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음파 급여화, 식대 꼴 난다" 우려 확산

고신정
발행날짜: 2008-10-31 06:50:03
  • 의료계, 재원 과소추계…진료왜곡·경영손실 부를 것

30일 열린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방안 공청회.
정부가 발표한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방안'을 두고 난상토론이 벌어졌다.

복지부와 공단은 30일 가입자와 공급자, 정부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방안 공청회를 열었다.

이날 가장 큰 이슈가 된 것은 '초음파 급여화'.

앞서 정부는 암 환자 및 저소득층 본인부담 상한액 인하와 더불어, 초음파 및 한방물리요법을 보험 급여화 방안을 제안한 바 있다.

당시 정부는 초음파 신규 보험급여에 필요한 소요재정을 6600억원으로 추산했다.

이에 대해 병협 박상근 보험부위원장은 "신뢰할만한 자료를 이용, 자체 추계한 결과 초음파 급여 전환시 요양병원을 제외한 병원급만 하더라도 최소 1조1천억원의 비용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됐다"면서 정부의 예산추계의 신뢰성을 문제삼았다.

특히 박 위원장은 "급여전화 및 확대시 잠재수요가 현실화돼 당초 추계된 금액보다 더 사용될 가능성도 높다"면서 "잘못된 추계로 무리하게 정책을 추진할 경우 낮은 수가책정과 심사기준 강화로 이어져 진료행태 왜곡과 병원경영 손실을 불러올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의협 전철수 보험부회장도 "6600억원이면 된다는 정부의 추계는 의료현장에서 볼 때 좀처럼 신뢰할 수 없다"라면서 "급여화 논의 이전에 재연구를 통해 자료의 신뢰성을 검증이 전제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복지부는 초음파를 급여화할 경우, 관리기전이 강화되기 때문에 지출액이 예상만큼 크지 않을 수 있다고 반박했다.

복지부 이창준 보험급여과장은 "현재 비급여로 운영되고 있는 초음파를 급여화할 경우, 낭비요인을 줄이고 갈 수 있다"면서 "이 같은 부분을 반영해 예산을 추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외래 본인부담금 인상안 '신중론' 대세

아울러 외래본인부담금 인상을 두고도 격론이 벌어졌다.

앞서 복지부는 보장성 강화를 위한 재원조달 방안으로 보험료 인상과 함께 의원급 외래 본인부담률을 30%에서 35%로, 병원급은 40%에서 50%, 종합병원급은 50%에서 60%, 종합전문병원급은 50%에서 70%로 인상하는 안을 제안했다.

이에 대해 서울의대 이진석 교수는 "본인부담금 인상은 의료이용량 조절을 위해 가장 쉬운 선택일 수 있으나, 매우 무차별적이고 무자비한 정책수단으로 저소득과 취약계층의 의료접근성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이는 매우 조심스럽고 신중하게 검토해야 할 문제"라면서 "특히 의원급 의료기관에 대해 본인부담금 인상은 더더욱도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병협 박상근 보험부위원장 역시 "외래 본인부담률을 높임으로서 재정절감 및 외래 문턱을 높이는 것은 의료이용 왜곡 등 또 다른 문제를 불러올 수 있다"면서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놨다.

지불제도 및 재원조달 개편 등, 제도개선 건의 쏟아져

이 밖에 이날 공청회에서는 선택진료비, 진료비 지불제도, 국고 등 재원조달방안 등 건강보험의 지속가능한 운영을 위한 제도개선 건의도 쏟아졌다.

이진석 교수는 "보장성 강화로 건강보험에서 부담하는 총액이 늘어나고 있으나, 환자 본인부담 역시 줄어들지 않고 덩달아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지출구조 바꾸지 않으면 보장성 강화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또 그는 "선택진료비, 상급병실료가 차지하는 부분이 줄어들지 않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논의는 차일피일 미뤄지고만 있다"면서 "정부는 이에 대해서도 명확한 언급을 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한국경총 이승용 연구원 등은 정부에 국고지원 준수 등을 촉구했다. 이 연구원은 "보험료 인상 등에 대한 논의에 앞서 정부가 먼저 약속을 지켜야 한다"면서 "정부 지원율이 준수될 수 있도록 관련 법, 제도의 정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복지부 이창준 보험급여과장은 "지불보상제도와 관련해서는 포괄수가제를 현재 7개 항목에서 20개 항목으로 확대, 내년부터 시범적용을 실시할 계획이며 선택진료제도 또한 환자의 선택이 가능하도록 제도개선을 추진 중에 있다"고 답변했다.

이어 국고지원과 관련해서는 "국가의 재정상황을 고려해 예산당국과 긴밀하게 협의해 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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