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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교수협 "응급 공간에 직접 들어가야 했나" 통탄 성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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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날짜: 2026-10-09 21:44:35 수정: 2026-10-09 21:45:35
  •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 환자 안전 고려해서 신중했어야
    책임 판단은 의학적 감정에서...조사는 최후 수단으로 운용

[메디칼타임즈=박상준 기자]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의대교수협)가 대학병원 소아전문응급의료센터에 대한 수사기관의 압수수색과 관련해 "응급진료 공간에 대한 직접 강제수사는 최후의 수단으로 운용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의대교수협은 9일 성명을 통해 한 아이의 죽음을 밝히기 위한 수사가 다른 아이의 진료를 위협해서는 안 된다는 제목의 19차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 성명서는 지난 6일 최초 배포됐다가 일부 문구가 수정돼 재배포됐다.

의대교수협은 약 두 달 전 발생한 환아 사망사건과 관련해 지난 9월 30일 수사기관이 대학병원 소아전문응급의료센터에서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했다고 사실에 깊은 우려를 표한다면서 사망 원인과 진료 과정을 객관적이고 공정하게 규명해야 하며, 의료기관과 의료진도 적법한 조사에 성실히 협조해야 한다는 점은 분명히 했다.

다만 "환자 사망의 원인을 규명하는 것과 응급환자를 치료하고 있는 현장에 경찰이 직접 들어가 강제수사를 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라고 선을 그었다.

"응급진료 공간 진입 환자 안전 엄중히 고려해야"

의대교수협은 관련 보도에 인용된 의료진의 설명을 근거로, 압수수색 당시에도 응급환자 진료가 이뤄지고 있었으며 경찰 진입과 진료용 컴퓨터 확인 등으로 진료에 차질이 있었다고 전했다. 반면 경찰은 진료를 방해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의대교수협은 "사실관계에 대한 양측의 설명이 다르더라도 응급진료가 진행 중인 공간에서의 강제수사가 의료진의 집중과 진료의 연속성을 훼손하고 현재 치료받는 환자의 안전에 영향을 줄 가능성은 엄중하게 고려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법적 근거도 제시했다. 형사소송법 제199조 제1항은 강제처분을 필요한 최소한도의 범위에서만 하도록 하고 있고,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 제12조는 누구든 응급환자 진료를 방해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한다는 것이다. 의대교수협은 영장에 따른 수사라도 최소침해와 응급진료 보호 원칙을 함께 고려해 집행해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사건 발생 후 약 두 달이 지난 점을 들어 수사기관의 설명 책임을 강조했다. 의대교수협은 "수사기관이 설명해야 할 것은 영장이 있었는가만이 아니라 왜 하필 환자를 치료하고 있는 그 공간에 직접 들어가야 했는가"라고 말했다.

다른 환자의 의료정보 노출 가능성도 문제로 꼽았다. 응급실 진료용 컴퓨터로는 수사 대상 환아뿐 아니라 현재 치료받는 다수 환자의 진단명, 검사결과, 투약내역 등 민감한 의료정보에 접근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의대교수협은 2017년 이대목동병원 신생아중환자실 사건을 사례로 들었다. 당시 신생아 4명이 사망해 의료진 7명이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기소됐지만, 1심과 항소심, 대법원에서 모두 무죄가 확정됐다는 점을 짚었다. 의대교수협에 따르면 항소심은 공소사실이 추론에 근거하고 피고인에게 유리한 가능성을 배제한 부분이 있다고 지적했다.

소아응급실 압수수색 가상이미지

의대교수협은 "장기간의 형사절차에도 유가족이 원했던 진상 규명이 충분히 이뤄졌다고 보기 어렵다"며 "강제수사와 형사절차만으로 의료사건의 진상을 규명하는 데 한계가 있을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이어 이 사건 이후 수사기관 차원의 성찰과 제도개선이 충분히 이뤄졌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일본 사례도 언급했다. 후쿠시마현립 오노병원 사건에서 산부인과 의사를 체포·기소했다가 무죄가 확정된 뒤, 일본은 의료사고에 대한 형사소추와 수사를 신중하게 해야 하며 의료현장을 불필요하게 위축시켜서는 안 된다는 방향을 분명히 했다는 설명이다.

"책임 판단은 의학적 감정에서 출발해야"

의대교수협은 환자 사망 결과만으로 의료인의 과실이나 형사책임을 미리 전제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질병에는 고유한 중증도와 자연경과가 있고 현대의학에도 한계가 있는 만큼, 의학적 전문성을 바탕으로 질병의 자연경과, 불가피한 합병증, 의료시스템의 구조적 요인, 실제 의료과실을 구별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명백한 과실이나 위법행위가 확인되면 합당한 책임을 묻는 것이 당연하다는 점도 덧붙였다.

의대교수협은 책임규명과 환자안전 활동은 목적과 원리가 다른 별개의 과정이라고 밝혔다. 의대교수협은 "WHO가 강조하는 환자안전 활동은 개인의 책임을 따지는 것이 아니라 사건의 원인과 기여요인을 분석해 같은 위해가 반복되지 않도록 학습하는 데 목적이 있다"며 책임규명 절차와 분리해 운영해야 한다고 했다.

의대교수협은 "의학적 전문성과 독립성을 갖춘 감정으로 사망 원인과 진료 적정성을 우선 규명하고 그 결과가 법적 책임 판단에 충분히 반영되도록 제도를 정비해야 하며 나아가 응급실·중환자실·수술실 등 생명과 직결된 진료공간에 대한 직접 압수수색은 다른 방법으로 증거 확보가 어려운 경우의 최후수단으로 써야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교수협은 "이번 사태를 통해 경찰청·대검찰청·보건복지부는 이대목동병원 사건을 포함한 기존 의료사고 형사수사 경험을 재검토하고, 환자안전·의학적 전문성·진료의 연속성·최소침해 원칙을 반영한 의료사건 수사 및 강제수사 지침을 마련해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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