 아니다. HER2 표적치료 일부 연구에서는 병리학적 반응이 개선됐지만 생존 이점까지 확정하지 못했다. VEGF 경로를 표적으로 한 연구에서도 병리학적 반응이나 수술 성적 개선이 생존 연장으로 이어지지 않은 사례가 있었다.

이 교수는 이를 두고 "병리학적 반응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앞으로 이 교수는 "바이오마커뿐만 아니라 순환종양DNA(ctDNA), 미세잔존질환(MRD), 실제 치료 반응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환자별로 치료를 강화하거나 줄이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어 "치료의 궁극적인 목표는 모든 환자에게 더 많은 치료를 하는 것이 아니라, 적절한 환자에게 적절한 치료를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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