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처’ 표지논문으로 게재된 국내 의학자의 논문이 일부 조작된 것으로 최종 판명됐다.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연세대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는 인슐린 의존형 당뇨병의 새로운 유전자 치료법을 제시한 의대 L교수팀의 2000년 네이처 발표 논문이 '의도성 있는 조작'에 의해 작성된 것으로 판단된다고 30일 밝혔다.

진실성위원회는 L교수 등 5명이 네이처에 발표한 논문이 조작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제보를 받아 지난 4월부터 진상조사를 벌여왔다.

진실성위원회는 논문이 발표된 뒤 7년 동안 재현 실험을 벌였지만 논문의 핵심인 유사 인슐린이 포함된 벡터 유전자가 완전한 형태로 존재한다는 증거를 찾지 못했다고 밝혔다. 또 논문에 실험결과를 보여주는 사진이 중복해 쓰인데 대해서는 "단순한 실수가 아니라 의도성 있는 조작으로 판단된다"며 "위조와 변조에 해당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L교수 등은 재현 실험이 성공을 거두지 못하자 지난 8월 네이처에 자신들의 논문을 철회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진실성위원회는 이에 대해 "거듭된 재현실험 실패에도 8년이 지나서야 네이처에 철회를 요청한 것도 도덕적으로 용인할 수 없는 행위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연세대는 이 논문의 책임 저자인 L교수를 교원인사위원회에 회부하고 네이처 쪽에는 조사결과를 통보할 방침이다.

이번 조사는 2005년 8월까지 L교수팀의 연구 조교수로 있던 P씨가 지난 4월 학교측에 논문에 사용된 벡터의 부재, 실험 결과의 재현 불능 등 의혹을 제기하면서 시작됐다.

한편 네이처는 L교수팀의 논문을 지난 11월 철회한 것으로 알려졌다.