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방 일전후 의료계 리더 부상..."아직 의협 회장 생각 없다"
그러나 그의 거침없는 행동은 의협 회장 출마용이 아니냐는 의구심을 증폭시키는 등 견제도 만만치 않다.
장동익 회장은 28일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아직’이란 단서를 달긴 했지만 의협 회장 출마 의사가 없다고 못 박았다.
그는 “의료일원화라고 하는 숙제는 누군가가 십자가를 지고 해야 한다”면서 “나만 보고 병원에 오는 환자들이 너무 많고, 평생직장으로 생각하는 50여명의 직원들이 있는데 의협 회장이 되면 문을 닫아야 하기 때문에 굳이 나가고 싶지 않다”고 강조했다.
장 회장은 하루 300명 이상 환자를 보고, 그의 병원을 다녀간 환자만도 무려 160만명에 달한다는 것은 비밀이 아니다.
그는 “내과의사회 회장을 연임했고, 환자를 하루 640명 본 적도 있어 의사로서 해보고 싶은 건 다 해봤는데 뭐가 아쉬울 게 있어 의협 회장에 목을 매겠느냐”며 “의협 회장에 안달하는 사람 있으면 그런 사람에게 양보하고 싶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지금 이 순간에도 회장 출마를 생각하지 않고 있지만 원로선배들과 동료, 후배들이 가만 두지 않는다”고 언급해 강한 여운을 남겼다.
내과학회와 내과의사회간 갈등, 개원의 중심 신설학회 잇단 설립으로 인한 기존 학회와의 갈등 등이 표면화되면서 의료계 내부분열을 부추기고 있다는 비판에 대해서도 억울하다는 반응이다.
장 회장의 한 측근은 “장 회장이 만성질환관리료 신설, 수면내시경 비급여 전환, 영양제 주사를 비급여로 전환하기 위한 전단계로 100/100으로 묶는 등 깊이 간여했고, 현재도 생활습관병 관리료 신설을 위해 정부를 설득하는 등 적지 않게 노력하고 있지만 공을 제대로 평가하지 않는 것 같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장 회장은 “일부에서는 내가 내과의사만 위해 일한다고 헐뜯지만 요즘 외과나 산부인과 의사들도 내과 환자를 보지 않느냐”면서 “개원의가 위내시경 자격을 따지 못하도록 봉쇄해 불이익을 막기 위해 학회를 만든 것 뿐”이라고 일축했다.
그는 “일부에서 내가 매일 학회만 만든다고 이야기 하지만 개원의를 위해 교육 기회를 마련, 의료사고와 불이익을 방지하고, 환자 유치에 도움을 준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그는 “신설 학회에 모든 진료과 의사들이 다 들어오고 있는데 이것 하나만 하더라도 대단한 일 아니냐. 앞으로 노인요양보험제도가 시행되면 개원의 절반이 망하는데 이를 방지하기 위해 노인의학회를 만들었다”면서 “뭐 한 게 있느냐 하는데 이 어려운 시기에 정부를 설득해 10명 죽을 거 5명 살렸으면 잘한 것 아니냐”고 되물었다.
한방과의 전쟁에 대해서는 전면전 불사 의지를 재확인했다.
그는 “한약 전쟁은 시간이 늦긴 했지만 이번 기회를 놓치면 국민 피해 줄일 수 없고, 영영 못 한다”며 “의사들은 10년 이상 배워도 CT 판독 제대로 못하는데 한의사들이 뭘 안다고 하느냐. 국민 건강과 의료 선진화 위해 의료일원화가 시급하다”고 잘라 말했다.
자신을 향해 그간 사업이 ‘말잔치’ 아니었느냐는 비판에 대해서도 거침없이 반박하고 나섰다.
그는 “말은 쉽지만 행동은 굉장히 어렵다”며 “약사회가 강한 것은 머리를 안 굴리고, 집행부가 말하면 혼신을 기울려 협조한다는데 있다. 그런데 의사들은 뭐냐. 진찰실 나오면 보잘 것 없으면서 비방만 하고 지도자에게 힘 실어줄 배짱이 없다”며 서운해 했다.
그는 “한약 부작용 캠페인 이후 전체 한의원 매출이 1/3 줄었다고 난리”라면서 “의협은 전체 틀에서 가고, 각론은 범의료 한방대책위원회가 맡아 조화를 이뤄 나가면 된다. 일사분란하면 이긴다”고 밝혔다.
특히 그는 “내가 너무 튄다고 하지만 틔는 것은 그만큼 일을 많이 한다는 것”이라면서 “직책을 맡았으면 당연히 뛰어야한다. 의료계 내부에서 헐뜯기 시작하면 이번에 또 지고, 그러면 한의사들이 의사 행세하고 다닐 것”이라고 경계했다.
장동익 회장은 “나는 의료일원화에서 이기면 영웅이 되는데 뭐가 아쉽다고 의협 회장에 안달 하겠느냐”며 “한방만 가지고도 전국에서 알만한 사람은 내 이름 석자 다 안다”고 말을 맺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