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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맞춤형' 에페 마케팅…'BMI 기준 괴리' 우려도 공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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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날짜: 2026-10-14 05:30:00
  • 한미약품, 홈페이지엔 '허가사항 준수·안전 사용' 고지 안내
    팜플렛엔 BMI 25~30 집중 부각…반복되는 오프라벨 지적

[메디칼타임즈=문성호 기자]국내 독자 기술로 개발된 GLP-1 계열 비만 치료제 '에페'가 품목 허가를 획득하고 출시를 준비하는 가운데, 제약사의 대외 안내와 실제 현장 마케팅 전략을 둘러싸고 엇갈린 시선이 나오고 있다.

한미약품은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철저한 허가사항 준수와 안전 사용을 당부하고 나섰으나, 일선 의료진 대상 마케팅 자료에서는 허가 기준과 차이가 있는 국내 비만 기준(1단계 비만)을 내세우고 있어 오프라벨(허가 초과 사용) 우려와 함께 혼선이 제기되는 모습이다.

한미약품이 홈페이지에 '안전 사용 가이드'를 고지하며 대외 리스크 차단에 나섰다. 일선 마케팅 현장과의 괴리를 두고 오프라벨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14일 제약업계와 의료계에 따르면, 최근 한미약품은 GLP-1 계열 비만 치료제 '에페(에페글레나타이드)'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당뇨를 동반하지 않은 성인 비만 및 과체중 환자의 만성 체중 관리를 위해 저열량 식이요법 및 운동요법의 보조제로 투여되는 주사제'로 허가 받았다.

일선 의료현장에서는 에페를 이달 말 혹은 다음달 초 투여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안내하고 있다. 해당소식이 알려지자 국산 신약인 점과 기존 마운자로(터제파타이드), 위고비(세마글루타이드)와 비교해 경쟁력 있는 약가로 기대 받으며 임상현장을 넘어 산업 전체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상황.

이 가운데 한미약품은 출시를 앞두고 공식 홈페이지에 '전문의약품 안전 사용 가이드' 안내문을 게시했다.

해당 공지를 통해 회사의 모든 전문의약품은 관련 법규 및 허가사항을 준수하고 있으며, 환자들은 반드시 의료전문가와 상담해 안전하게 투약해야 한다는 점을 고지했다.

아울러 한국의약품안전관리원의 'GLP-1 계열 비만치료제 안전 사용 환자용 안내서'를 연계하며 제품의 올바른 사용 환경 조성에 방점을 찍었다.

이와 동시에 제약사 내부적으로는 허가 시점에 발맞추어 마케팅 타이밍과 행보를 조율하는 모습도 나타났다.

주요 의료인을 대상으로 한 에페 설명회를 진행하면서도, 국내 최대 규모의 대형 학술행사로 꼽히는 대한비만학회 국제학술대회(ICOMOS 2026) 등에서는 에페 관련 런천 심포지엄 개최를 논의하다가도 품목 허가 시점과의 정합성을 고려해 행사를 직전에 취소했다는 후문이다.

실제로 ICOMOS 2026에서 한미약품은 최상위 스폰서인 다이아몬드 자격이지만, 에페 대신 당뇨병 치료제 다파론을 비롯해 고혈압 치료제 아모프렐, 이상지질혈증 치료제 로수젯 홍보에 집중했다.

에페 마케팅 팜플렛에 담긴 한국인 BMI 분포 및 3상 임상 대상자 비율 자료.

그러나 이러한 안전 가이드 및 신중한 행보와 별개로, 실제 의료진을 대상으로 배포된 에페 마케팅 팜플렛의 내용은 규제 기준과 마케팅 소구점 사이의 간극을 드러내고 있다.

해당 팜플렛에 따르면, 한국인 비만 환자는 서구권과 달리 BMI 25~30 구간인 '1단계 비만' 비중(32.3%)이 가장 높다는 점이 시각 자료와 함께 강조돼 있다. 또한 에페의 3상 임상시험 역시 1·2단계 비만 환자(약 82%)를 중심으로 수행되었다는 데이터가 비중 있게 다뤄졌다.

문제는 이 같은 마케팅 내용과 실제 식약처의 공식 허가 적응증 간의 괴리다.

현재 에페의 공식 허가 기준은 ▲BMI 30kg/m2 이상의 비만 환자이거나, ▲고혈압·이상지질혈증 등 체중 관련 동반 질환이 최소 1가지 이상인 BMI 27kg/m2 이상 30kg/m2 미만의 과체중 환자로 한정되어 있다.

이는 국내 의학계가 통상적으로 적용하는 비만 진단 기준(BMI 25kg/m2 이상)과 차이가 난다. 아시아인·한국인은 서구권에 비해 BMI 수치가 낮더라도 체지방률이나 만성질환 위험도가 높아 대한비만학회 등 임상 현장에서는 BMI 25를 실질적인 비만 진단 및 치료 기준으로 삼고 있다.

이 때문에 일선 임상가들 사이에서는 팩트 기반의 지적이 나온다.

서울의 A가정의학과 원장은 "국내 비만 진단 기준은 BMI 25이지만 의약품 허가 기준은 글로벌 기준인 BMI 30(또는 동반질환 동반 27)에 묶여 있어 진료실에서는 늘 괴리가 발생한다"며 "제약사가 마케팅 자료를 통해 '한국인에게 흔한 1단계 비만(BMI 25~30)'을 부각하고 있는 만큼, 자칫 현장에서는 허가 범위를 벗어난 오프라벨 처방으로 이어질 수 있는 구조적 혼선이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한미약품 '에페오토인젝터주' 제품 정보 및 식약처 허가 효능·효과가 명시된 마케팅 팜플렛 발췌 화면. 공식 허가 기준은 BMI 30 이상 또는 동반질환이 있는 BMI 27 이상으로 한정돼 있다.

실제로 이 같은 엇박자는 비단 이번 에페만의 문제가 아니다.

앞서 상륙한 글로벌 GLP-1 계열 비만 치료제들이 출시될 때마다 세계 기준(BMI 30/27)과 국내 진단 기준(BMI 25) 사이의 간극으로 인해 매번 오프라벨 논란이 꼬리처럼 따라붙어 왔다.

익명을 요구한 한 의사회장은 "우리나라의 공식 비만 진단 기준은 BMI 25이지만 허가 기준은 글로벌 기준에 묶여 있어 임상 현장에서는 늘 구조적 한계와 혼선이 발생한다"며 "지방이 많고 그 지방이 유병률이나 사망률을 높일 때 치료해야 한다는 임상적 필요성이 존재함에도, 제약사들이 마케팅 과정에서 저BMI 구간의 유효성을 부각하다 보면 일선 진료실에서는 오프라벨 처방으로 오인되거나 유도될 수 있는 문제가 반복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제약업계에서는 비만 치료제 시장을 둘러싼 경쟁이 한층 더 치열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이 같은 제도적 맹점과 마케팅의 괴리가 혼란을 부추길 수 있는 만큼, 보다 근본적인 처방 가이드라인과 제도적 개선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을 모으고 있다.

오유경 식약처장은 오프라벨 문제를 두고 국정감사를 통해 "허가 범위를 벗어난 처방은 사실은 복지부의 영역"이라며 "그래서 복지부와 협의를 해서 허가 범위를 벗어난 처방들에 관해서 살펴보는 게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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