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도하며 건강지키는 의사 될래요"

구영진
발행날짜: 2005-02-22 07:10:18
  • 고대 검도부 첫 여자주장 문을선 양

호구 앞에서 절제된 몸가짐으로 포즈를 취한 문을선 양
41명의 검도부원을 이끌고 있는 고대검도부 28대 주장 문을선 양(24). 그는 고대검도부 역사상 최초의 여자주장이다.

의대 입학과 함께 시작한 검도, 공(ball)으로 하는 운동을 못해 고대의대에 있는 15개 가량의 동아리 중에 멋진 검도부를 선택했었다고 회상한다.

"검도부 여자 주장으로 선택된 당시에는 두려웠어요. 여학생 부원이나 여자 선배도 적고, 부원모두를 인솔하며 운동을 할때도 항상 모범을 보여야 할텐데 '과연 내가 잘할 수 있을까'하는 두려움이 있었죠."

문 씨가 첫 여자주장으로 탄생되던 여름합숙 당시 선배들도 논란이 많았단다.

아무래도 체력적으로 힘들어하진 않을까, 남녀 부원비가 3:1에 해당하는데 부원들 통솔에 어려움을 없겠는가 등의 우려가 있었던 것.

허나 가냘퍼 보이지만 실제로는 온 몸이 근육질인 그녀에겐 다부진 강단과 끈기, 그리고 그녀를 믿는 선배와 동료가 있었다.

전국 의대생 검도대회, 트로피 6개 휩쓸어
아울러 문 씨는 검도부 첫 여주장이라는 굴레에서 벗어나 새로운 주장상을 만들어나가기로 결심했다.

"검도부 주장으로서의 카리스마를 갖춰야 한다는 강박관념에서 벗어나니 새로운 자신감이 샘솟더라구요. 잘하는 부분을 확실히 하고 나머지는 최선을 다하자고 생각했어요. 거기서 한발 더 나아가 이제는 독재자로 변모했죠.^^"

그녀가 세운 3가지 원칙은 운동면에서 검도부 식솔을 잘 이끌어 성과를 얻는 것, 88명의 OB 선배와 후배 재학생 부원을 잘 잇는 연결고리 역할을 하는 것, 세번째는 운동 예외 활동인 신입생 환영회, 가을 축제 연무대회 등에서 고대의대 검도부를 확실히 각인시키는 것이다.

문 양이 원칙까지 세우며 고대검도부를 이끈 탓일까? 지난 1월 31일 열린 전국 의대생 검도대회에서 고대검도부는 역사상 최고의 성적을 기록했다.

자그마치 트로피 6개를 휩쓸었던 것. 여자부 개인전 우승과 남자부 개인전 3위, 여자부와 남자부 단체전 3위를 각각 2팀씩 휩쓸었다. 게다가 여자부 개인전 우승의 주인공은 바로 문을선 양이다.

"의대검도부는 도장에서 배우는 것과 달리 선배들에게 배우게 되니까 비체계적이 될 수도 있고, 의대 시험기간 등에는 운동이 힘들다는 단점이 있어요. 대회를 앞두고 그 점을 보완하기 위해 부원모두 특별히 도장에서 새로운 사부에게 검을 보강했죠."

의대생에게 체력과 인내심 길러주는 검도
검도는 나이가 들어도 체력에 구애받지 않고 즐길 수 있는 운동이자 묵상과 함께 이뤄지므로 운동하는 순간에는 아무 상념없이 땀 흘리며 운동에 빠져들고, 묵상을 하며 자신을 돌아볼 수 있다는 점에서 최고의 운동이라는 검도예찬론을 펴기에 여념이 없다.

"검도는 의대생에게 체력과 함께 인내심을 길러줍니다. 죽도를 들고 빠른모리 동작을 천개씩 하다보면 자세도 바르게 교정된답니다."

힘들 때는 선배 주장 오빠들에게 상의하고, 고연전에서 만난 연대 검도부 남친에게 힘을 얻기도 했다는 문 씨는 연습때 배운 동작을 실제 시합에 활용, 상대에게 기술이 먹힐 경우 엄청난 뿌듯함을 느낀다고 덧붙였다.

도장에서 고대검도부를 지도하던 윤성복 사범은 문을선 양에 대해 "의대 공부도 잘하지만 리더쉽도 강하고 검도도 열심히 하는 카리스마 있는 제자"라며, 문 양이 주장이 되고나서 "고대 검도부의 경직된 분위기가 조금 부드럽고 화기애애하게 변했다"고 평가했다.

흔히 검도는 인격수양과 함께 '자기 검을 만들어 나가는 과정'이라는 말로 표현되곤 한다.

검도를 향해 흘린 땀방울과 늘어가는 굳은 살 만큼, 기검체 일치를 향해 성큼 나아갈 문을선 씨를 위시한 검도 부원들.

평생 검도를 하면서 병을 고치는 의사가 아닌 '건강을 지켜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문 씨의 소망을 이룰 그날, 당당하고 씩씩한 의사로 우뚝설 그녀의 모습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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