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계, 저배수처방 항암제 확대 '희비교차'

이창진
발행날짜: 2007-11-20 11:10:57
  • 국내 “외자사 배불리기 정책”-외자 “특허약 상승세 지속”

저함량 배수처방이 항암제로 확대됨에 따라 국내사와 외자사간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20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심평원이 발표한 저함량 배수처방 주사제가 국내 제약사의 매출에 적잖은 타격을 우려하는 반면 오리지널 제품인 다국적제약사는 큰 동요를 보이지 않고 있다.

앞서 심평원은 내년 1월부터 저함량 배수처방의 범위를 항생제와 항암제 주사제로 확대한다는 입장을 발표하고 총 358개 품목을 공개했다.

심평원은 저함량 배수처방의 급여기준을 동일성분 중 저렴한 고함량 처방이 아닌 상대적으로 고가인 저함량 2배수 처방을 할 경우 급여신청시 이를 삭감한다는 원칙을 피력한 바 있다.

문제는 중증질환인 종양환자에게 사용되는 항암제의 경우, 질환에 따라 저함량 처방이 불가피할 경우가 발생할 수 있어 심평원의 일률적인 적용방침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더구나 제네릭 항암제를 생산하는 국내 제약사는 고함량과 저함량 등을 다품목 생산하고 있는 상황에서 저함량 배수처방 삭감 정책이 품목별 매출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란 전망이다.

실제로 한미약품(팍셀주)과 신풍제약(파덱솔주), 종근당(벨록사주) 등 몇 십 만원대에 이르는 고가 항암제 제네릭을 생산하는 업체들은 “심평원의 정책이 외자사의 배불리기에 부합된다”며 강력한 우려감을 피력했다.

국내 제약사 한 관계자는 “심평원의 처함량 배수처방 정책이 발표된 후 매출과 마케팅에 변화가 예상된다”며 “고함량 생산 자체를 꺼리거나 저함량이 생산되더라도 삭감을 우려해 의사들의 오리지널 선호가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언급했다.

또 다른 제약사측도 “제네릭에 치중한 국내사 입장에서 항암제로 확대한 심평원 방침이 달가울리 없다”고 전하고 “내부의견을 수렴중이나 저함량 배수처방을 특정질환인 항암제까지 넓힌 부분에 대해 심평원에 이의신청을 준비할 계획”이라며 적극적인 입장을 개진했다.

이와 달리 다국적제약사의 경우, 심평원의 저함량 배수처방에 현 매출액과 무관하다는 반응이다.

한국애보트(루크린데포피디에스주)와 사노피-아벤티스(엘록사틴주), 노바티스(산도스타틴라르주사) 등은 “저함량과 고용량에서 투여방법과 치료방법이 차이가 없기 때문에 매출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며 “더욱이 희귀질환과 특허약제의 특성상 심평원 방침과 무관하게 성장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서울대병원 종양내과 허대석 교수는 “심평원이 건보재정 차원에서 고함량 배수처방 방침을 세운 것으로 보이나 자칫 제약사간 갈등을 조장할 소지가 있다”고 전제하고 “더욱이 생동성이 충족되지 않은 복제 항암제에 대한 처방은 더욱 꺼릴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항암제 처방패턴의 변화를 예고했다.

한편, 심평원 약가재평가부는 저함량 배수처방 기준은 비용절감과 투약편리성을 근거하고 있다면서 다만 항암제 등 특수질환과 관련된 질환의 적용방침은 의료기관의 의견을 적극 수렴해 반영해 나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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