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쟁투 재결성' 재고해야

정헌화
발행날짜: 2003-08-17 23:13:27
  • 정헌화 원장<부산 유일병원>

의약분업 이후 지난 3년간 의료계의 대정부투쟁은 실패한 역사로 평가되고 있다.

투쟁위원회로 출발해 의쟁투로 개칭한 후 파란만장한 과정들을 거쳐왔음에도 불구하고 실패로 평가되는 것은 대체로 다음과 같은 이유들이라고 할 수 있다.

첫째, 강렬한 투쟁의지를 결집시켰으나 지속적인 투쟁방법, 진행, 결과정리, 그리고 대응책이 연속성을 갖지 못했다.

둘째, 조직적인 투쟁조직 유지와 관리에 실패했다.

셋째, 투쟁자금 운용관리에 실패했고 특별 재정관리 규정이 전무했다.

넷째, 투쟁조직 인적사항의 관리유지의 근거가 없어서 혼란을 초래했다

다섯째, 협회의 기본조직과 투쟁조직 상호간의 관계설정이 부재했다. 이로 인해 지도체계의 혼란이 개인적인 상호 역할, 관계 설정의 실패로 이어졌고, 결국 갈등으로 치달아 조직전체가 붕괴되기에 이르렀다


투쟁의 명분을 확고히 하여 홍보하라

대한의사협회 김제정 현 회장은 지난 과거의 의쟁투 조직을 직접 운영한 장본인이다.

따라서 그는 이상과 같은 과거의 문제점들에 대한 면밀한 검토를 통해, 체계적이고 구체적인 투쟁체 운용규정을 설정해야한다.

이런 문제점들을 충실히 보완하지 않은 상태에서 의쟁투를 재건하겠다는 것은 투쟁의 뜻이 없다는 것밖에는 되지 않는다.

또 한 가지, 김제정 회장단이 한번에 모든 것을 완성하려 하면 반드시 실패할 것이라는 점을 알아야 한다.

현시점에서 우리가 당면한 문제들과 국민들의 고충을 해결해야 하는 문제들이 너무 많아서 정책 내용을 수정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로 생각된다.

노무현 정부는 큰 틀에서의 변화를 시도하고 있으나 모든 정책이 각론상으로 접근하므로 투쟁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도록 혼란을 초래하고 있다.

이에 협회는 투쟁의 목표와 범위를 먼저 설정해야 할 것이며, 단계적 투쟁으로 효율적이며 실리적인 고지점령을 시작해야 할 것이다. 면밀한 작전 계획을 수립하여 단계적으로 접근하면서 멀리 내다보는 노력이 절실하다.

실리만을 더 얻어 보려는 시도는 너무나 무모한 것이며 명분도 잃고 실리도 잃을 것이다. 대국민 이해도를 높여야 하며 대국민 홍보에서도 정부보다 사려 깊고 실질적인 명분으로 국민들의 심금을 울려야 한다.

또 지도부의 희생도 각오해야 할 것이며 개인적인 사욕을 모두 버려야 한다.

시도회장들이 솔선해서 앞장설 명분을 주어야 할 것이며 이들에게 지역 사령관으로서의 역할과 책임을 맡겨야 할 것이다.

회원들이 자기의 조그만 희생을 감사하는 마음으로 수용하면서 투쟁대열에 동참할 수 있는 기회를 충분히 만들어 주어야 한다.

회원들의 결속문제에 있어서도 집행부의 확고한 투쟁심으로 결속시키는 전략이 구사되어야 할 것이다. 결코 회원들을 문책하려 하지 말아야 한다.


투쟁평가위원회를 운용하라

물론 지난 3년간의 피로와 실망으로 낙담하고 있으나 의사들의 현실적인 압박과 피로도가 날로 높아지고 있음을 확인시켜 준다면 분명 모든 투쟁은 성공적일 것이다.

투쟁조직의 인적구성과 운용기간은 충분한 결과를 얻을 때까지 설정해야하며 협회 규정에 의한 임원근무 연한으로 인한 자연붕괴는 피해야 할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바로 투쟁평가위원회를 운용할 것을 제의한다.

투쟁위와 협회는 한 덩어리여야 한다. 조직상호간의 협력과 연결이 원활해야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런 형태의 확고한 투쟁체를 객관적으로 평가하고 운용 자문하는 평가위원회가 필요할 것이라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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