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빈 쿡' 2003 최신작 <복제인간> 출간

조형철
발행날짜: 2003-09-19 16:54:55
  • 로빈 쿡만이 선사할 수 있는 주사바늘처럼 날카로운 충격

"19세기 배경의 공포영화를 연상시키는 낡은 수술실. 하나같이 전신마취를 강요하는 의사들, 수술실에 들어간 후 사라져버린 사람들……. 그리고 그곳에서 하얀 앞머리, 시베리안 허스키를 연상시키는 눈에 청각 장애가 있는 아기들이 태어난다"

로빈 쿡만이 선사할 수 있는 주사바늘처럼 날카로운 충격, 의학소설이라는 새로운 장르를 개척해 지난 20년 간 미국 내에서는 물론 전 세계적으로 폭발적인 인기를 누렸던 로빈 쿡의 21번째 소설 《복제인간》(원제 SHOCK)이 도서출판 열림원에서 출간됐다.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작가이자 메디컬 스릴러의 대가 로빈 쿡은 휴먼 드라마와 첨단 과학 기술의 공포를 최근의 과학적 성과 및 현대 의학의 논쟁과 교묘히 결합시킨다.

신작이 출간될 때마다 놀라운 현실 감각으로 가장 이슈가 되는 문제들을 날카롭게 꼬집어온 로빈 쿡이 이번에는 역시 요즘 한창 전 세계적인 논쟁거리가 되고 있는 인간복제의 문제를 다루었다.

인류 앞에 다가온 인간복제에 대한 예리하고 개연성 있는 상상력으로 인간복제, 과연 어디까지 왔으며 앞으로 어떤 결론을 맺을지에 대해 매우 다양한 의견들을 제시한다.

그러나 《복제인간》에서 로빈 쿡은 황당무계한 이야기를 펼치는 것이 아니라 우리 가까이 어딘가에서 진행되고 있을지 모르는 인간복제의 현실을 날카롭게 지적한다.

인간복제 실험에 필요한 난소를 얻기 위해 대가를 받고 임신하는 여자들, 사람이 안 되면 짐승에게서라도 복제인간을 탄생시키려는 사람들 등 소설이라고 넘겨버리기엔 뭔가 꺼림칙한, 충분히 개연성 있다고 고개를 끄덕일 만한 이야기들이 소설 속의 장치들과 조화를 이루어 재미를 더하고 있다.

로빈 쿡 특유의 긴장감 있는 문장들을 단숨에 읽어내려가다 보면, 어느 새 우리 앞에 바싹 다가온 인간복제의 현실을 직시하고 이해하게 되는 것이다.

의학과 윤리, 미스터리의 절묘한 조화
하버드 대학원생인 조안나와 데보라는 난자를 기증하면 4만 5천 달러라는 큰돈을 준다는 광고를 보고, 윙게이트 불임클리닉에서 난자 기증 수술을 받는다. 덕분에 1년 반 동안 여유 있고 신나는 생을 즐기던 두 사람은 자신의 난자가 어떻게 되었을지에 대한 궁금증으로 점점 괴로워하게 된다. 수술을 받았던 윙게이트 불임클리닉의 인터넷 홈페이지를 해킹해 정보를 알아내려던 이들은 계획이 수포로 돌아가자, 결국 윙게이트에 가짜 신분으로 취업한다. 그러던 중 그들은 자신들의 난자가 거대한 인간복제 프로젝트 실험에 이용되고 있다는 뜻밖의 사실을 접하게 되고, 그 불임클리닉에서 비밀리에 행해지고 있는 비윤리적이고 끔찍한 일들을 목격하고 충격에 휩싸이게 된다.
모든 사실을 알게 된 두 사람은 결국 윙게이트 클리닉측 사람들에게 쫓기게 되고, 쫓고 쫓기는 신경전 끝에는 인간복제 문제의 위험성을 진지하게 경고하는 결말이 독자를 기다리고 있다. 인간에 대한 최소한의 존엄성마저 상실한 채 자행되고 있는 끔찍한 일들이 보여주는 인간복제의 현실은 원제(SHOCK)처럼 말 그대로 소름끼치는 충격을 안겨준다.

로빈 쿡에 대하여
인간복제는 과학과 인류의 발전을 위한 것인가, 아니면 개인의 이기심과 자만심의 표출일 뿐인가. 지금도 생명에 대한 존엄성을 상실한 채 어디선가 진행되고 있는 인간복제 프로젝트의 위험성을 꼬집어 경고하는 동시에, 이처럼 독자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는 사람은 메디컬 스릴러의 대가, 로빈 쿡 오직 한 사람뿐이다.
의학 박사인 로빈 쿡(Robin Cook)은 콜롬비아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하버드에서 대학원 과정을 마쳤다. 현재는 아내 바바라와 함께 플로리다에 살면서 의사로서, 또 작가로서 현대의학 윤리를 질문하는 소설들을 의욕적으로 써내고 있다. 로빈 쿡의 작품들은 38구경 권총의 제원 대신 소독 냄새 나는 병원으로 우리를 안내하여 보통 사람들이 알지 못하는 의학 세계를 생생하게 보여준다.


본문 중에서

“요점만 말하라면, 아기의 하얀 앞머리 말이야. 6개월 된 아기에게는 좀 놀랍잖아.”
“아기 눈 봤어?”
조안나는 추운 듯 몸을 떨었다.
“확실히 봤어. 우리 삼촌이 키우는 허스키의 눈이 떠오르더라. 강아지 눈은 좀 다른 색이지만.”
“첫 번째 복제인간이 내 난자에서 복제되어야 했다는 사실이 가장 거슬려.”
“네 기분 알 것 같아. 하지만 누가 그런 일을 했으며 누구를 복제했는지가 더 끔찍해. 폴 선더스 같은 인간을 누가 복제할 필요를 느끼겠어. 자기를 복제하는 인간이라……. 말할 수 없이 이기적이고 자만심 넘치는 오만한 인간이야. 물론 그는 과학이나 인류, 어떤 다른 우스꽝스러운 정당성을 위해 복제했다고 우기겠지만.”
“적어도 그 아기에게서 내 모습을 찾을 수는 없었어.”

◆ 로빈 쿡 지음 / 공경희 옮김
◆ 변형판 / 각 224, 228면 / 각 8,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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